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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 단속과 고리(高利) 낮추는 노력 병행해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5-02 21:53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사채 단속과 고리(高利) 낮추는 노력 병행해야
고금리는 금융회사가 신용관리 철저히 하고 직접 대출 나서야 금리 낮아져

사금융문제는 단속뿐 아니라 제도권 대출 늘리고 신용회복 확대해야 해결 돼

정부가 불법 사금융(私金融)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고리사채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구제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고금리대출, 불법채권추심,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등을 뿌리 뽑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검찰, 경찰, 금감원 등 1만1500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고 한다. 불법 사금융은 특히 서민들을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병들게 하는 해악이다. 이를 척결하기 위한 철저한 단속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불법사채가 정부의 단속의지만으로 뿌리 뽑힐지는 알 수 없다. 사채시장도 시장이다. 거래상에 불법적인 요인이 있으나 급전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거래를 결정하는 것은 제도권 금융시장이나 다르지 않다. 따라서 사채와의 전쟁은 거래상의 범죄적 요인을 단속할 뿐 아니라 급전의 수급관계도 균형 있게 접근해야 한다.

급전이 필요해도 은행에서 빌리지 못하는 서민들은 흔히 대출 모집인을 찾는다. 그러나 대출모집인이 중개해서 저축은행, 캐피털, 대부업체 등에서 돈을 빌리면 고금리를 물게 된다. 고금리의 원인은 금융사들이 대출을 중개하는 모집인에게 6~7%의 높은 수수료를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대부업체의 ‘묻지마 대출’의 경우 모집인에게 8%의 수수료를 지급하기도 한다. 이들 금융업체들은 신용대출 고객에게 대부분 연 30%의 고금리를 받고 있다. 물론 이보다 더 악질적인 고리사채도 적지 않으며 서민들을 사채의 수렁에 빠트리는 것도 고리사채이다.

대출모집인에 대한 금융사들의 높은 의존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출모집인에 대한 의존도는 국내 은행이 13%에 불과한 반면 외국계 은행은 50%에 육박한다.

생명보험회사와 할부금융회사, 저축은행(신용대출) 등은 신규 가계대출의 80% 이상을 모집인에 의존하고 있다. 대출중개 수수료가 높다 보니 대출 모집에 뛰어들어 일자리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2009년 말 1만8400여명이던 대출모집인이 현재 5만3500여명에 이른다.

이제 금융회사 주변에서 대출모집인, 보험설계사, 투자권유대행인 등은 대규모 직업군이 되었다. 그들이 모집해 온 가계대출 규모도 전체 가계대출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출모집인의 비중이 커지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최근 제도권 금융회사 대출모집인을 사칭하며 저신용등급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이나 인터넷 대출모집인 사기도 조심해야한다. 대출모집인이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 대출상품을 허위 또는 과장광고를 하거나 불법 전단지 배포, 수수료 과다 요구, 다단계 모집 등 부당 영업행위가 늘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감독당국의 주의가 요구된다. 그보다 심각한 문제는 고율의 대출 중개수수료가 서민 대출 이용자들에게 고금리 대출로 전가되는 것이다.

대출금리의 고비용 구조가 고질화되는 것은 금융시장 유통구조의 비효율성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의 대출모집인에 대한 높은 의존도 문제이다. 물론 대출모집인은 나름대로 전문성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대출중개를 해서 비용을 절약하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 그렇더라도 대출모집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금융회사가 본연의 기능이 취약하고 비능률적인 고비용 구조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은 대출받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고비용 구조가 그대로 서민에게 전가된다.

금융회사가 신용관리를 철저히 하고 고객에게 직접 대출한다면 서민들의 금리부담도 훨씬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금융회사들은 안이하게 대출모집인에 의뢰해서 외형 경쟁을 벌이기보다 고비용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부 금융사들이 ‘묻지마 대출’을 일삼고 그에 따른 부실증가를 고금리로 서민들에게 떠넘기는 악순환은 시정되어야 한다. 금융회사가 대출 모집인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중개수수료를 낮추면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도 상당히 낮출 수 있지 않을까. 고리사채 단속과 함께 구조적으로 고금리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또한 서민들에 대한 제도금융권의 대출을 늘리고 신용회복도 확대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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