•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할부금융社 자동차영업 편중 ‘심각’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05-08 21:54

“영업 다변화 정책 통해 리스크분산 필요” 제기
리스사도 작년 전체 취급실적 60%가 오토리스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할부금융社 자동차영업 편중 ‘심각’
국내 할부금융 시장이 자동차 할부 금융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체 할부금융 취급실적 가운데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리스시장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이처럼 할부금융사와 리스사의 영업활동이 갈수록 자동차에 편중되자, 시장 일각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영업 전략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캐피탈사들 수년째 자동차 영업만 열중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할부금융 취급실적은 전년(11조178억원)에 비해 6.0%(6670억원)로 감소한 10조 350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 할부금융 취급실적 가운데 자동차 실적은 전체의 86.2%인 8조9193억원이었다. 그 외 기계류 실적이 6295억원, 주택 4196억원, 가전제품 971억원 등이었다. <그래프 참조>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자동차 할부금융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수준에 그쳤다.

지난 1996년 할부금융 신규대출 실적(5조836억원) 가운데 자동차 실적은 전체의 35.0%(1조 7812억원)이었고, 가전제품은 28.5%(1조4499억원)였다. 주택 취급실적도 21.7%(1조1024억원)에 달했으며, 기계류 취급액은 1.9%(943억원)였다. 신용카드, 보험, 증권 등이 할부시장에 진출하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제외하고는 캐피탈사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해 최근에는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할부금융 시장에서 자동차 편중현상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가령 할부금융 취급실적 중 자동차 관련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84,8%(8조6670억원), 2008년 89.0%(10조 3660억원), 2009년 88.7%(6조 1564억원), 2010년 88.0% (9조 2018억원), 2011년 83.6%(9조 2154억원), 2012년 86.2%(8조9193억원) 등으로 나타나 지난 2011년만 제외하고 매년 거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리스금융 역시 실행기준으로 자동차리스 비중은 지난 2007년 47.6%(4조 6048억원)이었던 것이 2009년 55.3%(4조 1171억원), 2011년 58.2(6조 1804억원), 그리고 지난해 56.7%(5조8247억원) 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자동차를 제외한 할부금융 상품은 카드사의 할부결제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했다”며 “그나마 나름대로 강점을 보여 온 자동차 금융시장에 집중해 온 덕분에 이만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스사 역시 은행과의 경쟁에서 조금씩 밀리자 자동차 리스영업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 1995년 설비 투자액(56조2410억원)의 25.5%를 운용리스로 공급했지만, 지난해에는 설비투자액(120조9487억원)의 8.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은행과 카드사가 낮은 대출 금리와 포인트 등 부가혜택을 무기로 오토론 시장에 뛰어든 만큼 앞으로 할부금융사와 리스사의 수익성이 다소 악화될 가능성은 큰 상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수입차리스 시장에 진입한 메리츠종금증권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 등 일부 후발 취급 금융회사의 경우 IRR(Internal Rate of Return, 내부수익률)이 5.8~6.2% 수준으로 매우 낮다. 조달 금리와 직간접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더군다나 자동차 금융시장은 딜러들에 의해 취급 금융기관의 매출액이 좌우되고 있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딜러 수수료를 공격적으로 높여주고 있는 것. 예컨대 기존의 2~3%였던 딜러 수수료를 현재 8~9% 수준까지 높이고 있는 여전사가 생겨날 정도로 인센티브 경쟁이 불붙었다. 작년 수입차 오토리스 시장이 4조원 정도라고 생각했을 때 약 8%의 딜러 수수료를 계산해도 3200억원이다. 현재 딜러수수료가 10% 가까이 올라가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역마진을 우려할 정도로 딜러수수료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리스크(위험) 관리를 위해 상품 구성의 다양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변동에 따라 자칫 한꺼번에 큰 부실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동차 내수 판매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어 큰 문제가 없었다”며 “하지만 자동차 내수 경기가 식을 경우 의존도가 심한 할부금융사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다양한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 은행 등 여타 금융권 시장 잠식에 속수무책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할부 및 리스산업에 대한 우려와 고민’ 보고서를 통해 국내 할부, 리스사가 은행과 카드사에 고유 업무의 대부분을 내어준 상황에서 자동차시장에만 의존하는 영업 행태를 보이고 있고 최근에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와의 차별성도 약화되고 있어 마땅한 수익기반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신차 금융시장에서는 일부 업체가 독과점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영업활동을 하고 있고 수입차, 중고차 금융부문에서는 기존업체와 은행, 카드 등 신규 업체와의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신한은행의 경우 2010년 2월 판매에 들어간 ‘신한 에스모어(S-MORE) 마이카 대출’이 지난 4월말 기준으로 누적 취급액은 9820억원(취급건수 16만건)을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새로 자동차를 구입할 때 할부금융사나 리스사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하던 패턴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상품은 대출금리가 제2금융권보다 낮은 데다 대출 절차가 간편하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마이카 대출의 금리는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최저 연 5.18% 수준으로 할부금융사보다 낮다.

