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완전 자회사 편입 방안을 전격 발표한 뒤 외환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마찰이 빚어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지금은 현직에서 물러난 전직 고위간부가 내놓은 견해였다. 그 역시 청춘을 바쳤던 은행이 다른 은행에 피인수되는 과정을 비노조원으로서 맨 몸으로 겪었던 바 있다.
그는 “인수 하는 쪽에선 역차별이라고 불만을 쏟아 내고 거꾸로 피인수되는 쪽에선 고용승계 불안에다 통합 이후 차별을 받으면 어떡하느냐는 불안심리가 발호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론 집안과 집안끼리 한 살림으로 합치는 일이라 지나친 경쟁과 불필요한 갈등 요인은 산적해 있기 때문에 한 꺼번에 상황을 타개할 묘수를 찾기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 난이도 높은 종합예술 두 집안 합치기가 쉬울 순 없다
한 민간 연구기관 전문가는 “이미 이론적으로 정립된 M&A이론을 바탕으로 ‘실사구시’의 자세로 풀려고 한다면 풀지 못할 난제들이 아닐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하나금융이 택할 진로와 가장 유사했던 국내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찾아 봄직할 것이라고 제언하는 금융계 인사들고 있다. 앞서 투 뱅크(듀얼 뱅크) 체제를 거쳐 통합에 성공했던 사례는 지난 2006년 4월 옛 신한은행과 옛 조흥은행이 완전히 통합 출범한 현재의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하나금융지주 쪽과 외환은행노조 등도 투 뱅크 기간을 거쳐 나중에 두 은행 통합을 추진할 길을 열어 놓았다. 5년 동안 독립법인으로 존속하며 은행 이름을 유지한 뒤 협의를 거쳐 대등합병한다는 큰 틀을 마련한 것이다. 비록 지주사 쪽은 “대등합병을 원칙으로 한다”고 합의했다고 밝혔고 노조 쪽에선 “대등합병으로 하고 양사 중 경쟁력 있는 조직체계를 도입하기로 한다”고 합의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현재의 갈등의 중핵을 이루는 것은 ‘5년 독립경영 대원칙’에서 기인하는 셈이다.
◇ 닮은 듯 다른 상황 성공통합 핵심요인 찾기는?
합병 경험을 지닌 복수의 은행 관계자들은 사실 투 뱅크를 거쳐 원 뱅크로 간다(갈 예정)는 점만 빼고 보면 신한+조흥 모델과 하나·외환 모델은 사뭇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또한 동시에 성공통합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은 신뢰확보에 있고 이를 기반으로 화학적 통합, 최종적으로는 감성통합이 가능할 수 있어야 진정한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다.
A대형은행 한 지역본부장은 “조흥은행은 외환위기 여파로 부실화 돼 있던 상태였던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대등통합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배려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실채권비율 4.82%, 약 9700억원에 이르는 적자 규모 등이 신한지주 자회사 편입 전 해이인 2002년 조흥은행의 대표적 실적지표였다. 2003년 총파업 끝에 6월 하순 노사정합의 과정에서 3년 동안 독자경영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던 부분도 하나·외환 모델과 비슷한 부분인데 얼마나 다른 과정을 연출할지 주목된다.
신한지주는 투 뱅크 체제기간 동안 단순히 점포망과 상품만 공유하는 차원을 떠나 직급간·부점간 교차로 함께하는 공식업무는 물론 다채로운 공동활동 과정을 거쳤다. 현직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그럼에도 직급이나 호봉문제 등 갈등요인은 불거졌는데 세상 어느 조직이 모두를 만족시키는 인사·급여 체계를 만들어 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문화적 통합에 가장 근접한 방안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소소한 불만을 안고 있더라도 새 출발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완전자회사 편입 이후 비전과 행동 일체감이 관건”
은행권 일각에선 외환은행 독립경영 5년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갈등과 경쟁기간으로만 점철된 기간이 5년이나 된다면 오히려 나중엔 통합논의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B대형은행 한 관계자는 “통합 신한은행 출범까지 2년 6개월 남짓 걸린 것으로 기억한다”며 “3년 독립경영 보장 약속을 단축시킨 것은 그만큼 일체감 있는 노력이 펼쳐질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이미 IT통합을 둘러싼 갈등을 비롯해 여러 지점에서 충돌을 빚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완전자회사 카드가 나왔고 외환은행 노조와 직원들은 공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나온 상태다. 고위간부 출신 전직 은행원은 “피인수 은행쪽 직원들이 진정 원하는 바가 뭔지 들어주는 노력을 기울이는 일을 첫단추 삼고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는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선결조건일 것”이라고 훈수했다.
〈 신한+조흥 및 하나+외환 공통점과 차이점 〉
* 각 지주회사, 한국금융신문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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