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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강화 공세 얼마나 먹힐까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8-27 08:57 최종수정 : 2012-08-31 14:13

여당 일각 강화법안 채비불구 당론채택 미지수
야 의원들 2009년 개정 전 수준 일찌감치 제출
사회단체 등 지배구조까지 패키지 손질 기대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담론 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지난 2009년 7월 22일 야당 반대 속에 현행 법으로 개정되기 전 수준으로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야당이야 지난 6월 중순 민주통합당 김기식닫기김기식기사 모아보기 의원 대표발의로 금융지주회사법 일부 개정 법률안과 은행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내놓은 바 있고 시민사회단체나 금융노조 역시 줄기차게 촉구했던 바다.

여기다 올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정책을 쏟아냈고, 남경필 의원이 개혁 성향 의원들과 함께 참여한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금산분리 원칙 재강화에 가세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 야 개정안보다 강렬, 시민단체 입장에 근접한 쇄신파 방안

비록 여당 경제민주화모임이 최종 방침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까지 의견 절충해 놓은 내용을 보면 관련 법안 가운데 핵심적인 내용의 손질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모임이 지난 23일 기자간담회 때 발표한 방안에는 △비금융주력자 은행 지분 소유한도 4%로 환원 △비은행금융지주사의 비금융 자회사 지배 금지 △중간지주사 제도 도입 △국내 계열사에 대한 금융보험회사의 의결권 제한 강화 등을 포함했다.

아직 최종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 내용과 관련한 큰 틀에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특히 중간지주사 제도 도입 방안의 경우, 산업자본 소유는 인정하더라도 금융회사들을 떼어 내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충안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지주회사 제도 도입 정도가 여전히 유동적일 뿐 나머지 내용에는 공감대가 두터운 상황이다. 만약 중간지주사가 도입되면 국내 기업집단 가운데 한화, 태광, 동부, 현대, 삼성, 현대차 등의 그룹은 금융계열사를 중간지주사 산하로 재편해 독립성을 높여야 하는 처지에 이를 수 있다.

◇ 경제민주화 총론만 있고 각론 갈등에 진로 불투명

하지만 여권 내 상황은 복잡하다. 개혁성향 의원들이 야당이 공식화해 놓은 안보다 혁신적인 방안을 내놓았지만 이들 내부에서 최종안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완화할 가능성이 일부 있다.

또한 이들 내부보다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의원이 매우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다 보수 성향 진영에선 급진적 금산분리 제도 복귀에 제동을 걸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일단 박근혜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는 점에서는 동의하고 있지만 각론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는 친기업적 방안과 절충을 꾀할 개연성이 짙다.

여당 보수층 진영 인사들은 지분 소유한도 제한은 몰라도 중간지주사제 도입이나 비은행지주사의 비금융자회사 소유금지 등의 방식보다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등 현재 완화돼 있는 제도 틀은 유지하되, 대주주의 사금고화 우려나 시스템 리스크 해소방안을 훨씬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 야당, 은행 소유한도 컴백, 비은행지주 비금융사 소유 금지 법안 제시

반면에 민주통합당은 대선 후보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선 공약화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경제민주화 담론 역시 의견수렴과 검토를 진행하는 형편에 있다. 물론 19대 국회 개원을 앞둔 지난 6월 18일께 김기식 의원이 다른 당 의원들까지 설득해 금융지주회사법 일부개정 법률안과 은행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내면서 금산분리 원상복구 방안 가운데 핵심적인 내용을 대부분 포괄한 바 있다.

야당 의원 개정안은 금융지주회사법에선 △비은행지주회사가 비금융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여 비은행지주회사의 비금융회사 지배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안(제6조의3) △비금융주력자는 은행지주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4를 초과하여 보유할 수 없도록 복구한 안(제8조의2)이 제시됐다.

또한 은행법 개정안 역시 비금융주력자의 소유한도를 2009년 7월 개정 전과 같은 4% 한도로 묶었다. 민주당은 당내 후보 확정 이후 대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제를 포함한 각 부문 정책을 다듬어서 집약할 것이기 때문에 여당 쪽이 최종 확정할 방안보다는 금산분리 규제를 강하게 제시할 공산이 크다.

◇ 예전 수준 돌아가기 만만찮은 게 금산분리 둘러싼 현실

일단 국제 규제강화 논의 흐름 상 산업자본과 은행 분리, 즉 ‘은산분리’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적어도 국내에서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회사로 간주될 수밖에 없어 소유규제 강화 이슈는 대선 향방과 관련 없이 꾸준히 제기될 전망이다.

하지만 법과 제도의 취지에 집중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와 달리 정치권이 끝까지 전면적 금산분리 원칙을 견지할 것인지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회단체들은 산업자본의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지분 소유한도를 2009년 7월 개정 전인 4%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펼쳐왔다.

특히 경제개혁연대는 비금융주력자 출자액이 18% 미만이고 기업집단 계열사 지분 합계액이 출자총액 36% 미만이면 비금융주력자로 간주하지 않도록 한 지주회사법 내용의 삭제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 강정민 연구원은 “정치권 내에서 논의는 크게 보았을 때 금산분리 규제를 적잖이 완화한 현행 법을 2009년 7월 개정 이전으로 되돌리는 수준이거나 예전에 충분히 논의를 거쳤던 것들이어서 크게 개혁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주요 법 개정 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 역시 여권 내 보수층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여당 당론으로 확정하기 어렵고 야당 법 개정안이나 정책으로 확정되는 과정은 더딘 것이 2012년 8월 하순 대한민국 금산분리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지형인 것이다.

                              〈 금산 분리 관련 정치권 정책 비교 〉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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