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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들 덩치만 커졌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0-12-26 21:10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수익성 악화
주인 바뀐 한국자산신탁 상대적 선전 ‘눈길’
관리형 토지신탁 등 새로운 먹거리에 기대

고객이 맡긴 부동산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해 이익을 돌려주는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덩치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신규 사업이 대거 중단되면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수주할 수 있는 전체 물량이 급격히 감소한데다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 등으로 순이익 실적은 크게 곤두박질쳤다. 이 처럼 부동신탁사간 경쟁이 치열해져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짐에 따라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내년도 새로운 영역 진출을 모색 중이다.

◇ 실속 없이 파이만 키웠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4일 내놓은 ‘3분기까지 부동산신탁회사 영업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대한토지신탁, 생보부동산신탁, 한국자산신탁, 하나다올신탁, 코람코자산신탁, 아시아신탁, 국제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 11개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9월말까지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수탁고는 137조7000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12조1000억원에 비해 2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관리형 토지신탁이 지난해 동기대비 41.2% 늘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시행사와 시공사 부실로 사업이 좌초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개발사업에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관리형 토지신탁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어 담보신탁은 23.2%, 관리신탁은 21.9%, 처분신탁은 10.8% 등 대부분이 증가했다. 하지만 차입형 토지신탁은 지난해보다 6.7% 줄었다.

금융감독원 자산운용서비스국 상시감시팀 황동욱 팀장은 “전체 수탁고의60% 이상을 차지하던 상위 3개사 KB부동산신탁과 하나다올신탁, 대한토지신탁 등 상위 3사의 수탁고가 전체의 42.8% 등으로 점유율은 다소 감소한 반면 신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비중은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들어 1∼3분기까지 누적 영업수익은 2302억원으로 작년 동기 2657억원에 비해 13.4% 감소했고, 이 기간 당기손익은 703억원 흑자에서 18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신탁 전업사별 순이익은 한국자산신탁이 105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KB부동산신탁(93억원) 하나다올신탁(64억원) 아시아신탁(53억원), 생보부동산신탁(24억원) 등 순이었다. 부동산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절대적인 수치만 가지고 비교를 한다면 과거에 비해 실적이 크게 줄었지만 시장 환경 등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기대한 것 보다는 못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 속에 지난 3월 주인이 바뀐 한국자산신탁은 부동산신탁 전업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105억원)을 실현했다. 이 회사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말쯤 자기자본금이 1000억원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국토지신탁(524억원), 코리아신탁(15억원), 대한토지신탁(14억원) 등 3개사는 순손실을 기록했다.<표 참조>

이들 3개 신탁사의 실적 부진은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수주물량이 크게 줄어 든데다 신탁보수와 리치운용 등 부수업무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일부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낮은 약정 보수료로 영업을 하다 보니 그나마 적은 물량도 수주하기 어렵다”며 “부동산신탁사 수주 전쟁에서 임원이 직접 나서 영업을 하는 ‘별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새 먹거리를 찾아라” 특명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기존 사업의 수익성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단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자기자본투자나 금융기관 부실 사업장 중심으로 개발신탁 사업 등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한창이다.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로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비개발신탁을 위주로 하는 부동산신탁업계의 분위기와 달리 한국토지신탁은 부동산개발에 대한 축적된 리스크관리 경험과 전문역량을 바탕으로 단연 독보적인 위치에서 개발신탁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토신 관계자는 “최근 대출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금융기관 부실 PF 사업장을 중심으로 개발신탁 사업검토 요청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실질적인 분양수요 창출이 가능한 우량 사업장도 있어 사업추진이 가시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개발신탁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경남 거창 공동주택(460가구), 경주 공동주택(480가구)이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두 사업지 모두 3~4년 정도 사업지연 된 현장이였다. 금융기관 부실 PF사업장은 사업장별로 사업 진행률, 권리관계 등 구체적 상황이 매우 상이하기 때문에, 한토신은 기존 전통적인 개발신탁 방식에서 나아가 자기자본투자(PI)를 접목한 진화된 차입형 개발신탁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사업구도를 검토 중이다.

대한토지신탁과 한국토지신탁·코람코자산신탁 등은 서울시의 공공관리자제도를 올해 초 법제화 단계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공공관리자제도는 서울시가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계획수립부터 사업완료까지 지원하는 제도이다. 서울시를 대신해 사업을 진행하는 위탁관리자는 한국감정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대한주택보증·신탁사만이 선정될 수 있다.

지난 10월부터 정식으로 시행된 공공관리자제도는 아직 시장주도자가 없는 미개척 시장이다.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시장의 규모도 크다. 서울시가 주도하는 사업이라 신탁사의 인지도나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

서울시는 기존 업무만으로도 바쁜 LH, 대주보보다는 신탁사가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탁사는 관련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풍부하고, 사업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업의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것.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 걸리는 중장기 사업이다. 신탁사는 그 기간 동안 많은 인력을 투입해 사업 진행을 모두 관리해야 한다. 오랜 관리 뒤에 수수료를 받을 수 있지만 공공사업이라 큰 이익이 남지 않는다. 신탁사가 공공관리자제도에 참여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도 갖춰져 있지 않다. 서울시는 아직 위탁 수수료, 위탁사업의 범위 등 신탁사의 구체적인 참여 방안을 정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위탁 관리를 맡길 정도로 공공관리자제도 관련 업무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쯤 업무량이 많아지면 구체적인 제도 정비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신탁회사 수탁고 추이 〉
                                                                                             (단위 : 조원, %)


                    〈 3분기 부동산신탁회사 주요 재무현황 〉
                                                                                  (단위 : 억원)
(*3분기 누적실적임)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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