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이 낸 '2012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중소기업대출은 5조 1197억원 늘었다.
올 한해 전체 증가 규모 11조 2000억원의 46%나 차지할 정도로 '대박' 수치다.
월간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증가 폭이 컸던 지난 3월 2조 1288억원보다 약 3조원 가까이 큰 규모다.
당시 3월엔 사실상 중견기업 이상으로 분류받아야 할 기업들을 재분류한 진척도가 하반기보다 훨씬 미진했다.
중견기업으로 대접받아도 좋을 기업들이 아직 중소기업으로 포함돼 있어 이들 기업들이 받은 대출도 중소기업 대출로 통계에 잡혔다는 사실을 뜻한다.
은행들은 주로 결산월이 지나면 중소기업으로 잔존시킬 곳과 대기업으로 재분류할 곳을 정리해왔다.
4월과 7월 이같은 재분류 작업이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9월 중소기업 대출 증가규모가 5조원을 넘겨 버린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자금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볼 수는 없는 특수한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게 들리는 정황이다.
한은은 "추석자금 수요, 월말 휴일로 인한 대출상환 이연 등의 영향으로 중소기업대출이 큰 폭 늘었다"고 풀이했다.
추석을 앞두고 운영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나 은행 대출 창구를 그만큼 많이 찾은데다 월말에 처리하곤 했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등 결제성자금 대출의 만기상환이 추석 연휴 영향으로 10월 2일로 이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결국 중소기업 단계를 벗어난 우량기업들을 대거 떠나 보낸 뒤 남아 있는 진짜배기 중소기업들에 대한 은행 대출행태는 10월 이후 추세를 살펴야 정확하게 파악 가능할 전망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