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대한·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는 물론 동양생명 등 중견 보험사들 역시 스마트폰 어플을 개발해, 영업·고객관리 및 홍보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기존에는 많은 시간과 단계가 필요했던 부분들을 간편화 해 현장에서 바로 보험가입내역 조회, 보험사고 접수 등이 가능해졌다.
또 그동안 설계사들이 계약을 위해 필요한 서류들을 무겁게 들고 다니는 일도 사라졌다. 단순히 계약체결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부족한 설계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측면에서도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 강의 영상을 시청하거나 새로운 자료들을 바로바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보험영업이 결국은 고객과 대면하는 설계사들의 역량에 달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영업조직의 역량강화 측면에서 이러한 스마트폰 활용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고객들 역시 보험사를 찾아가거나 설계사를 만나야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됐다. 자신의 계약정보 조회나 보험료 납입, 보험계약대출 등도 스마트 폰을 통해 가능하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의 경우 이미 지난해 영업현장에서 스마트 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8월 ‘영업지원 어플리캐이션’을 도입해 설계사들이 고객의 계약조회나 컨설팅 시 필요한 보장분석 결과, 가입설계 조회 등을 할 수 있으며, e-book을 통한 임직원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은 스마트 폰을 통해 자신의 계약사항 조회(보험료 납입내역, 보험계약 대출 내역 등), 보험료 납입 및 보험계약 대출이 가능하다.
대한생명은 지난해 10월 영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상품설명과 청약까지 원스톱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제공했다. 더불어 설계사들의 교육콘텐츠를 강화해 보험, 투자, 은퇴, 세무 등 다양한 재무설계 동영상 강의나 금융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한 정보 제공, 우수 FP(재무설계사) 활동 노하우 등도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 역시 올해 1월 ‘교보생명 모바일창구’를 오픈하고 고객들이 자신의 계약내용 조회, 보험료 입금, 보험계약대출 등의 업무를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동양생명은 영업현장의 요구에 따라 설계사들의 영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콘텐츠 중심의 어플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자체 교육지원 방송센터를 확장하고 라이브 생방송 시스템을 도입해 교육, 포럼 등에 참석하지 못한 임직원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제공하고 있는 금융 교육 콘텐츠를 매주 2회 방영함으로써 설계사들의 스마트폰을 통한 셀프 트레이닝이 정착단계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업조직은 이러한 스마트폰 활용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생명도 지난 4월 스마트창구를 오픈하고 보험상품 안내 등의 부가서비스 제공을 시작으로 계약자가 보험계약 조회, 보험료 입금, 보험계약대출, 분할보험금, 중도인출보험금 출금 등의 제반 업무를 스마트 폰을 이용해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6월 본격적인 서비스 시작 이후 매월 어플 다운로드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10월말 현재 약 1만5000여명이 다운로드했다”고 전했다. 또 “24시간 상시조회가 가능하고 신한카드와 제휴해 S-MORE카드 포인트로 보험료 납입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 사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고객이나 영업조직을 위한 스마트폰 활용도를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손보사들 역시 지난해부터 보험 상담, 자동차사고 신고, 보상처리 등을 현장에서 가능하게 하는 어플 개발에 힘쓰고 있다. 보험 소비자가 직접 보험료를 계산해 가입할 수 있는 다이렉트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적용해 자동차 구입 시 현장에서 바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등 중요 마케팅 전략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보험업계에는 아직 타 업권에 비해 컨텐츠나 어플 등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다.‘보험’이라는 것이 원천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어렵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에 간단하고 쉬운 소통공간을 통해 소비자들이 보험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단순히 자신의 보험계약사항을 조회하고 보험 업무를 보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들이 ‘보험’에 대한 인식을 보다 긍정적이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소통창구가 필요하다는 것. 이에 대해 한 중소보험사 관계자는 “사실 스마트폰의 SNS와 같은 채널이 소비자들에게 쉽고 가볍게 다가갈 수 있겠지만 금융권에게는 민감한 채널”이라며 “SNS의 경우 즉답이 필요한데 그런 민첩한 시스템이 사실상 불가능한 부분이 있어 괜히 오픈했다 아니한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따라서 직접 회사가 운영하는 오피셜한 형태가 아닌 간접적인 지원과 정보를 제공해주는 형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설계사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보험연수원은 내년 중으로 스마트폰 전용 콘텐츠와 운영체제 개발을 계획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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