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뿐 아니라 비용에도 적용되는 ‘복리의 마술’
최근 인덱스 펀드에의 전반적인 관심 및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국내 투자자도 과거와는 달리 비교적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적합한 효율적이고 합리적 투자수단을 선택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현상이라고 보여진다.
인덱스 펀드란 목표지수와 동일하거나 근접한 성과를 추구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지수는 그 지수가 규정하는 시장의 평균 성과를 표시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인덱스 펀드의 목표를 시장평균 수익률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인덱스 펀드의 개념과 전략이 단순하고 소박해 보이지만 인덱스 펀드는 매우 정교한 이론에 근거하여 개발된 금융상품이다.
분산투자 이론, 자본시장선 이론, 효율적 시장가설이 인덱스 펀드와 관련된 대표적인 금융이론들로 시장평균 대비 초과수익 대신 시장평균수익률을 추구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비용차감 후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임을 지적한다.
인덱스 펀드의 우월성은 굳이 앞에서 언급한 이론들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샤프교수의 다음 설명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학교의 성적 평균이 80점이고 이 때 여학생의 평균이 80점이라면 따로 계산해 보지 않더라도 남학생의 평균도 80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시장은 인덱스 투자자와 액티브 투자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덱스 투자자는 비용을 최소화하여 시장평균수익률을 추구하는 반면 액티브 투자자는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시장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하지만 인덱스 투자자가 평균적으로 시장평균수익률을 얻었다면 액티브 투자자자의 평균수익률도 시장평균수익률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비용차감 후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인덱스 투자자가 액티브 투자자보다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굉장히 단순한 설명이지만 인덱스 투자의 본질을 정확히 보여주는 매우 효과적인 설명임에 틀림없다. 다음에는 비용의 차이가 비용차감 후 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복리의 마술’에 근거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도록 하겠다. ‘복리의 마술’이란 작은 수익률 차이도 기간이 길어지면 투자성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복리의 마술’을 설명하는데 자주 인용되는 유명한 역사적 사건 중에 맨하탄의 인디언이 1626년에 단돈 24달러에 맨하탄을 네덜란드 서인도 총독이었던 피터 미누이트에게 매각한 사례가 있다. 인디언이 말도 안 되는 거래로 큰 손실을 보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인디언이 현재까지 10% 정도 연 수익률로 복리투자를 했다면 14경 달러 이상의 자산으로 불어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인디언이 장기간 복리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장기 복리투자의 위력은 위 사례로 충분히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복리투자에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 복리효과는 수익뿐만 아니라 비용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10년 투자할 때 연 1% 정도 비용이 더 요구된다면 비용이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10%가 아니다. 연평균 기대수익률이 10%일 때 비용차감 후 수익률은 약 23% 차이가 나게 된다. 15년 투자했다면 약 53%, 20년 투자했다면 약 112% 차이가 나게 된다.
‘시장평균 개념’과 ‘복리의 마술’을 고려한다면 가급적 관련 비용을 줄여서 투자하는 것이 가정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투자임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 유수 연기금들도 이러한 논리와 이를 지지하는 실증분석 결과에 근거해 인덱스 투자를 핵심투자 수단으로 기타 액티브 투자 등을 보조투자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 일반 투자자들도 인덱스 펀드를 핵심투자 수단으로 기타 전략의 펀드를 보조투자 수단으로 활용하여 장기투자에서 목표하는 바를 좀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