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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택시장의 바이플레이션 현상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4-11 21:55

박덕배 박사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

국내 주택시장의 바이플레이션 현상
수도권 침체, 비수도권 강세의 바이플레이션 현상 나타나

금융규제 및 사회구조변화로 중대형아파트 침체는 불가피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조적인 주택시장 움직임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가 진행되고 있으며, 신도시와 대형일수록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에서 2011년 말까지 수도권은 약 2.5%p, 서울 2%p, 그리고 분당, 일산서구, 과천 등 신도시지역은 각기 5%p, 10%p, 13%p 이상 하락하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 주택시장의 경우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부산, 대전 등 일부지역의 경우 과열에 가까운 모습이 나타나면서 점차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중대형주택 위주의 주택공급 정책으로 인하여 소형주택에 대한 상대적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소형 아파트가 뚜렷하게 강세를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지역조차 소형의 경우 소폭 반등 추세에 있다.

가격뿐만 아니라 아파트거래량 면에서도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가 크게 위축되고, 비수도권의 거래가 활발한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09년 7월 이후 2011년 말까지 월평균 매매거래량(신규분양 포함)이 수도권이 29,058호인 반면 같은 기간 비수도권의 경우 47,293호로서 상대적으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택시장 내 수도권은 가격하락, 거래량 감소 등 디플레이션 현상이, 비수도권은 가격 상승, 거래량 증가 등 인플레이션 현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바이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이플레이션(Biflation)은 인플레이션(Inflation)과 디플레이션(Deflation)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제적인 현상을 의미하며, 다른 말로는 믹스플레이션(Mixflation)이라고도 한다.

최근 들어 비수도권의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수도권의 전세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다른 측면에서 바이플레이션 현상을 반증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바이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수도권의 주택시장 침체 현상이 예사롭지 않다. 먼저 수도권 가계들의 소득증가를 통한 주택구입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2012년 국내 경제는 4%이하의 성장률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체감경기 악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성장률 저하에다 물가상승 등으로 가계의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처분가능소득(명목)중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상승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몫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구입능력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서울은 140 이상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부산의 경우 70이하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그만큼 서울 수도권 지역의 주택구입 능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차입을 통한 수도권 주택구입 수요도 약화되고 있다. 대출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총량규제 및 상환압력 등 가계대출 축소 움직임 등으로 원금상환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불안 등에도 가파른 물가오름세로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이 크며, 특히 신용대출과 비은행예금기관대출 등 취약 대출에 대한 금리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어 수도권 지역의 차입에 따른 주택수요가 어려운 상황임을 반영하고 있다.

2011년 2분기 이후 예금은행 가계대출 비중이 수도권의 경우 오히려 감소하고, 비수도권의 경우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실증적으로도 비수도권에 비해 수도권의 가계부채 부담이 월등히 높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통계청(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의 2011년 2월 기준 가계금융자산 조사에서 나타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가처분소득대비금융부채 비율이 각기 139.4%와 78.7%로 수도권이 약 2배가량 높다. 뿐만 아니라 저축액대비 금융부채 비중도 각기 90.4%와 51.8%로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셋째, 수도권 주택시장의 초과공급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의 초과공급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그 질이 악화되고 있다. 비수도권 미분양아파트는 정부의 정책과 지방 주택경기 활황 등으로 인하여 큰 폭 감소하고 있으나, 수도권의 경우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비수도권 미분양은 2009년 7월 116,176호에서 2012년 1월 현재 38,825호로 큰 폭 하락한 반면 수도권의 경우 같은 기간 24,010호에서 28,961호로 소폭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수도권 미분양은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으로 꾸준한 누적되면서 질적인 측면에서도 악화되고 있다.

주택시장의 지역별 바이플레이션 현상에 비추어볼 때 앞으로 수도권의 경우 체감경기 악화 및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구매수요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의 아파트 시장 침체 흐름이 지속되어 장기 침체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활황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비수도권의 경우도 근본적인 수급요인이 불명확한 가운데 수도권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되면서 버블붕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바이플레이션 현상 속에서도 소형 아파트의 경우에는 지역에 관계없이 강세를 지속할 것이 예상된다. 하지만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인구 및 사회구조 변화와 현재의 미분양아파트 등을 볼 때 매매거래 부진 속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관계없이 상당 기간 침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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