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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대란의 재발을 막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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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1-01 23:31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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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대란의 재발을 막자
신용의 상징인 신용카드가 신용불량자 양산카드 돼선 안 돼

직불카드나 체크카드 장려하고 폰지스킴식 금융부실 막아야

내년부터 만 20세가 넘고 신용상태가 6등급 이상인 사람만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발급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어서 무분별한 카드 사용을 억제하고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1960년대에 미국에서 신용카드가 도입되면서 이것을 소지하는 것은 일종의 신분의 상징이었다. 그만큼 신용카드는 신용도가 높은 사람에게만 허용된 결제수단이었다.

그 후 신용카드의 보급은 세계적으로 점차 확대되었다. 그렇더라도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신용상태가 좋아야 한다.

요즈음 우리나라의 신용카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용카드를 남발해서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카드사의 경영부실이 금융위기를 초래하기 일쑤다. 실제로 2000년-2002년은 신용카드 “남발시대”였다면 2003년-2004년은 “카드대란“ 시대였다. 카드사들은 판촉경쟁을 벌이면서 미성년자, 학생, 실업자 등을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신용카드가 신용불량카드가 되고 은행거래가 어려운 서민들의 급전조달 수단 및 신용불량자의 “돌려막기” 수단이 된 것은 이때부터다.

신용카드는 소지자에게 일정한도까지 무담보, 무보증 대출을 허용하는 결제수단이다. 따라서 신용카드가 신용상태가 좋은 고객에게 발급되면 금융편의와 신용거래가 확대되지만 신불자에게 발급될 경우 신용카드의 부실화가 금융위기를 초래한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과거 저축은행이 취급해온 소액신용대출인데 3백만 원 한도에 무보증, 무담보 대출이다. 신청만하면 서민들에게 무조건 신용대출이 나간다. 그 결과 당시에 60% 이상이 연체 내지 부실화되어서 저축은행의 경영악화 요인이 되었다. 신용상태가 불확실한 사람에게 신용대출을 해주어서는 안 된다는 경제논리를 무시하고 정부는 왜 신용카드의 남발을 장려했으며 카드사는 왜 무분별한 카드발급으로 화답했을까

당시에 ‘국민의 정부’는 IMF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를 해소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신용카드사용을 장려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은 통화증발, 재정지출 등 거시경제정책으로 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용카드를 이런 목적에 활용했다면 대단한 정책혁신이라고 하겠다. 사실상 DJ정권은 신용카드 남발을 통해서 신용의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서민 및 신용불량자에게 발급했다. 신용카드의 대중화(大衆化)를 추구한 것이다. 신용카드는 더 이상 결제제도라기 보다 서민에게 베푸는 일종의 복지혜택 내지 분배정책수단이었던 것 같다.

그 결과 대규모 신용카드 부실화와 신용불량자의 양산을 초래했다. 신불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신용사면 등 잦은 신불자 구제조치를 마련했다. 일부 신불자들 간에는 부채상환 노력을 아예 포기하거나 거부하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다.

한편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신용카드 남발은 과당경쟁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2001년을 전후해서 카드발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는데 이것은 거리모집과 깊은 관계가 있다. 한 개의 신용카드가 무분별하게 발급될 경우 이에 따르는 카드사용금액이 연체되고 부실자산이 되는 데에는 적어도 6개월이 걸린다.

그동안에 또 몇 장의 카드를 발급하면 카드사는 부실여신 비율이 악화되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 이런 조작이 계속되는 동안 신용카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신불자도 양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카드발급은 무제한 늘어날 수 없고 부실여신은 눈 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카드사의 경영부실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은 전형적인 폰지.스킴(Ponzi scheme) 즉 다단계식 사기수법의 일종이다. 현재 발급된 국내 신용카드 수는 1억2000만장으로 경제활동인구 1인당 5장 꼴이며 가계부채는 1000조원에 이른다.

신용카드 남발을 막고 대신 직불카드나 체크카드 사용을 장려하면 무분별한 신용카드사용과 가계부채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물론 저신용 서민들이 고금리 대부업체로 몰리거나 신용불량자가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경제논리를 무시하고 정부가 금융시장에 개입하면 언제라도 금융위기는 재발할 우려가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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