대출금액의 최고 1.5%(최대 75만원)를 캐시백 포인트로 주고, 카드 결제금액의 0.1∼0.5%는 에스모어 포인트 통장에 입금된다. 취급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4000만원 초과 시 인지대 4만원 별도)는 거의 없다.

신한은행은 마이카 대출이 인기를 끌자 지난해 6월 중고차를 구입할 때도 대출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3개월 이상 재직 및 소득이 확인된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저 연 6.08% 수준의 대출 금리를 적용한다. 이 은행은 비수기인 지난해 12월~금년 4월 판매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20% 증가했으며 창구에서 별도로 권유가 없어도 고객이 스스로 상품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고무돼 있다.

신한카드나 삼성카드 등 카드사 역시 신용카드 포인트 캐시백, 마일리지 적립 등 부가 서비스를 내세워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3년 상환 기준 대출금리가 연 8~10%대이지만, 캐시백을 따지면 7%대까지 낮아진다”고 말했다. 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행 여신전문금융업 관련 법규가 여신 금융업무 다양화를 제약하고 있어 영업을 다변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 업무범위 규제 완화 필요성 제기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할부·리스산업의 특정영역 편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무범위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신용대출 등 부대업무가 본업무인 할부ㆍ리스업무의 비중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소위 `50% 룰’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사와 중소캐피탈간의 50%룰 완화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점. 전속시장을 보유한 대형 캐피탈사의 경우 50%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아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반면 전속시장이 부재한 중소 캐피탈사는 50%룰 때문에 수익성이 높은 소매금융부문 영업확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같이 전속시장을 보유한 대형 캐피탈사가 영업상 50%룰에 크게 제한을 받지 않는 이유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통해 고유 업무 비중을 쉽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대당 판매가격이 높아 고유 업무인 할부금융 취급액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 대형 캐피탈사가 50%룰 완화를 반대하는 또 다른 배경은 중소형 캐피탈사들이 소매금융을 확대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사 위주의 시장구조에서 다수의 사업자가 경쟁하는 구조로 시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50%룰 완화가 다수의 캐피탈회사에 필요하지만 일부 대형사들로서는 반가운 얘기가 아니다”면서 “대형사 실무진들이 금감원에 찾아가 50%룰 완화를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속시장이 없는 중소 캐피탈사의 경우 고유 업무 비중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자동차 할부 금융을 취급하고 있지만 경영여건이 전속시장 보유 캐피탈사 대비 취약하다. 이에 ‘노마진’ 덤핑판매 등을 통해 고유 업무 비중을 높여 부대업무로 수익성이 높은 신용대출업무를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각에선 덤핑판매로 인한 출혈경쟁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의 입장도 난처하다. 회원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정책당국에 규제완화 등을 건의해야 하지만 회원사간의 의견차로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수의 회원사의 의견을 반영해 50%룰 완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협회가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되는 만큼 회비 비중이 높은 일부 대형사들의 목소리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캐피탈 업체들이 이제 가전제품 할부도 카드사에 뺏기고 자동차 하나로 영업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며 “업무영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