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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대책 시급하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10-15 07:52

박덕배 박사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

국내 베이비부머 외국과 달리 심각한 노후소득보장 사각지대 놓여

대책 미흡시 소비급감과 세대간 갈등 등 경제·사회적문제 불가피

연령별 특성에 맞는 일자리 재분배로 고령화 충격 스스로 부텨야

베이비부머(babyboomers) 또는 베이비붐 세대란 통상적으로 커다란 전쟁 후에 태어난, 거대한 인구 집단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큰 전쟁을 겪은 대부분 국가에서는 베이비부머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이후 1955년부터 19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약 816만 명을 말한다. ‘2010년 통계청 인구총조사’에는 약 695만 명으로 줄어들었지만 우리 현대사에서 보면 타 세대를 크게 상회하는 거대 인구집단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최근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의 노후소득보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은 한국전쟁 이후 경제개발의 시작과 동시에 태어나면서 이전의 세대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은 양육과, 비록 ‘콩나물교실’이긴 하였지만 성장의 뒷받침이 된 상대적인 고등교육도 가능했다.

국내경제가 본격적으로 고도성장하기 시작한 1980년대 사회로 진출한 베이비부머들은 외환위기 이전까지 고성장의 주역으로 활약하였다.

이들 베이비부머들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식 교육을 위해서 2000년대의 강남아파트 붐을 일으킨 장본인들이기도 하며, 고비용의 사교육비와 해외 조기유학을 위해 기러기아빠까지도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하지만 은퇴기에 접어들은 이들은 고령화 사회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외환위기 이후 사회구조가 급변하는 가운데 미처 대비할 틈도 없이 심각한 노후소득보장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이들이 직면한 상황을 보면 첫째, 인구 수명 증가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이후 일반화되고 있는 구조조정 등에 의한 비자발적 퇴직으로 근로소득 발생 기간은 자신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단축되어 버렸다. 더군다나 공적, 사적 연금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어 근로자 스스로가 조기 퇴직을 선택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일할 능력과 의욕이 있는 근로자에게 일할 기회가 제공되지 않으면서 조기퇴직이 강요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1990년대 이후 빠르게 디지털화되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 아날로그 세대에 해당하는 베이비부머가 적응하기 어려운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둘째, 소비 수준이 잔뜩 높아진 베이비붐 세대들은 그동안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의 축적에 소홀했으며, 이 상태로는 자신의 긴 노후생활을 대비하기에 역부족이다. 경제 호황기를 경험한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풍족하게 소비하던 습성이 배어 있으며, 소비습성의 비탄력성 때문에 소득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소비를 조정하기 힘든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80년대 후반 이후 자녀들의 사교육비에 엄청난 금액을 지출하는 과정에서 금융자산의 축적은 미국과 일본의 베이비부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부진했다. 주로 자신의 주택 형태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최근 주택에 대한 수요 감소 및 주택가격 하락 현상 등에 직면하여 앞으로 재무적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셋째,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이나 현행 퇴직금 및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 시스템에 의한 노후소득보장 기능 또한 절대적으로 미흡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령자들의 인간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위한 사회복지 제도는 국민연금으로 한정될 만큼 공적 사회복지의 여력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사회복지 정책을 위한 예산확보 전망은 밝지 않다.

또한 퇴직금제도는 잦은 이직과 조기 퇴직, 중간 정산제 도입 등으로 노후보장 소득제도로서는 절대 미흡한 실정이며, 근로사업장에서의 퇴직연금제도로의 전환이 확대되고 있으나 그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아니다. 또한 최근 민간금융기관의 개인연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개인연금 가입이 늘어가고 있으나 이는 대부분 베이비부머 이후의 세대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넷째, 전통적 가족부양체제 붕괴, 소득발생 기간 축소 및 노인취업의 어려움 등 사회구조가 크게 변화되면서 자녀지원 등과 같은 사적이전에 의한 노후소득 보장이 매우 불투명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의 주 소득원은 자녀지원 등 사적이전이었지만, 핵가족화 진전, 개인주의 확산, 기혼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가족부양체제의 노인부양 역할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국내 베이비부머들은 과거의 전통적 가치관과 새로운 가치관 사이에 소위 “낀세대‘로서 세대간 사적이전이 단절되는 불공정한 위치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베이비부머는 미국,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와는 달리 심각한 노후소득보장 문제의 사각지대(死角地帶)에 놓여 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기 전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소비급감 및 세대간 갈등과 같은 심각한 경제적·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이 문제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하고 대응책 마련을 위하여 베이비부머의 소비 및 소득 등에 대한 실태 분석을 실시하여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베이비부머들이 오랫동안 일자리에 계속 남아 있게 하도록 연령별 특성에 맞춰 일자리를 재분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베이비부머들도 자신의 능력과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 개발에 노력하고, 건전한 소비생활을 영위하여 고령화 충격을 스스로 버텨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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