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한국투자자보호재단] 투자시장엔 왜 소비자發 정보 없나?

관리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11-06-01 22:25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2009년 7월 6일, 전 세계 사람들이 동영상을 공유하는 ‘유투브’에 한 음악가의 자작곡이 올라왔다. 제목은 “United Breaks Guitars”. 내용인즉 United Airline이 기타를 망가뜨려놓고 1년 동안 책임 소관을 미루는 등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결국 배상이 안 된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 동영상이 게재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며 순식간에 조회 수가 1000만에 이르렀다. 결국 여론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United Airline은 음악가에게 배상을 제안했다.

1. 소비자, 이제는 정보발신자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 인터넷, Blog, SNS(Social Network Service), CGM(Customer Generated Media) 등의 발달로 소비자간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과거 수동적으로 정보를 수용하던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정보 생산 주체로 바뀌고 있다. 상품 정보를 수집하여 품질, 가격, 장단점 등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하는 것은 물론 사용 후기, 불편사항까지 상세히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댓글이나 SNS를 통해 질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적극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고 궁금한 사항을 올리면 준전문가적 수준의 답변을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네티즌도 많다.

최근 국내의 한 아티스트가 추진하고 있는 “오픈소스(Open-Source) 인공위성 프로젝트”는 일반 개인들의 정보발신력의 수준이 상상을 초월하는 단계에 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개인도 인공위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인공위성 제작 과정을 인터넷에 게재중이다.

2. 소비자發 정보의 황무지, 금융투자상품

그런데 소비자들이 생산하는 정보를 찾기 힘든 상품이 있다. 바로 금융투자상품. 적립식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투자상품을 활용하는 사람은 대폭 늘었지만 소비자들의 투자상품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은 함께 축적되지 않고 있다. 시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에 관한 정보는 순수한 소비자發 정보가 아니며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핵심정보는 쏙 빠져있고 자세한 사항은 OO재무설계사인 자신이나 자기가 소속한 회사에 상담하라면서 끝을 맺는 ‘낚시형’이다. 두 번째 유형은 특정 금융회사가 홈페이지와 별도로 운용하는 블로그나 까페로 ‘광고형’이다. 이런 판매자 주도적인 정보는 은연중에 소비자의 선택을 왜곡한다.

3. 소비자發 정보의 기능과 투자시장에서의 필요성

(1) 소비자發 정보의 기능

원래 소비자發 정보는 크게 두 가지 기능을 하는데 첫 번째가 합리적인 상품선택을 위한 정보제공의 역할이다.

최근 다른 소비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이나 구매후기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단계로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바뀌고 있다. 소비자發 정보원의 대표격인 블로그에 대해 조사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블로그로 인해 합리적인 구매계획 및 정보탐색이 가능해지고 구매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이 상당수이다.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을 토대로 한 소비자 시각의 정보여서 신뢰가 가고 상당히 유용하다는 반응이다.

두 번째 기능은 시장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소비자發 정보에는 소비자가 기업 혹은 정부를 상대로 직접 제기하는 불만이나 요구사항도 포함된다. 어떤 기업의 사장은 민원을 살피면 기업이 나아갈 방향이 보이기 때문에 매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제일 먼저 ‘고객 민원’을 확인한다고 한다.

1980년대 4백만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소비자 수요 파악에 실패한 코카콜라 사례를 기억할 것이다. 코카콜라는 당시 20만 명을 대상으로 시음 조사를 하여 펩시와 Old-Coke보다 맛있다고 평가된 New-Coke을 출시하고 Old-Coke의 생산을 중단하였다.

그러자 소비자들은 엄청나게 분노하였고 Old-Coke을 재판매하라는 불만과 민원이 쏟아졌다. 코카콜라 경영진은 민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3개월 만에 Old-Coke을 다시 생산하는 결단을 내렸다. 코카콜라는 그 뒤 폭발적인 성장일로를 걷게 된다. 여기에서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 첫째, 사전에 소비자의 수요를 관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는 것과 둘째, 민원에 귀 기울이는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사실 시장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 흔히 까다롭고 민감하다는 평을 듣는 사람들 때문에 발전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점들을 계속 보완하면서 상품과 서비스는 개선된다.

(2) 투자시장에서의 필요성

투자시장에 소비자發 정보가 없다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합리적인 상품 선택을 위한 정보 제공’과 ‘시장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상품은 그 어떤 상품보다 두 가지가 절실하다. 의료서비스는 금융투자상품과 마찬가지로 구매시 좋은지 나쁜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그야말로 신뢰에 의존하는 상품이다. 병원의 준비된 자료나 의사의 경력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어디에서 우수한 의료서비스 제공하는지 알 수 없다. 물론 병원 구비 시설 등의 객관적인 정보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그 무엇보다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것은 다른 소비자들이 내린 평판이다. 현재 의료서비스에 대한 정보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어느 정도 교류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평가, 의견, 불만사항, 혹은 주의사항 등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투자시장에도 소비자들의 ‘평판’이 형성되어야 한다. 특정 금융투자상품의 우수성은 상품 자체에도 영향을 받지만 판매단계에서의 적합성(Matching)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재무상황, 투자자금 규모, 투자기간, 시기 등 투자자의 개별적인 요인과 상품의 특성이 잘 어우러져야 제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규격화된 일반상품과 같은 관점에서 금융투자상품에 접근하고 있어 소비자 정보 생산이 지연되는 것이다. 투자상품은 다른 상품에 비해 정보비대칭성이 심하고 경제의 다양한 요인에 따라 그 성과가 달라진다. 때문에 상품 자체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섣불리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자신이 판매 단계에서 경험한 판매회사의 서비스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충분히 정보를 공유하고 평가할 수 있으며 이런 상호작용을 통해 금융회사에 대한 평판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런 소비자發 정보가 다른 투자자의 합리적 선택은 물론 시장 발전에 긍정적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4. 고감도 투자자 양성 및 지원

고감도 투자자란 다른 투자자보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고도로 민감하여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발신하는 일부 투자자를 지칭한다. 사실 다른 영역에서도 소비자發 정보는 적극적이고 민감한 일부 소비자들에 의해 생성되며 이 정보가 다른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어 확산되는 형태를 띤다. 투자 영역도 이와 같이 정보의 거점이 되는 고감도 투자자를 양성 및 지원한다면 소비자 시각의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생성 및 확산될 수 있다. 또한 이들이 생성하는 정보를 접하면서 투자자들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접근방식도 서서히 바뀌어 나갈 것이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이런 견지에서 고감도투자자를 양성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투자자보호를 위한 한 방편으로 다양한 투자자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일방적인 강의, 자료제공의 형식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발달된 디지털 기술과 투자자 간의 자발적인 정보 교류의 힘을 활용한다면 그 어떤 투자자교육보다 효과있는 투자자보호 대책이 될 것이다.



관리자 기자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