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에 대한 국정감사를 계기로 2금융권에 대출금리 인하 압박 수위가 거세다.
특히 고금리 영업행태로 비판을 받았던 캐피탈사들이 지난 7월말부터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실제 인하 폭은 1~3%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캐피탈사들은 지난 7월 22일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금융기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기업 계열 캐피털사의 고금리 영업관행을 비판하자 6개 캐피탈사가 8월 중순까지 일제히 금리 인하 대열에 나섰다. 업체별로 현대캐피탈은 취급수수료를 포함해 연 31.8%이던 금리를 28.1%로 3.7%포인트, 하나캐피탈은 26.4%에서 23.1%로 3.3%포인트 각각 인하했다.
아주캐피탈은 32.43%에서 29.84%로 2.59%포인트 내렸고, 롯데캐피탈은 32.43%에서 30.83%로 1.6%포인트 인하했다.
우리파이낸셜은 29.4%에서 28.2%로 1.2% 내렸다. 씨티캐피탈은 31.4%에서 30.7%로 0.7%포인트 내려 인하폭이 가장 작았다. 현재 신용대출사업만 놓고 보면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 이들 금융권의 ROA(총자산순이익률), ROE(자기자본이익률)는 대부업을 능가한다. 조달비용까지 고려한 마진율이 대부업보다도 높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캐피탈사의 신용대출 금리 추가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캐피탈사의 본업인 할부금융 중 자동차할부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8%에 달하고, 이중 70%이상은 현대·기아차가 독점하고 있다. 캐피탈사로서는 현대·기아차 물량을 따내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캐피탈사는 ‘부업’인 신용대출 사업에서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금융위 배준수 중소서민금융과장은 “독점구조인 자동차할부시장에 경쟁을 불어넣으면 캐피탈사의 수익구조가 개선돼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과장은 이어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도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자율적으로 인하할 여건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카드업계는 인하 여력은 없지만 정부의 압력이 커지면 버틸 재간도 없다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A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금까지 정부 주도하에 움직였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에도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발언도 있고 하니 연내 한차례 인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좀 더 눈치보고 있다. 전업계는 체크카드 결제를 할 때 계좌조회 수수료로 0.5%를 은행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여력이 더욱 없다는 주장이다.
B카드사 관계자는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를 통해 계속 인하를 강하게 주장하니, 내리긴 내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카드사들이 버틴다고 해서 수수료를 안내린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