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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대형IB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2-13 21:29

금융위원회 김석동 위원장

[포커스] “대형IB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자본시장법 리모델링으로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경쟁과 혁신 등 시너지로 자본시장 업그레이드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정책통이다. 카드사태 등 굵직굵직한 금융현안을 해결하는 리더십도 발휘했다.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면 제 역할도 다하겠다”는 게 그의 정책철학이다. 때문에 자본시장법 시행 2주년을 맞는 요즘 산적한 현안에 김 위원장이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자본시장법 시행 2년 금융산업 양과 질 개선

“자본시장법 시행의 목표를 명확히 하겠다”.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시행 2주년을 맞은 자본시장법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대형화, 겸업화에 따른 글로벌경쟁력 강화가 뼈대인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규모가 늘고 시행목적에 맞는 질적인 측면도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의 경우 증권사 54개→62개로, 자산운용사 63개→80개, 자문사 92개→135개로 늘은 반면 이 과정에서 증권, 선물의 겸영이 촉진되어 현재 선물회사는 9개사로 08말에 대비 5개사 줄었다. 외형면에서도 증시의 시가총액도 약 600조원에서 약 1300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 해외자본의 유입이 촉진됐다는 판단이다. 이밖에도 IPO 및 유상증자를 통해 연평균 200개 이상의 기업에게 10조원 수준의 자금을 공급하는 등 자본시장이 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젓줄역할도 한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금융투자상품 포괄주의 원칙 아래 상품다양화를 꾀해 ELS, ETF, 랩 등 다양한 투자수요도 반영했다. 메뉴를 늘리며 금융투자상품 판매시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등 선진적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다. 그는 “자본시장법은 금융산업과 시장의 혁신을 촉진함으로써 우리 자본시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경쟁과 혁신을 통한 금융투자산업의 활성화, 금융시장을 통한 실물경제 지원 기능 강화 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 제정취지에 충실히 정책을 집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위기에 따른 규제로 자본시장법 취지 퇴색

규모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금융시스템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자본시장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 따른 각종 규제로 본래의 취지가 퇴색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업종간 기능통합이 아닌 숫자상의 단순통합에 머물러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자본시장법의 본질은 기능별 통합법으로 금융관련 법률을 단순 통합한 채 은행, 보험 등을 합치는 것은 단순 더하기에 불과하므로 의미가 없다”며 “이제 시장도 안정되고 체력도 갖췄으므로 본래 추구했던 본연의 목표와 방향을 향해 진일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자통법 전체를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을 규제로 자꾸 묶다보니 IB가 위축된 것도 아쉬움이다. 한국형 IB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으나 금융권이 금융위기 대응을 위한 규제에 막히다보니 IB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돈벌기 쉬운 수수료경쟁에 나서는 등 보수화, 안정화 경향이 심해졌다는 것. 이러다보니 원전 등 세계적 프로젝트에 한국기업이 유력후보로 이름을 올리더라도 대형IB부재에 따른 파이낸싱 문제로 그 문턱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때문에 그의 시각에선 자본시장법 취지를 살리는 대형IB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IB(투자은행)가 장미빛 이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금융 사이의 원활한 자금공급으로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보약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투자은행의 활성화는 대규모 해외사업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인 혁신형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risk capital)의 중개 기능지원 차원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전제한 뒤 “앞으로 추가적인 제도 혁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과 병행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Action Plan도 차분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형IB 육성 공공, 민간부문간 시너지 중요

김 위원장은 글로벌 IB육성을 위한 액션플랜으론 3P(Public, Private, PEF)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먼저 공공부문(Public Sector)은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재편을 통한 대형화 및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출입은행은 재정부, 보험공사는 지경부 소속이나 대형IB육성이라는 대의를 위해 이같은 대형화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부문(Private Sector)은 자금 조달·중개·공급 등 금융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는 글로벌 IB 수준의 대형 국내 금융회사 탄생이 필요하다. 특히 대형IB탄생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우리금융지주 매각도 이같은 대형화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세계적 프로젝트에 파이낸싱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느리게 하면 안된다”며 “우리금융 민영화도 속도가 중요하다는 맥락에서 우투증권 분리 논의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경제에 포지티브하게 작동하는게 중요한데, 우리지주 매각 문제도 이런 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연기금과 PEF뿐만 아니라 연기금의 역할을 넓혀 대형IB를 전후방에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형 헤지펀드 허용, 업계의 과당경쟁엔 브레이크

아울러 김석동 위원장은 금융투자업계의 구조개편을 촉진하는 한편, 한국형 헤지펀드같은 신상품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자본시장법 제정 당시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대형사와 특정분야에 전문화된 중소형사가 출현해 자본시장의 활력과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 법의 취지와 달리 대부분의 회사가 여전히 위탁매매, IPO 등 동일한 분야에서 저가 출혈경쟁으로 변질됐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업계 자본을 효율적이고 집약적으로 활용하려는 맞춤형 특화, 전문증권사를 유도하고 관련 법의 재정비로 이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각종 규제에 막혀 사실상 답보상태인 헤지펀드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 사모펀드가 국내에 투자하는 데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반면 국내 사모펀드 규제체계는 해외에 비해 까다롭고 복잡해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그는 “해외 사모펀드가 국내에 투자하는 데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법상 규제(역차별)로 인해 국내에 등록을 꺼리는 상황”이라며 “특히, 현행법상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체계가 지나치게 복잡하여, 자유롭고 창의적인 펀드 운영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 투자전략의 핵심적 요소인 자산운용의 자율성은 대폭 높이고, 최근의 국제적 논의 동향을 감안, 펀드설립 사전 등록 및 보고의무 등 필요한 감독체제도 함께 정비하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할 것도 밝혔다. 김석동 위원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금융정책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책통이다. 행시 23회로 95년 재정경제원 금융부동산실명제실시단 총괄반장ㆍ부동산반장을 맡은 뒤 초고속승진을 거듭해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과장, 감독정책1국장을 거쳐 2004년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재경부 차관보, 금감위 부위원장으로 올랐으며 2007년에는 재정경제부 1차관으로 임명된 뒤 올해부터 금융위원회 수장으로 임명됐다.

한편 김위원장은 자문형랩 등 과열경쟁에 대해선 교통정리를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실제 민간은 잘되는 사업이라면 트랜드에 따라 동네축구하듯이 몰려다닌다”며 “최근 퇴직연금이나 자문형랩 등에서의 과당경쟁은 매우 실망스러운데, 삼성전자같은 초우량기업을 금융산업에서도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학 력 〉

- 1972년 서울 경기고졸

- 1978년 서울대 경영학과졸

〈 경 력 〉

- 1979년 행정고시 합격(23회)

이후 재무부 이재국, 국제금융국 근무

- 1995년 재정경제원 금융부동산실명제실시단 총괄반장ㆍ부동산반장

- 1997년 同외화자금과장

- 1998년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

- 1999년 同증권제도과장

- 1999년 금융감독위원회 법규총괄과장

- 2000년 同조정총괄담당관

- 2001년 同감독정책과장

- 2001년 同감독정책1국장

- 2004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 2005년 同금융정보분석원장

- 2005년 同차관보

- 2006∼2007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 2007∼2008년 재정경제부 제1차관

- 2008∼2010년 (주)농협경제연구소 대표이사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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