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3년 만의 시중銀 ‘적자’ 속병은 더 깊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2-01 22:22

위기만 오면 적자 두드러져 취약성 반복
은행권 이자이익 절반이 대손비용 날벼락
NIM·경기악화 성장 자제 ‘3중고’ 암운

3년 만의 시중銀 ‘적자’ 속병은 더 깊다
2011년 은행영업 실적 잠정치를 보면 시중은행이 직면한 상황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지적이 작지만 긴 여운을 남기며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지난해 국내은행 영업실적 잠정치를 보면 시중은행은 약 4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은행권 전체 적자 규모가 3000억원이기 때문에 시중은행 실적이 전체 실적 적자를 견인한 셈이다. 시중은행 분기별 총 순이익 규모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크나 큰 위기가 났을 때나 있던 일이다.

◇ 경기 마이너스 성장보다 먼저 찾아 온 은행적자

가장 가깝게는 2008년 4분기였다. 리먼 사태 등 국제적으로 이름난 은행들이 쓰러지는 와중에 일부 취약 업종 부실이 급증하는 바람에 빚어졌던 적자 결산이었다. 실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 빠진 것도 아니고 큰 기업들이 줄줄이 좌초한 것도 아니며 가계부채 문제가 현실화 된 것이 아닌데도 이런 결산이 나왔다는 점을 뜻 있는 금융인들은 주목한다. 물론 이번 적자는 위험흡수력을 선제적으로 늘리는 과정과 결부돼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볼 일 만은 아니라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시중은행만 떼어서 공개하지 않은 상태여서 은행권 전체 상황을 놓고 짐작하자면 대손비용이 급증하자 그 충격이 시중은행에 가장 집중해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 대손비용에 들인 돈은 모두 4조 9000억원. 충당금으로 2조 6000억원 쌓고 부실 대출채권을 팔면서 입은 손해가 4000억원에 대손준비금으로 1조 9000억원 쌓았다. 대손비용이 갑자기 급증했어도 지방은행권은 적자를 면하고 특수은행권 흑자는 1000억원에 이른 반면에 시중은행만 적자로 나타났다.

◇ 실물 경제 악화 충격 시중은행이 유난히 취약

실물경제 악화에 따른 실적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이같은 패턴은 두드러졌다. 2년 만의 분기 적자를 두고 금융계 안에선 ‘계절적 요인에 해당하는 일일 뿐 올해 실적이 둔화되긴 해도 비관적으로 볼 일은 아니’라는 견해와 ‘중기적으로 은행 경영여건은 매우 악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A대형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린 데다 대손준비금 산출방법이 바뀌면서 대손비용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취약 업종 또는 취약 기업 부실이 늘어날 우려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비록 경기 하강 국면에 들면서 2012년 실적이 2011년 만 못하더라도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시각을 보였다.

반면에 B은행 고위 관계자는 “해마다 4분기가 오면 부실을 대거 정리하느라 순익이 줄어드는 패턴이 반복됐는데 이번에 아예 적자가 났다는 것은 그 만큼 시중은행 경영지표가 취약함을 경고한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은행들의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앞날에 대한 우려를 비중 있게 제시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전문가들이 꼽는 우려 요인으로는 △이자마진 축소 △경기싸이클 하강국면으로의 진입 △보수적 경영전략에 따른 외형성장 둔화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 벌이 줄고 손해는 늘고 영업은 제자리 답이 없다

이자마진은 이미 잔액기준 예대금리차가 지난 해 5월 고점을 찍고 완만히 내려서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효과가 완전히 소멸됐고 각종 경기 지표가 악화 일변도여서 대출금리 하락 압력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인사들은 특히 경기 하방 위험을 중시한다. 경기 지표를 떠 받치던 수출업체 실적이 둔화할 것이 확실시 되고 내수가 살아나리라는 전망은 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소호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물론 규모가 영세하거나 경기 급변에 취약한 중소기업 대출 부실로 이어지면 액수가 적어도 ‘가랑비에 옷 젖는’ 효과로 이어질까 근심하는 것이다.

