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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유로존을 탈퇴할 것인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2-11 22:28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그리스는 유로존을 탈퇴할 것인가
탈퇴하면 환율평가절하로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개선이 훨씬 용이

지원을 반대하는 정치적 부담과 자구노력없는 재정통합도 걸림돌

지난달 영국의 저명한 경제신문, “이코노미스트”는 독자들에게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EU 17개국)을 탈퇴하고 그리스의 독자적인 통화로 복귀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문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가령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국내총생산(GDP)은 대폭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은 과열되며 금융시장은 무너져버릴 것이다. 또한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유럽연합(EU)으로 전염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요즘엔 그리스 뿐 아니라 유로존 안팎에서 그런 가능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버드대학의 마틴 펠드스타인(Martin Feldstein)교수는 그리스가 결국 국가 부도(디폴트)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의 채무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유로존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고, 유로존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유로화(貨)와 유로존에 대해 1999년 출범당시 부터 회의적 견해를 가져왔다. 유로(euro)화는 출범한지 이미 12년이 되었다. 그동안 어느 정도 성공도 거두었다.

그러나 이번 남유럽의 재정위기를 유로화가 극복할 수 있을지 매우 주목된다. 문제의 핵심은 PIGS(포르트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방만한 재정지출이 감당키 어려운 국가부채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출을 줄여야 한다. 긴축정책은 심각한 불경기와 실업을 증대시켜서 고통스럽다. 게다가 이들 국가들이 단일통화(euro)로 묶여있기 때문에 각국경제의 특수 상황에 알맞은 통화정책 및 환율조정이 불가능하다.

그리스는 EU와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재정적자를 4년 내에 GDP의 14%에서 4%로 대폭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 지원조건을 제대로 이행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려면 정부지출을 줄이고 세금은 늘려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GDP가 축소되면 오히려 세금은 덜 걷히고 복지후생 지출은 늘어나서 재정긴축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나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그리스는 유로화가 아닌 독자적인 화폐와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다. 환율을 평가절하해서 적자문제를 훨씬 용이하게 해결할 수 있다.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여 경상수지를 개선할 수 있다. 생산과 소득을 늘려서 재정지출 감축과 세수증대에 따르는 어려움을 줄일 수도 있다. 1997년 동(東)아시아 금융위기 때 한국은 대폭적인 평가절하를 통해서 경상수지 적자를 단기간에 해결하고 경기를 회복하면서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느냐는 결정은 경제적 비용-혜택 계산에 못지않게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다. 일부 정치권이나 유권자들은 유로존에 남기 위한 부채감축 조건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에 이를 탈퇴하기를 원할 수도 있다. 그리스 자신은 탈퇴를 원치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재정적자와 경상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리스를 유로존의 채권국들이 지원하지 않고 퇴출을 종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왜 다른 나라의 빚을 우리가 대신 떠맡느냐”는 반대여론이 거세다. 상황은 그리스 뿐 아니라 포르트갈, 이태리 등도 비슷하다. 현재로서는 PIGS국가 재정이 건전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재정위기에 처한 나라들은 유로존을 이탈하거나 이런 움직임이 확대되어 유로존과 유로화 전체가 위기에 빠질지도 모른다. 결국 몇몇 나라들은 머지않은 장래에 유로존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의 탈퇴가 전염병처럼 다른 회원국들에 파급된다면 유로존은 지속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EU의 재정을 아예 통합하자는 주장이나 정치적으로 보다 중앙집권적인 체제를 갖자는 논의도 있지만 자구노력 없이는 백약이 무효다. 그런 주장 자체가 각국의 더 큰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 단기적 고통이 따르겠지만 정치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 복지로 비대해진 공공부문도 축소하고 정치, 경제, 사회 각 부문의 구조조정도 해야 마땅하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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