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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社 저가수주 공세 ‘어쩌나’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1-30 21:19

신규 신탁물건 수주 위해 약정보수 덤핑 과열
전업사들, 매출액 ‘증가’ 반면 순이익 ‘반토막’

부동산신탁社 저가수주 공세 ‘어쩌나’
최근 부동산신탁 전업사를 중심으로 신규 수주를 위한 저가 수수료 공세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등 부동산신탁시장이 갈수록 혼탁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부동산신탁회사를 통한 사업개발이 늘어나면서 시장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신규 수주를 위한 저가 덤핑경쟁 과열 등으로 수익성은 되레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은행, 증권, 보험 등 겸영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건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이들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 부동산신탁 전업사들 덩치만 커졌다 ‘왜’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막히면서 부동산신탁이 주택 개발의 안전판으로 활용되면서 신탁회사들이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1년 상반기 기준으로 56개 신탁회사(겸영사 45개, 부동산신탁 전업사 11개)의 총 수탁액은 390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370조700억원)에 비해 24조 8000억원(6.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57개 신탁회사 가운데 증권사가 21개로 가장 많고, 은행 20개사, 보험 5개사이며, 부동산신탁 전업사도 11개사가 영업하고 있다. 전체 수탁고 가운데 은행이 전체의 41.9%(165조7000억원)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부동산신탁 전업사 39.0%(154조4000억원), 증권사 18.9%(74조7000억원), 보험사 0.2%(7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중 증권사는 지난해 말에 비해 18.4%(11조6000억원) 증가했고, 부동산신탁 전업사도 8.7%(12조3000억원) 늘었다. 신탁재산별로는 금전신탁이 151조7000억원(38.4%), 재산신탁이 243조7000억원(61.6%)으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9.2%, 5.2% 증가했다. 또 신탁회사들의 신탁보수는 총 3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2678억원에 비해 15.7%(420억원) 늘었다.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는 영업규모 확대에 따라 신탁보수가 각각 346억원(21.1%), 38억원(13.6%), 1억원(33.3%)씩 증가했다. 반면 부동산신탁 전업사는 담보신탁 수탁고 증가에 주로 기인해 신탁보수가 불과 36억원(4.8%)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순이익은 한국토지신탁을 제외한 대부분은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 관리형 토지신탁·담보신탁 등 약정보수 덤핑공세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저가 수주에 따른 영향이 크다. 실제 한국토지신탁을 제외한 대한토지신탁, 생보부동산신탁, KB부동산신탁, 한국자산신탁, 하나다올신탁, 코람코자산신탁, 아시아신탁, 국제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 10개 부동산신탁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1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32억원에 비해 230억원이나 줄었다. <본지 5월 31일자 ‘부동산신탁시장 불황의 늪 깊다’ 기사참조>

다만 최근 2대주주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내년 2월까지 보유지분 전량(31.3%)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한국토지신탁은 토지신탁 수주실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340억원 급증했다. 〈그래픽 참조〉

하지만 대부분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저축은행들의 PF대출 부진 등으로 담보신탁 신규 수주가 감소한데다, 주택분양 계약자들의 대금 결제 지연 등으로 사업계획에 차질을 빚으면서 시공 및 시행사로부터 대리사무의 약정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해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또한 부동산 건설경기 부진 등으로 신규 수주물량이 감소하면서 이를 수주하기 위한 부동산신탁사간 경쟁은 과열되면서 신규 수주를 위한 약정보수 수수료 덤핑경쟁도 영향을 미쳤다.

A 부동산신탁회사 CEO는 “최근 부동산신탁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신규 수주를 위한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수수료 덤핑 경쟁이 지속되면 덩치가 작은 신규 중소형 전업사들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신탁 상품 가운데 리스크부담이 적은 담보신탁의 경우 신설 신탁회사 증가에 따른 과열 혼탁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아울러 관리형 토지신탁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사실 요즘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시행사에 PF조건으로 신탁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금융기관 입장에서 신탁사가 체계적으로 개발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 덕분에 기존에 신설 중소형 부동산신탁 전업사까지 관리형 토지신탁 영업 확대에 나서면서 약정보수 덤핑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부동산신탁 전업사 한 CEO는 “새로운 경쟁업체가 생겨나면서 결국 살아남기 위해 이익도 남지 않는 수수료 덤핑경쟁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곧 업계가 공멸할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골몰

이에 따라 부동산신탁 전업사 일각에서 업계의 공멸을 막기 위해서는 전문화와 특수화로 차별화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일부 부동산신탁 전업사가 우량 건설사와 관리형 개발신탁 형식으로 시행사의 역할을 대신해 수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관리형 개발신탁 사업이 보급화 된다면 안정적인 수익기반에 도움이 될 것. 아울러 도시 재개발, 재건축 사업도 부동산 신탁사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주요 시장 중에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부동산 신탁사의 진출에 대한 논의는 과거부터 진행되어 왔으나, 현시점에서 사업관계자의 이해관계, 법률적인 한계로 인해 부동산신탁사가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내년 7월부터 조합신탁 재산의 재신탁이 가능해지면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재개발·재건축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계열 某 부동산신탁 대표이사는 “업계가 내년 7월 개정 신탁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재개발재건축 관련 신탁상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며 “기존 상품 중 ‘개발신탁’이나 ‘관리형 토지신탁’의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KB부동산신탁과 하나다올신탁 등 은행계열 신탁사들은 든든한 ‘실탄’과 공신력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대부분의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지지부진한 채 표류하는 것은 시공사 또는 영세 정비사업전문업체로부터 초기 사업자금을 조달하면서 부조리와 유착이 빈번하기 때문”이라며 “신탁사를 활용하면 관리 운용이 투명해 사업진행이 원활하다”고 말했다. 김종서 하나다올신탁 사업개발팀 부장도 “조합방식의 경우 추진위 과당경쟁, 각종 이권개입, 시공사 자금 조달로 인해 사업비용이 급증한다”면서 “신탁방식은 시공사에 단순 도급을 주기 때문에 공사비를 절감하고 조합원 이익을 증가시킨다”고 강조했다.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등 등 개발신탁 경력이 오래된 부동산신탁 전업사 역시 시공사와 소유주(조합원)간 이해관계 조율에 경험이 풍부한 점을 앞세워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탁회사들의 정비사업시장 진입이 적잖은 환경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재개발재건축시장이 계속 침체하거나 신탁보수에 비해 이들이 조합 이해관계자에 제공하는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찻잔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시장이 부동산 경기침체 및 신규 경쟁자 증가 등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신탁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또한 업계 전체적으로 신탁제도의 효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상반기 신탁회사 수탁고 추이 〉
                                                                    (단위 : 조원)
* 분양관리신탁 수탁고는 관리신탁 수탁고에 합산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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