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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채용이 남의 꿈을 가로채는 출구전략인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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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3-11 17:46 최종수정 : 2012-03-13 14:18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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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채용이 남의 꿈을 가로채는 출구전략인가
대학과 공기업이 저지르는 특혜채용은 고질적인 망국적 병폐

젊은이들이 바라는 공정사회는 채용과정이 투명한 공개경쟁 뿐

감사원이 지난 3년간 대학의 농어촌 특별전형 합격자를 조사한 결과 합격자의 출신 고교 소재지와 부모의 근무지가 다른 학생이 4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의 부정입학 가능성이 의심되는 것이다. 그중에는 서울대·연대·고대 같은 인기대학이 포함돼 있고 합격자 부모 중에 공무원 및 유력인사도 섞여 있다고 한다. 한 해 농어촌 특별전형 입학생은 1만2000명가량이다. 농어촌 특별전형은 농어촌 학생들을 배려한다는 취지로 만든 제도다. 대학들은 이 전형을 통해 전체 모집정원의 4%를 정원외(外)로 뽑는다.

농어촌 전형 지원자는 농어촌 출신끼리만 경쟁하기 때문에 좋은 대학 들어가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농어촌 학생들을 사교육 여건이 유리한 도시 학생들과 똑같이 경쟁시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판단에서다. 감사원이 적발한 농어촌 특별전형을 위한 위장전입 학생들은 대부분 농어촌 특별전형의 혜택을 노린 도시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짜 농어민 행세를 했다고 본다.

이 같은 도시 학생의 농어촌 특례입학 부정은 힘겹게 사다리를 오르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학생들의 꿈을 가로채는 파렴치한 범죄다.

한편 지방공기업들의 채용 실태는 문자 그대로 복마전(伏魔殿)이다. 여기서는 특정 응시자만 유리하게 평가하거나 자격 조건도 안 되는 지방자치단체 간부의 자녀를 뽑는 등 특혜 채용 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되고 있다. 공고·접수기간을 줄여 경쟁률을 1대1로 낮추고, 멋대로 전형기준을 바꾼 뒤 특정인에게만 알려주고, 팀장급을 공모하면서 응시자격을 관할 지자체 공무원으로 제한하는 등 ‘꼼수’는 무궁무진하다.

이런 사실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지방 공기업 특혜 채용 실태 점검에서 드러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사회’를 국정 기조로 내걸었지만 이를 비웃듯 지방 공기업의 인사 비리가 만연하고 있다. 빽 있는 사람들의 자제를 특혜 채용하는 고질적 병폐는 달라진 게 없다. 채용 과정의 정실·특혜·비리가 지방공기업뿐이겠는가. 정부 산하 공기업, 공공기관, 산하단체, 지자체 및 심지어 민간기업 등 우리 사회 도처에 이런 비리가 적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 어느 설문조사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연줄이나 빽 없이 취직하기는 극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 힘없고 빽 없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내 기업을 내 자식에게 물려준다면 구태어 시비걸 일도 아니다.

그러나 공공부문에서는 제 자식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한 채용비리는 엄격히 막아야 한다. 공기업의 채용비리가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철밥통’이건 ‘신(神)이 부러워하는 자리’이든 간에 공기업의 일자리는 국민의 것이지 공기업 임직원이 제 자식에게 빼돌리라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이 수없이 지적되어왔으나 이제 채용비리까지 문제가 된다면 공기업의 존재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그 어떤 절차보다 공정해야 할 분야가 교육과 채용이다. 우리 사회에서 높은 교육열은 교육이 우리 자녀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녀들을 유아시절과 초중고등학교를 거쳐서 대학에 보내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겪는 것도 결국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채용과정에서 온갖 빽이나 비리, 협잡이 저질러지면 그동안 투자해온 모든 노력이 허망하다. 채용비리는 교육과 채용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는 것이다.

우리가 애써 모아놓은 재산을 마지막 단계에서 협잡으로 가로챈다면 이보다 가증스러운 일이 있겠는가. 수많은 젊은이들이 일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실의에 빠지는 것이 ‘공정사회’인가. 채용과정에서 공정을 담보하는 수단은 오직 치열한 공개경쟁뿐이다.

요즈음 방송을 통해서 인기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슈스케3’, ‘K팝스타’ 등을 보라. 이들의 인기는 치열한 경쟁을 이끌어내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뒷밭침하기 때문이다. 공기업의 채용비리를 엄격히 감시하고 공정한 경쟁체제를 확립하라. 대학의 특별전형이나 공기업의 채용비리가 남의 꿈을 가로채는 출구전략이 되어서는 안 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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