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지난 19일 손해보험업계가 경영평가나 임직원의 실적 평가시 사용했던 원수보험료 지표를 보유보험료와 손익 중심으로 변경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외형중심으로 대표되는 원수보험료에서 출재보험료를 차감한 보유보험료로 경영지표를 바꿈으로써 손보사들의 체력을 제대로 진단하고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는 감독당국이 손보사들로 하여금 보유위험에 대한 분석 강화를 통해 상호출재를 확대하고 합리적인 위험분산 기법 등에 핵심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손보사 각 사별로 우량물건의 보유를 증가시켜 재보험수지를 개선하고, 위기상황 분석능력을 향상시켜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보험사 규모를 평가할 때 보유보험료를 대표적인 기준으로 하기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손보사들이 사용하는 원수보험료는 국제기준에도 부적합하다고 꾸준히 지적되어왔다. 게다가 재보험으로 출재되는 부분까지 포함된 원수보험료가 시장점유율(market share) 판단지표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다보니 손보사들이 외형 위주의 영업에 치중하는 원인이 되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발표 이후에 손보사들은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관련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지난 19일 발표한 내용 중 일부인 ‘2010년 4분기부터 일반손해보험에 대해 우선 시행한다’는 사항 뿐, 언제 어떤 식으로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보유보험료 기준으로 지표를 바꾼다는 것은 지난 2006년부터 나온 내용이지만 구체적인 지시사항이 내려온 적도 없었다.
다만 그 이후로 손보사들은 이미 경영공시에 원수보험료 이외에 보유보험료를 함께 공시하고 있어서 이번 발표로 특별히 따로 준비사항이 더 필요할 것 같지 않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진행절차 및 세부사항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손보사도 있다. 이미 리스크 관리를 잘 해온 손보사들은 지표가 바뀐다고 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일부에서 예상하는 보험사 순위변동도 없다. 5년 전에는 보유보험료를 지표로 했을 때 손보사 2위권 순위가 원수보험료 순인 ‘현대해상, LIG손해보험(당시 LG화재), 동부화재’에서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FY2008부터는 원수보험료와 보유보험료 지표 모두 순위변동이 없는 상태다.
손보사 관계자는 “보유보험료로 경영지표가 바뀌면 출재보험료가 빠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보험사의 외형적인 부분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언더라이팅이 된 부분이 공시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손보사에서는 외형평가기준이 바뀌는 것 이외에 임직원 성과평가 부분을 어떤 식으로 바꿔야할지 고심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손보사들은 금감원에서 임직원 평가에 대한 실무사항이 확정되면 조치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