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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사의 팽창, 이대로 좋은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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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3-04 17:52

홍익대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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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사의 팽창, 이대로 좋은가
지배구조 유인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급속한 사회적 영향력의 팽창 통제해야

우리나라 금융계가 빠르게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물론 아직도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지만) 외환은행을 새로 편입했고, 농협도 최근 또 하나의 거대 지주회사 동문회에 그 이름을 올렸다. 산은지주도 틈만 나면 몸짓을 불릴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생태계 변화는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메가 뱅크를 꿈꾸는 사람이나 경제적 영향력의 행사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라는 논리로 이를 정당화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의 시각에서 볼 때 이런 추세가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애석하게도 그 대답은 그리 쉬운 긍정이 아니다.

첫째, 거대 금융지주회사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크나 큰 부담이 된다. 현존하는 거대 금융지주회사중 하나만 무너져도 우리나라 금융시장 전반은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예금보험기금 쌓아 둔 것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이런 회사를 “체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소위 SIFI; 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s)라고 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이런 거대 회사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이런 회사를 안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거대 금융지주회사가 양산되는 우리나라의 현 추세는 확실히 문제가 많다. 나중에 이들이 부실해지면 정말 큰일이다.

둘째,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가 재벌 체제보다 우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배구조의 연쇄가 단순하고 따라서 지배주주의 유인이 보다 잘 정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 현학적으로 말해서 지배권의 흐름과 현금의 흐름이 잘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지주회사 체제가 점점 재벌체제를 닮아가고 있다. 외환은행을 새로 편입한 하나금융지주가 그 좋은 예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휘하의 두 은행에 대해 완전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으나, 현금 흐름은 사뭇 다르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고, 외환은행 주식을 57%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예를 들어 100원의 경제적 가치를 외환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옮길 경우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의 주주로서 57원만큼 손해를 보지만, 하나은행의 주주로서 100원만큼 이익을 보게 된다.

43원의 순이익을 앉은 자리에서 보게 된다. 이런 상황은 언제나 외환은행을 건전하게 경영할 유인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마도 이런 첫 시험대는 외환은행의 이익을 위해 외환은행이 론스타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문제에 대해 하나금융지주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가 될 것이다. 이점은 두고 보자.

마지막으로 금융지주회사의 비경제적 영향력이 나날이 증가하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주지하듯이 우리나라의 재벌은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관계, 언론계, 법조계, 학계 등 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지주회사들이 빠르게 재벌의 이런 측면을 습득하고 있다. 다만 재벌과 다른 점은 아직 지주회사들의 지위가 취약해서 그 영향력은 일방적이라기보다는 상호적이고, 아직 소유구조의 상속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재벌의 성장사를 보면 쉽게 유추할 수 있듯이 조만간 영향력의 흐름은 지주회사에서 사회 각층으로 흐르는 일방적인 흐름이 되고,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지주회사에 대한 상속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또 하나의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존재하고, 성장하고, 확산된다는 점은 확실히 문제다. 더구나 그 인센티브 체제가 선천적으로 왜곡되어 있다. 우리가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재평가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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