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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전용시장 필요조건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2-01 21:52

원광대학교 경영학부 송치승 교수

중소기업전용시장 필요조건
중소기업 지원이 안 되는 이유는 시장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보가 없기 때문

정보의 질을 높이려면 거래기업별로 자문 증권사를 지정해 관리해야 효율적

과거 2000년에는 정규시장의 보완적 기능과 비등록 비상장 장외주식의 환금성 제고,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직접자금조달 및 유통기회부여 등을 위하여 미국의 OTCBB를 벤치마크한 제3시장이 출범한 적이 있었다. 제3시장은 초기에 성공적인 분위기였으나 IT 붐(boom)의 붕괴, 제도미흡, 코스닥시장의 침체 등으로 시장기능을 상실하였다. 이어 2005월 7월에는 제3시장 대신 프리보드란 용어를 사용함과 더불어 벤처기업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소득세비과세라는 혜택을 부여한 장외시장이 재출범되었다. 2011년 12월말 현재 프리보드시장에 등록된 지정기업이 63개이며,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2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프리보드 지정기업수가 단지 2개임이 말을 해주듯이 프리보드시장은 거래부진 속에 답보상태에 있다.

이는 프리보드시장이 우량한 중소·혁신기업과 투자자로부터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데에 기인한다. 이에 정부는 2011년 말에 코스닥상장 이전단계의 중소벤처기업이 자본시장으로부터 원활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소기업주식 전문투자자 시장(이하 ‘중소기업전용시장’라 칭함)을 2012년 중에 개설한다고 발표하였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중소기업전용시장은 전문투자자 중심의 경쟁매매시장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방향만을 제시하였고 중소기업전용시장의 개설주체, 시장성격, 즉 장내시장 또는 장외시장 여부, 시장의 존립과 변동성 축소를 위한 정보흐름채널 등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프리보드시장의 개선 대신 중소기업전용시장을 두려는 배경은 무엇인가? 중소기업전용시장은 프리보드시장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프리보드시장이든 중소기업전용시장이든 간에 시장이 갖추어야 할 기본 요건은 무엇인가? 특히 과거에도 그랬듯이 정부가 새로운 시장, 즉 중소기업전용시장을 개설하면 과연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질 수 있을까? 필자는 이런 질문과 의구심에 대해 소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필자가 보기엔 정부가 중소기업전용시장을 출범시키려는 배경은 표면적으론 성장단계에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에 있지만 실제로는 1조원 이상의 모태펀드가 금년부터 순차적으로 만기도래함에 따른 대비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모태펀드 투자자금을 원활하게 회수하기 위해서는 회수시장이 절박하게 필요할 뿐만 아니라 추가재원의 조성 없이도 회수자금을 다른 초기 벤처기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벤처생태계의 순환이 긴급하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프리보드시장과 중소기업전용시장의 차이에 대해 정부는 프리보드시장이 비상장법인의 주식유통을 위한 개인 위주의 장외시장인 반면 중소기업전용시장은 비상장법인의 자금조달을 위한 전문투자자 중심의 시장이므로 이들 시장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할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프리보드 시장에도 유통시장기능뿐만 아니라 발행시장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단지 차이 중에 하나는 프리보드시장에 금융투자회사와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우량 유망기업이 별로 참여를 하지 않고 있는데 있다.

만일 정부가 구상하는 중소기업전용시장에서와 같이 모태펀드 등이 투자한 우량벤처기업들이 포함된다면 프리보드시장에 기관투자자의 참여는 당연히 기대된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다른 차이는 프리보드시장이 금융협회가 운영하는 것과 달리 중소기업전용시장이 한국거래소시장에 개설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프리보드시장에 허용되지 않고 있는 경쟁매매제도가 중소기업전용시장에는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유추가 가능하다고 본다.

장외시장이든 장내시장이든 자본시장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인프라는 시장에 의한 감시체계와 가격신호에 의한 시장규율이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시장에 제공되는 정보의 양과 질이 우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장에 제공되는 정보가 충분해야만 이질적인 투자자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가격에 반영되어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프리보드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근본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더 나아가 현재 코스닥시장의 정체도 정보의 양과 질의 부족에 있듯이 정부가 구상하는 중소기업전용시장도 이를 극복하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보드시장의 거래부진 등을 이유로 새로 설립하려는 중소기업전용시장이 과연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조달을 원활히 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생적인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시장개설을 통해서 코스닥시장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는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우량한 중소벤처기업이 프리보드시장을 꺼리는 이유가 중소기업전용시장에도 그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데에 기인한다. 이런 추론은 투자자금회수가 절실한 모태펀드와 달리 투자벤처기업입장에서는 일정 기간이 지나 코스닥과 같은 시장에 상장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프리보드시장에서와 같이 가격할인이 심한 중소기업전용시장을 회피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데에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증권시장의 개설에 따른 시장거래 제도의 설계 시에는 시장안정화, 유동성의 제고, 그리고 효율적인 가격발견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장은 이러한 목적달성을 위한 제도설계는 물론 앞서 언급한 시장에 전달되는 정보와 질이 우수한 인프라를 기본으로 한다. 정부가 구상하는 중소기업전용시장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벤처기업은 업력이 짧고 기장능력이 취약함에 따라 정보의 비대칭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시장에서 유동성제고, 가격안정화, 효율적인 가격발견은 매우 제한될 수 있다. 이런 정보비대칭 문제 해결의 한 예는 영국 AIM시장을 둘 수 있다. 동 시장에서는 거래기업별로 증권회사로 하여금 지정자문사를 두도록 하고 있으며 증권회사가 지정자문사를 철회하는 경우 해당기업의 AIM 거래가 중단되고 궁극적으로 거래기업이 퇴출되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보기엔 정보비대칭성이 높은 시장이 한국거래소 내에 개설되든 다른 곳에서 운영되던 간 운용주체의 차이는 중소벤처기업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한 예로 과거 장외시장으로 있었을 때의 코스닥시장이 지금의 장내시장보다 오히려 역동적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시장운용주체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중소벤처기업에 내재하는 정보비대칭이 해소될 수 있는 시장구조의 마련이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 거래시장엔 절실히 요구된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런 시장작동요건이 구비되지 않는 시장이라면 그것이 프리보드시장 또는 중소기업전용시장 어느 형태든 간에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조달시장으로서의 역할이 요원하다는 필자의 생각은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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