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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남발 막을 수 없나?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12-02 21:33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신용카드 남발 막을 수 없나?
카드를 남발하고 금리와 수수료 올리는 것은 결국 카드사 부실로 이어져

서민의 금리부담 줄이고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기위해서도 감독 철저해야

금융감독당국은 갈수록 조직화하고 음성화하는 신용카드 불법모집을 근절하기 위해 불법모집 신고포상제(카파라치)를 이달부터 서둘러 운영하기로 했다. 좀 치사한 것 같지만 그만큼 카드의 불법모집을 근절하기 어려워서 도입한 궁여지책(窮餘之策)이다. 감독당국은 지난 10월에도 카드발급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에도 카드 사용을 줄이고 연체율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카드 남발에 따른 시장질서 문란과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규 회원 모집에 열을 올린다.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때도 카드사들은 판촉경쟁을 벌이면서 미성년자ㆍ학생ㆍ실업자 등을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신용카드가 은행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급전 조달 및 돌려막기 수단이 된 것도 이때부터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보유 신용카드는 올 3월 말 기준 4.7장으로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의 4.57장보다 많다.

카드사에서 돈을 빌린 사람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도 많다. 카드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신용불량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남발은 과당경쟁 때문이며 구조적인 문제라는 주장이 있다. 2001년을 전후로 카드 발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카드 모집인들의 거리 모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불법모집된 신용카드가 사용되고 연체되어 부실 자산이 늘어나는 데에는 몇 달이 걸린다. 그 사이 또 몇 장의 카드를 신규 발급하면 카드사는 부실여신비율이 악화되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 전형적인 다단계 사기 수법이다.

이런 조작이 계속되는 동안 신용카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신용불량자도 양산된다. 결국 부실 여신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카드사의 경영 부실은 피할 수 없게 된다. 2003년 카드대란이 발생하게 된 주요 원인도 무분별한 카드 남발 때문이었다.

게다가 카드사들은 은행보다 훨씬 고금리 장사(카드론 17%, 현금서비스 24~30%)를 하기 때문에 카드를 남발할 유인이 있다. 은행은 순이자마진(자산운용수익율-조달금리)이 2% 안팎이어서 대출자산이 지속적으로 2% 이상 부실화되면 망한다.

하지만 카드사는 순이자마진이 은행보다 훨씬 큰 데다 가맹점수수료도 적지 않기 때문에 부실 자산이 몇 배 늘어도 카드를 계속 발급할 수 있다. 고금리 장사를 하는 카드사들이 지나치게 높은 가맹점수수료까지 챙기니 과당경쟁을 하고 신용카드를 남발할 여유가 있는 것이다. 카드를 남발하는 것은 그만큼 초과 이윤을 누릴 수 있다는 방증이다.

한편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식당ㆍ의류상 등 소상인에게는 높고 백화점, 대형 가맹점에는 낮은 것도 저(低)신용 서민들에게 카드를 남발할 유인을 준다. 카드사들은 저신용자에게 카드를 남발함으로써 연체를 부추기고 폭리에 가까운 연체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는 비판을 듣는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최근 2~3년 동안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 발급을 크게 늘려 가계부채를 더욱 악화시켰다.

금융감독 당국은 카드업계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대출 금리를 내리고 영세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고 대형 가맹점 수수료는 높이라고 종용해왔지만 성과가 시원치 않다. 이런 정책은 친(親)서민정책 성격도 있지만 그보다는 저신용층에 대한 신용카드 남발과 카드사의 폭리를 막으려는 것이다. 최근에는 가맹점수수료 규제 및 카드발급 규제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핑계로 카드사들이 오히려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카드대출 금리나 가맹점 수수료를 올리더라도 카드사들이 과당경쟁을 하며 신용카드를 남발하면 카드사의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는다. 그 바람에 신용불량자만 양산되고 서민의 금리 부담이 커질 뿐이다.

감독당국은 카드사들이 신용카드를 남발하지 않도록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해서 통화증발(通貨增發)을 억제하듯이 금융감독당국도 카드 남발(濫發)을 막아서 카드의 결제기능을 건전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나치게 높은 카드대출 금리와 가맹점 수수료는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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