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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형 인재와 김병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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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09-14 20:36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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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마다 화두가 되는 유행어가 있습니다. 직장인을 기준으로 예를 든다면, ‘벤치마킹’이니 ‘블루오션’이니 하는 것들입니다. 최근에는 ‘소통’이라는 용어가 유행했습니다. 그런 말들이 유행할 때는 여기 저기 그 단어를 집어넣어야 그럴듯한 말이 되고 귀에 들어옵니다. 요즘 들어 부쩍 많이 등장하는 용어를 꼽으라면 ‘융복합’ ‘통섭’이라고 생각합니다. 쩍하면 ‘융합’ ‘복합’을 들먹이고, 입을 열었다하면 ‘통섭’을 말합니다. 그런 용어를 들먹여야 시대흐름에 뒤지지 않고 유식한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 통섭형 인재를 기대하며

현재를 가리켜(또는 미래까지 통칭하여) ‘융복합 시대’ ‘통섭의 시대’라고 합니다. 사회전반에 걸쳐 그런 흐름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융복합 시대’ ‘통섭의 시대’라고 말할 때는 대개가 ‘융합’ ‘복합’ ‘통섭’을 같은 의미로 뭉뚱그려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잘 아는 바와 같이, 깐깐하게 따지면 용어마다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융합’은 ‘하나 이상의 것이 녹아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녹아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것은 화학적 합침입니다. 영어로는 퓨전(fusion) 또는 컨버전스(convergence)로 번역됩니다. 반면에 ‘복합’은 이질적인 요소들을 물리적으로 그냥 묶는 것입니다. 통합과 같은 의미로 영어로는 complex가 됩니다. 예를 들어, 핸드폰에 사진기 기능을 추가하는 것 같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융복합’이라면 화학적·물리적 결합을 뜻하는 것이 됩니다.

‘통섭(通攝)’은 용어자체가 귀에 낯선 것처럼 생경한 단어입니다. 이 말은 미국의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 Wilson)교수의 책 《Consilience》을 최재천 교수가 ‘통섭’이라고 번역함으로써 우리에게 선을 보였습니다. Consilience는 세계 학계·산업계의 주요 화두가 되었고 ‘통섭’은 우리나라를 강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통섭’의 뿌리를 알겠습니까? 정리하자면 ‘통섭’은 ‘융복합’ 즉, 화학적·물리적 결합을 넘어 그것에서 새로운 것이 창조되는 생물학적 합침으로 정의됩니다. 예를 들면 음악, 미술, 공학이 합쳐 ‘미디어아트공학’이 된다든가, 심리학과 경제학이 만나 ‘행동경제학’ 같은 새로운 학문분야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통섭’이 다른 용어와 차이나는 결정적인 요소는 ‘새로운 탄생’, 창조에 있다는 것입니다. 통섭의 시대는 당연히 그에 걸맞은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요즘 ‘통섭형 인재’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통섭형 인재 양성에 팔을 걷었습니다. 심지어 ‘통섭경영’ ‘통섭조직’이라는 말까지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통섭형 인재는 ‘통섭’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인문과 자연과학 등, 2개 이상의 학문 분야를 넘나드는 인재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인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꼽습니다. 그는 잘 알다시피 예술과 과학 등 상호 관련성이 적다고 보이는 분야의 지식들을 모두 통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학문적인 영역을 벗어나 ‘다재다능한 초영역 인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현실화되었습니다.

얼마 전, 어떤 글을 읽다가 통섭형 인재로 개그맨 김병만 씨를 꼽은 것을 봤습니다. 그가 단순한 개그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술과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고 소화하여 새로운 형태의 창조적 개그로 사람들에게 웃음과 아이디어를 준다는 이유에서입니다.‘달인의 개그맨’ 김병만 씨. KBS2 TV 개그콘서트의 최장수 코너인 ‘달인’의 주인공.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어려운 묘기를 보여줌으로써 관객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사람. 그는 학창시절에 콤플렉스가 심했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밝힌 158.7㎝의 작은 키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릴 적부터 꿈꾼 것은 개그맨이었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무작정 상경했습니다. 그는 10여 년 동안 건물 파쇄, 신문배달 등 안 해본 것 없이 지독한 고생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상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그맨에 도전했고 8번 만에 합격했습니다. 말 그대로 7전8기입니다. 그의 개그에는 그동안의 모든 것이 융복합된 듯합니다. 아니 통섭형 개그입니다. 모든 경험이 결합되어 김병만 씨만이 할 수 있는 창조적 개그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개그콘서트 등 그가 출연한 장면을 보면 그의 피나는 노력이 그대로 보입니다. 상경하면서 “개그맨이 못되면 죽어서 내려간다”고 말했던 그이기에 목숨을 걸고 승부를 거는 것 같습니다.

◇ 김병만 씨가 주는 교훈

지난 6월에 방송된 SBS TV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에서는 발목 인대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혼신을 다해 피겨 스케이팅으로 찰리 채플린을 연기하였는데, 그 장면은 시청자는 물론 심사위원들까지 눈물짓게 한 감동으로 기억됩니다. 그럼으로써 그는 ‘진정한 달인’이라는 칭호가 덧붙여졌다. 김병만 씨를 보면서 우리 모두 ‘통섭형 인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말하면 까마득한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김병만 씨라면 왠지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습니까? 아무쪼록 당신의 분야에서 달인이 되어 시대에 걸맞은 인재가 되길 바랍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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