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대부분이 현재 시장여건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자회사화 추진은 매우 잘 짜놓은 방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금융계 안에선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다는 글귀의 상징성이 강렬했던 지난해 2월 17일 합의서를 내놓은 지 1년도 채 안된 상황임을 주시하고 있다.
외환은행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신속하게 추진하는 터여서 성공적 감성통합에 이를 수 있겠느냐는 점을 관전 포인트로 꼽는 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 ‘타이밍’으로나 ‘플레임’을 보나 잘 짜 놓은 공성계(攻城計)
하나금융은 지난 28일 주식교환 방식으로 외환은행 잔여지분 40%를 추가적으로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주식교환비율은 하나금융지주 주식 1주당 외환은행 0.1894주로 자기주식 202만주와 신주 발행 4684만주로 주식교환에 필요한 주식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단, 하나금융지주나 외환은행 중 어느 한 회사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하나금융지주 3만 7581원, 외환은행 7383원) 규모가 1조원이 넘으면 주식교환은 무효가 된다.
A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하나금융지주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유리한 가격에서 주식을 교환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해 하나금융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외환은행 주요주주인 한국은행(6.12%)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주식을 환산하면 약 3000억원인 점과 현재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에 비해 하나금융지주는 7.9%, 외환은행은 5.5% 높아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비춰봤을때, 주식매수청구액 1조원 설정이 깨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격, 법률 문제 등을 꼼꼼히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나금융이 공시한 다음 날인 29일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잔여지분 인수 결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마구 쏟아냈다.
◇ 주식시장 호평-거부정서 불끈 속 내부 달래기 병행
IBK투자증권 박진형 연구원은 “주식교환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기존 전망대비 0.3%p 하락할 전망”이라면서 “이는 외환은행 잔여지분 인수로 비지배주주 당기순이익 및 비지배주주지분 자본이 하나금융지주 연결기준 재무제표로 산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올해 하나금융지주의 지배주주기준 당기순이익은 기존 1조 4000억원에서 1조 6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 구경회 애널리스트 또한 “올해 ROE가 기존의 8.0%에서 8.4%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업가치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주식시장에서는 외환은행 잔여지분 인수 결정을 놓고 호평이 이어지고 있으나 정작 외환은행 내부에선 반발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조짐이다. 하나금융이 공시한 직후 곧바로 외환은행 노조에서는 “지난해 2월 인수 당시의 노사정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외환은행 전 직원이 결사항전의 전면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선포했다. 하나금융 김정태닫기
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이날 이번 주식교환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2년 2.17 합의서의 정신은 존중될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흔들림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달라는 메시지를 필두로 외환은행 임원에게 내부단속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합의 내용 진실공방 이어 조기 완전 자회사화 논리전 팽팽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해 2월 17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외환은행장을 포함한 노사정 합의 당사자들은 향후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통합여부는 5년 뒤 노사합의로 결정하도록 합의했다”며 “통합을 전체로 한 어떤 행위도 당시 합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히 이러한 지분 장악이 성공할 경우 하나금융은 곧바로 외환은행의 상장폐지 및 합병결의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며 “외환은행 상장폐지는 곧 합병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29일 하나금융지주 앞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향후 지주사 행사동원 거부 등 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하나금융 측에서는 “지난해 2.17일 합의서 정신을 존중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식교환 이후에도 외환은행의 독립법인 존속, 독립경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주식교환은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임을 강조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입장을 보였다. 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연결재무재표, 배당소득세 경감으로 올 한해 300억원 정도 절감할 수 있는데다 IR, 주주관리도 따로 할 필요가 없다”며 “외환은행 임원들을 통해 손해 볼 일이 아니라 그룹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설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성공통합 필수 감성통합 기반 일체화 모델 험로 예고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주주들의 주식매수권 행사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주식교환이 무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다음이 문제”라며 운을 뗐다. 그는 “아직 2.17 합의서를 작성한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환은행 내부의 강한 반발을 무릅쓰고 이번 일은 진행하는 점을 봤을 때 100% 자회사 편입 후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봤을 때 성공적인 통합을 하려면 당장의 득을 위해 나서기보다는 감성통합을 먼저 추진하고 점진적으로 물리적 통합을 꾀하는 방식으로 장기간에 걸쳐 시너지 극대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 계획 〉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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