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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의 손해사정 자회사는 시대역행의 자기보신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3-25 17:33

손해사정사회 김명규 사무총장

보험사의 손해사정 자회사는 시대역행의 자기보신
손해사정 제도의 도입 취지는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액을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신속한 평가사정을 하기 위한 것이다.

또 손해사정사라는 전문인 제도를 두어 보험회사와 보험금청구권자 사이에서 어디에도 치우침이 없이 중립적 위치에서 손해사정업무를 수행하도록 법제화하고 있다. 보험회사는 공정하고 객관적 손해사정을 위해 손해사정사를 고용하거나 외부에 위탁하도록 하고 있다. 즉 보험소비자가 별도로 손해사정사를 선임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한동안 조용했던 보험회사들이 자회사의 설립 추세가 두드러져 심히 우려스럽다. 보험회사가 손해사정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이야 법률상 가능하다. 보험회사는 사업비 절감과 유형 무형의 법적 제약을 탈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회사를 설립함과 동시에 모회사로 하여금 자회사를 지배하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으려는 목적일 것이다. 여기에 퇴직 임직원들에게 보상차원에서 일부 손해사정 업무를 일정기간동안 할애, 위탁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라 이래저래 독립손해정사들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보험회사가 손해사정사제도 도입 취지와 본질을 외면한 자회사형태 확장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손해사정사 제도가 추구하는 공정성과 객관성과는 괴리가 있다. 보험회사의 자회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손해사정업무를 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현실은 모회사와 역학구조상 종속관계로, 안정적인 손해사정 건을 공급받는 자회사로 공정하고 객관적 손해사정을 기대하기란 애당초 쉽지 않다. 더구나 보험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보험회사의 하수인으로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공정하고 객관적 손해사정은 똑같은 손해사정 결과일지라도 보험소비자는 보험회사와 관련성이 적은 회사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인간이 이성보다 감성을 우선시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둘째 손해사정은 보험회사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전유물이 절대 아니다. 우리 보험업법은 보험회사가 고용이나 위탁 중 선택하여 손해사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보험소비자에게도 독립손해사정사를 선임할 권리도 주고 있다.

이와 같이 손해사정은 보험사고를 당한 보험소비자 입장을 고려한 사회적 안전망 성격을 지닌다. 이는 보험이란 공공성·사회성과 선의성·윤리성이 요구되므로 법에서도 이를 엄격히 규율하고 있다. 그런데 보험금 결정을 힘의 논리를 앞세워 손해사정 자회사에 맡긴다는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

한동안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동네 슈퍼와의 논란과 대기업의 빵집, 떡볶이까지의 무차별적 업종 확장이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를 막아달라는 중소 상공인들의 반대목소리가 난무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강자에 비해 힘없는 약자의 고통이 더욱 심하기 마련이다. 약자의 입장에 있는 보험회사 위탁 손해사정법인들의 위기감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험선진국에서는 손해사정은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 영역으로 정립되어 있다. 보험회사가 손해사정을 자사 내지 자회사 형태로 자기 입맛에 따라 운용하고 있지 않다.

이는 손해사정을 자회사에 맡긴다면 자신들의 고객인 보험소비자와 보험금 결정에 대해 각을 세우는 우를 범하려 않는다. 즉 손해사정은 보험금지급전 단계로 형식과 내용면에서 공정성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제도적 장치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험회사의 손해사정 자회사는 부자가 자기만, 자기식구만 잘 살아보겠다는 것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다른 보험선진국 어느 나라에서도 자회사(유사 자회사 형태 포함)로 손해사정을 하는 나라는 찾을 수 없는 사례이다. 세계 6~7위권의 보험선진국에서 중소기업의 전유물인 손해사정을 탐내는 것은 시대에 역행한 자기보신이며, 실로 부끄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래도 보험회사가 계속해서 손해사정 자회사를 추진한다면 공정하고 객관적 손해사정을 위해, 손해사정사회는 손해사정법인들과 함께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보험회사의 손해사정 자회사 진출 반대에 나서겠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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