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대출폭리 의혹 나무보다 가계 빚 ‘숲’ 봐야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2-07-29 23:37

주택담보대출 마진 전체대출 마진보다 더 낮아져
담합의혹 따른 논란, 정책·금융계 혁신엔 기폭제
“소득기반·차입기회 늘리며 취약층지원 병행해야”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대출폭리 의혹 나무보다 가계 빚 ‘숲’ 봐야
2주일 가까이 국내 은행과 증권사가 CD금리 결정에 담합해 폭리를 취했다는 논란이 들끓었지만 은행들이 이익을 편취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거듭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고 이번 정치·사회적 논란은 오해로 인한 것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금융감독정책과 금융계의 경영 및 영업 문화의 틀 자체부터 바꿀 정도의 혁신의 계기로 부각 됐다는 평가다.

특히 금융계로서는 소비자를 비롯한 사회 구성원과 관계 설정에 나설 때 타성에서 벗어나고, 정치권과 금융정책 및 감독당국으로서는 의제 설정과 현안을 둘러싼 해법 도출에 박차를 가하는 촉매로 삼을 수 있을 전망이다.

◇ 주택담보대출 이자 마진이 더 낮아진 것은 왜일까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금융권의 불합리한 영업관행을 거세게 질타했다. 또한 CD금리 담합으로 폭리를 추구한 것 아니냐며 날선 추궁을 펴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벌써 2주 째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하는 주요 이슈로 고정됐다. 비판의 표적이 된 은행권은 물론 금융감독당국은 소극적이 아니면, 부분적 해명에만 나섰던 탓에 당국과 금융계가 함께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금리 수준을 인위적으로 설정해 폭리를 취했을 개연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거듭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CD금리를 담합까지 해서 조작했다면 여기에 연동해서 비정상적 움직임이 나타났어야 할 이자마진 움직임을 설명할 수 없게 된다.

한국금융신문이 신규취급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융채 제외) 평균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은행 주택담보대출 마진(금리 차)을 구해본 결과 2010년 말 이후 마진은 추세적으로 떨어졌다. 2010년 8월부터 석달 연속 1.7%포인트대를 달렸던 마진은 그후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말과 올해 1, 2월 1.3%포인트대로 늘어나는가 싶었지만 다시 내리막길을 걸으며 최근엔 1.14%포인트로 낮아진 상태다.

◇ CD연동대출 비중 줄이며 금리담합? 실익이 적다

이와 달리 은행권의 전체대출의 이자마진은 주택담보대출보다 축소 폭이 적었다.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대출 마진이 훨씬 짭짤했음을 추정케 한다. 아울러 금감원 한 관계자는 신규취급기준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졌던 점을 거론했다. 지난해 6월말 9.1%를 차지했던 CD연동 대출 규모는 올해 3,4,5월의 경우 각각 8.7%, 6.2%, 5.4%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가 한 달에 한번 고시하는 코픽스 기준 대출과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면서 CD연동 대출 규모를 꾸준히 줄이고 있는 와중에 이자마진이 꾸준히 줄었다면 탐욕에 눈이 멀어 폭리를 취하기 위해 CD금리 담합에 나섰을 개연성은 옅다고 주장할 근거로 삼을 만 한 셈이다.

◇ 타성에 젖어 변화관리에 늑장을 부린 게 치명타

물론 그렇다고 단순히 오해에 따른 상황으로 치부하려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은행권과 당국은 궁지에 몰려 곤욕을 치르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각오 또한 새롭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담합의 소굴로 지목되어온 자금부서장 모임 멤버였다는 한 금융권 인사는 29일 “CD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흐르고 있는데, 계속 방치했다가는 이를 기준으로 삼는 CD연동 대출과 관련한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가 확산되자 단기지표금리 기준 마련을 포함해 대책 마련에 손을 놓았던 게 아니라며 해명성 자료로 추진경과를 내놓았던 일 역시 비판여론 불길에 기름을 끼얹은 측면이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CD금리를 대체할 금리체게 구축 및 CD연동 대체 상품 개발을 위한 은행별 T/F를 구성했다고 설명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8개월 동안 뚜렷한 해결책은 내놓지 않고 방관하며 금리 폭리를 취한 셈이라는 역풍을 맞은 것이다. 적어도 당국과 은행권은 “결코 늑장을 부린 게 아니다”고 주장할 확실한 근거를 내놓지 않고 있다.

◇ 감독당국 수장의 “금리 적용실태 점검과 발상의 전환” 선언

마침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CD금리 대체 지표 개발 전이라도 취할 수 있는 수단을 제시하면서 의미있는 선언을 내놔 눈길을 끈다.

은행마다 적용 항목과 리스크 프리미엄 가산 요소가 달라 파악하기가 어려웠던 은행별 가산금리 실태를 점검하고 은행별 가산 금리 수준의 비교 공시에 나서겠다고 권 원장은 지난 주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설명했다.

특히 권 원장은 “이 기회에 은행들도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고 “국회에서 제기된 문제를 짚어보면서 생각을 바꾸고 발상을 전환해야 할 때”임을 느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여기에 덧붙여 자칫 가계부채를 연착륙 시키려 했던 사회적 의제에 다시 집중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범정부적인 소득기반 확충 정책에다 금융권의 자금중개기능을 살려 취약층이라 하더라도 돈을 끌어 쓸 수 있게 하면서 물가 등 생활 안정에 힘쓰고 취약층을 다각 지원해야 한다는 모범답안은 이미 뽑아 놓은 만큼 충실한 이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은 다시 되풀이 되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