은행들이 대출 성장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것 또한 은행 실적이 나빠지는 악영향 요인으로 꼽힌다. 대출을 적게 늘리면 위험자산 증가도 적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움직임이라고 해석하면 편하겠지만 내막은 그리 긍정 일색으로 보기엔 위태로워 보인다.

◇ 실물 경제 버팀목 역할 충실하기 버거운 기초체력

주요 대형은행들은 대출자산 증가율을 지난해 7~8%대였던 것을 올해는 5~6%대로 낮추는 추세다. 이자마진이 나빠도 일부 은행의 경우 10% 넘는 대출자산 증가율을 바탕으로 이익을 늘리는 업태가 정착된 게 현재의 은행권 현실이다. 이자마진이 주는데 대출자산을 늘리기 어렵고 경기 악화에 따른 부실이 늘어난다면 실적 전망의 톤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외환위기 이후 대형화의 길을 걸었던 대한민국 은행산업이 벌어 놓은 잉여금 효과가 크지 않은 가운데 앞으로 벌이가 시원찮아지는 반면에 부실우려와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상황. 실물 경제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금융이 돕지 못하는 실물경제는 회복 지연이 더디거나 장기화하는 것이 필연적이다. 분기적자가 딱 3년 만에 예상 밖으로 재현됐다는 팩트는 이 때문에 깊은 내상을 반영하는 징후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금융 다른 기사

1 "해외 부동산에서 AI·정책까지… 한국금융투자포럼 7년, 시장을 읽는 눈은 어떻게 진화했나" 2019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묻던 질문은 해외 부동산이었다.2020년에는 Fed가 등장했고, 2021년에는 코인·주식·부동산이 한 무대에 올랐다. 2022년에는 고물가·고금리가 시장을 흔들었고, 2023년 이후에는 AI와 반도체가 새로운 투자 키워드가 됐다. 2025년에는 정책과 기업지배구조까지 투자 판단의 변수로 들어왔다.그 사이 매년 한국금융투자포럼 무대에 올랐던 전문가들도 시장과 함께 움직였다. 누군가는 같은 분야에서 더 깊이 들어갔고, 누군가는 새로운 산업으로 분석 영역을 넓혔다.7년 전 시장을 설명했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보고 있을까.7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들의 행적과 당시 시장의 화두를 따라가 봤다.2 2 변동채 35배↑·CET1 3조↑…정진완號 우리은행, 조달은 ‘유연’ 자본은 ‘단단’ [은행권 채권 전략] 정진완 행장이 이끄는 우리은행이 올해 공모 은행채 발행액을 20% 넘게 줄인 가운데 변동금리채는 35배 이상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상반기에는 만기도래 물량을 중심으로 차환한 뒤 7월 이후 순조달을 늘리면서도, 고정금리 대신 CD·KOFR 연동 변동채와 1년 이하 단기채를 집중적으로 활용했다. 금리가 오른 뒤 장기 조달비용을 확정하기보다 향후 금리 하락 시 비용을 다시 낮출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한 것이다.발행액보다 만기액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기업대출 확대 등에 필요한 순조달 규모를 늘리되 조달비용의 장기 고정을 피한 전략에 가깝다.자본 부문에서는 지난해 발행한 4000억원의 후순위채(Tier2)를 바탕으로 올해 신종 3 윤호영號 카카오뱅크, '착붙'으로 간편결제·AI 구독 집중…'멤버십 50%' 생활소비 공략 [인뱅 PLCC 재편]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재편에 나섰다. 세분화된 소비영역을 공략해 카드 이용을 늘리고 이를 앱·계좌 거래로 연결하기 위해 범용 할인·캐시백에서 생활밀착형 혜택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윤호영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뱅크는 두 번째 PLCC '착붙 신한카드'를 통해 이 같은 흐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간편결제와 인공지능(AI) 구독, 멤버십·쇼핑 등 생활영역에 혜택을 집중하고 카드 이용 과정도 카카오뱅크 앱·계좌와 연결했다. 단순히 제휴카드 수를 늘리기보다 고객 소비 목적에 맞춰 결제상품의 역할을 세분화하는 전략이다.'착붙' AI·구독 혜택 집중…생활 특화 차별화착붙은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