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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어십’을 제안하며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1-11 21:16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지난해 9월, 저는 이 칼럼난을 통해 ‘통섭형 인재와 김병만’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은(미래까지 통칭하여) ‘융·복합, 통섭의 시대’이기에 그에 걸맞은 ‘통섭형 인재’가 돼야한다”고 말입니다.

저의 말 때문은 결코 아니지만, 요즘 내로라하는 기업마다 또는 논자들마다 통섭형 인재를 양성하자고 열을 올립니다. 쉽게 뜨거워지는 냄비기질이 여실히 드러나는 셈입니다.

‘통섭형 인재’란 인문과 자연과학 등, 2개 이상의 학문 분야를 넘나드는 인재를 말합니다. 그러나 한번 곰곰이 생각해봅시다. 모든 기업에 과연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일까요? 아니,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그런 인재가 하루아침에 육성됩니까?

◇ Best People, Right People

<학식이 풍부한 어느 철학자가 강을 건너기 위해 나룻배를 탔다. 그가 노를 짓고 있는 뱃사공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깔보듯이 물었다. 철학을 배워봤냐고. 뱃사공이 머리를 가로 저었다. “한심한 사람이군. 자네는 인생의 3분의 1을 헛살은 것이야. 그렇다면 문학에 대해서는 공부를 했나?” 철학자의 말이다. 역시 뱃사공은 배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철학자는 뱃사공에게 인생의 3분의 2를 헛산 것이라고 훈계하듯 말했다. 그런데 나룻배가 강의 중간쯤을 건너갈 무렵, 갑자기 배에 물이 차면서 가라앉으려는 것이 아닌가. 목숨의 위험을 느낀 철학자가 겁에 질려 허둥대자 뱃사공이 그에게 물었다. “선생님, 혹시 헤엄은 배우셨나요?” 철학자가 수영을 배운 적이 없다고 하자 뱃사공이 말했다. “선생님은 인생 전체를 헛사셨군요.”>

이 우화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위기에 처한 배안에서 풍부한 학식이란 별 소용이 없습니다. 즉,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란 학문적, 이론적으로 말하는 인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회사의 형편에 맞는 사람이 가장 좋은 인재임을 이 우화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업에는 ‘베스트 피플(Best People)’이 아니라 ‘라이트 피플(Right People)’이 다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해박한 사람이라면 베스트 피플입니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 라이트 피플이 좋습니다. ‘라이트’란 가장 알맞은, 상태가 좋은, 제대로 된, 적절한 등등의 의미를 갖습니다. 다시 말해서 회사는 동서고금을 꿰뚫는 지상최고의 인재를 원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형편에 적합한 사람을 원합니다.

강의를 하러 갔다가 경기도의 우량한 중소기업 CEO를 만났을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기네 회사에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Ivy League : 미국 북동부에 있는 8개의 최고 명문대학교)출신이 입사지원을 했답니다. 지원자로서는 당연히 합격할 것으로 자신했겠지만 회사로서는 숙의 끝에 불합격을 결정했습니다.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그렇게 스펙이 좋은 사람은 그 회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황당합니까? 그러나 그 결정은 일리 있습니다. 회사에 적합하지 못한 사람은 어쩔 수없이 적응하지 못하고 조기에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우수한 인재로서의 조건을 다 갖추었더라도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우수함’이 회사의 분위기를 해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그 회사의 입장에서 결코 인재가 못됩니다. 그러기에 입사를 불허한 것입니다. 조직의 입장, CEO의 관점에서는 뭐니 뭐니 해도 일잘 하는 사람이 최고입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맡기든 간에 그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 아니 그럴 수 있는 정신자세, 마음가짐,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제일입니다.

저는 이것을 ‘전천후 요격기의 멀티(Multi) 역량’이라 합니다. 어떠한 기상 조건과 상황의 여건에도 불구하고 명령을 이행하는 ‘전천후 요격기’ 같은 역량과 기질, 정신상태가 기업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통섭형 인재의 으뜸조건인 창의성도 바로 그것에서 나옵니다.

◇ 이제는 ‘멀티어십’이다

궁리 끝에 저는 그것을 ‘멀티어십’이라는 한마디로 압축하여 신조어를 만들었습니다. 영어로는 ‘Multiership’입니다. 물론 사전에 없는 용어이지만 어휘의 구성을 보면 어떤 의미인지 짐작이 될 것입니다. 멀티어십은 종적(縱的)으로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횡적(橫的)으로는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를 융·복합(통섭)한 것입니다.

감히 말하건대, 저는 새로운 시대에 직장인들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목표와 가치로서 ‘멀티어십’을 제안합니다. 이것은 변화무쌍하고 다변화된 통섭의 시대에 직장인들이 갖추어야할 새로운 모럴이요 패러다임입니다. 이 용어는 특허청에 등록을 신청했으며 그 이론을 지난 12월에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멀티어십의 이론과 교육프로그램을 미국으로까지 수출할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2012년을 맞아,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제대로 잘 해내는 멀티 역량을 갖추시고, 아무쪼록 멀티어십을 최대한 발휘하는 탁월한 창의적 인재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것이 회사로부터 사랑받는 최선의 지름길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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