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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혁신, 패러다임 물결 출렁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2-12-30 23:24

최고금리 한 자릿수에 금리감면만 주는 파격
이익 1천억 감수 대신 기업경쟁력 제일주의
‘출혈경쟁 그만’ 故강 행장 뜻 실질적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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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혁신, 패러다임 물결 출렁
기업은행 조준희 행장이 새해 1일부터 기업대출은 물론 가계대출 최고 금리를 9.50%로 낮추고 각종 가산금리 제도를 없애는 대신 금리 감면 조건과 적용 폭을 크게 단순화 하고 나선 결단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 것인지 눈길을 끈다. 근무시간 단축을 필두로 2년 전 취임사 주요 내용을 직접 썼고 임직원의 자발적 동참을 얻었기에 경영목표를 착실히 실행할 수 있었다는 조 행장.

고졸과 장애우 등 채용혁신에 ‘원샷 인사’ 등 이미 범 인사부문 혁신에 앞장 섰고 개인고객 기반 확충에다 중소기업 대출시장 지배력을 꾸준히 늘리는 성과를 발판 삼은 파격적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든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경쟁하자는 내림 아닌 ‘상리’ 경쟁력 제고 포석

조 행장은 앞서 기업대출 최고금리를 지난 2011년 7월 13일부터 12%로 낮췄고 지난 8월 1일 창립 51주년을 맞아 10.5%로 낮춘 바 있다. <그림 참조> 금리 수준을 낮춘 탓에 이자이익이 올해 약 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는데 내년에 또 낮추면 1000억원 정도 더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을 무릅쓴 것이다. 금리 경쟁 촉발에서부터 이자를 내리면 경영기반이 위축될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논객들은 진즉부터 기은이 가는 길 곁에서 걱정 어린 물음을 던지지만 충분히 실행할 만한 수준이라는 설명을 내놓는다. 오히려 조 행장은 임기 내 한 자릿수 금리인하 정책을 예고하면서 장기적으로 은행과 기업고객 모두 서로 경쟁력과 이익창출력을 높이는 ‘상리공생’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주장에 한결 같았다.

실제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10% 이상의 금리를 무는 비중은 높지 않다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 진다. 한은이 집계한 금리수준별 중소기업대출 비중을 보면, 10%~10%미만 비중은 올 들어 월별로 0.40%에서 0.30% 사이를 오갔다. 11%~12%미만은 0.10~0.20%였고 12% 이상은 8월 0.30%, 9월 이후 0.20%로 미미한 수준이다. 나아가 조 행장은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서 경쟁력을 높이는 정공법에다 고객관계관리 수준을 높여서 기업 경쟁력 상승 또는 위기극복에 따라 올 열매 수확을 노리는 결단도 병행했다.

◇ 국내 은행답지 않은 긴 호흡 강한 걸음 경영

가산금리로 적용하던 것은 모조리 폐지하는 대신 금리 감면 유형에 따라 △정책 △상품 △고객 △담보 등 4가지 코드 안에 종전보다 단순화한 감면조건별 감면 폭을 명시한 채 빠짐 없는 금리 감면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재량권에 따라 어떤 이유인지 불투명했던 가산금리가 사라지고 보증부엔 얼마, 주거래고객이면 얼마 단순명료한 기준에 따라 감면시킨 금리를 적용한다. 최고 금리 인하는 신규 대출 또는 대출 만기를 연장할 때 곧바로 적용하고 금리감면은 기존 대출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당장은 이익 기반에 불리한 것을 인정했다.

2010년 1조 3629억원이던 순익이 지난해 1조 5522억원으로 늘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1조 271억원으로 연간으로는 2010년 수준 안팎에 머무를 수 있다는 추정치도 나와 있다. 취임하던 때인 2010년 말보다 중소기업 대출은 11월 말 현재 13조 늘어난 102조원에 이르러 국내 은행 첫 중소기업 대출 100조 시대를 열었다. 총자산은 올해 말 33조 불어난 207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외형이 충분히 성장했다. 성장세에 비해 순익이 정체되기만 해도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단기 평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기업은행 모든 임직원과 공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행보다.

올해 8조 4000억원 추가로 내놓은 설비투자 지원은 새해 9조원으로 창업기업지원은 6조 4000억원에서 8조 5000억원으로,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은 7조원에서 5000억원 더 늘림으로써 금융공급 상향 효과 역시 우리 경제 활력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긴 호흡 경영으로 질주하고 있다. 무료 중소기업 컨설팅 신청은 넉달이 밀려 있을 만큼 자발적 성장동력 확충 열기를 불러 일으켰고 해외진출 기업들에게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극대화하기 위한 현지진출과 유력 현지은행과 제휴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1차 완성 작업이 막바지다.

개인고객을 한 해 100만 명 이상 늘리는 저력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개인고객금융 거래를 꾸준히 끌어올리는 행보 역시 눈 앞의 국지적 전투보다 철저한 수 읽기로 긴 싸움 끝에 반면 전체의 대세에 승기를 결착하는 기풍을 연상케 한다.

기업은행 한 임원은 말했다. “돌아가신 강권석 행장이 남긴 뜻을 주어진 현실에 맞게 은행과 고객 그리고 우리 경제가 함께 공생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고심 어린 결단”이라고. 알려진 바 고 강권석 행장은 은행끼리 출혈경쟁을 말고 내실 경영에 주력해서 경제에 기여하는 지금도 당위성 면에서 유효한 패러다임이다. 기은의 혁신이 얼마나 성공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패러다임 물결의 체적과 빠르기가 실체화 할 전망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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