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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제언] 투자자, 무엇을 믿어야 할까?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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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06-30 21:43

“투자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우리나라 금융시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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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상품, 과거수익률의 허상

“수익률 보는데요?”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2009년 펀드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의 투자자가 펀드 선택 시 고려사항으로 펀드 및 운용사의 과거 수익률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투자비용이나 규모, 펀드매니저의 명성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이것은 사실 당연한 결과이다. 투자자가 투자를 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수익을 얻기 위해서”이지 다른 게 아니다. 때문에 직접적으로 수익률이 제시되어 있다면 원하는 정보인 수익률만 보지 굳이 이해도 안가는 투자전략이며 복잡한 비용구조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투자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수익률 34%! 고공행진, 원자재펀드 최고수익률 기록’ 흔히 접하는 금융상품 광고 문구를 보면 금융회사 또한 수익률에 약할 수밖에 없는 투자자의 상황을 잘 이용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투자자가 접하는 ‘수익률’은 과거의 그림자이다. 투자자의 눈앞에 어른거리며 기대만 잔뜩 부풀릴 뿐, 미래 수익과는 별 관계가 없다. SEC의 전 의장, Arthur Levitt은 그의 저서 「Take on the Street」에서 ‘과거수익률을 보고 미래수익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백미러를 보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로 말했다. 얼마 전, 현대증권에서 1,466개의 주식형펀드를 분석한 결과 2008년 상위 20%에 들었던 펀드가 2009년에 상위권을 유지한 비율은 13.3%, 2009년에 상위 20%였던 펀드가 올해에도 상위권을 유지한 비율은 불과 35.8%밖에 되지 않았다. 2007년 이후 3년 연속으로 상위 20%를 꾸준히 유지한 펀드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오히려 상위권에 있던 펀드 중 16.8%는 하위 20%아래로 떨어졌다. 과거 수익률의 허상이 드러난 것이다.

◇ 대안 없는 투자자, 어디로?

하지만 투자자가 과거수익률의 이러한 맹점을 몰라서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상품 가입 시 주문을 외우듯 “과거수익률은 미래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습니다.”라는 판매직원의 속사포 설명을 들어보지 않은 투자자는 없다. 아니 굳이 듣지 않아도 과거와 같은 수익률이 반드시 나온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없다. 그럼에도 투자 상품의 가치를 판단함에 있어 과거수익률 외에는 비전문적인 투자자의 지식수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없기 때문에, 그 누구도 판단에 도움이 될 만한 전문적이고 믿을만한 조언을 해 주지 않기 때문에 달리 대안을 갖지 못할 뿐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현주소이다. 어떻게 과거수익률에만 의존해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냐고 투자자에게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고 전적인 결과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지금 투자자에게 투자상품의 가치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나 정보를 제공하면 문제는 해결될까? 일단 결론은 ‘NO’이다. 금융상품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데, 그 모든 상품에 대한 판단지표를 일일이 개발하고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효과 및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펀드를 예로 들어 살펴보면 전문가들은 소위 4P(운용철학 : Philosophy, 운용성과 : Performance, 운용절차 : Process, 운용인력 : Personnel)라는 것을 기준으로 펀드를 분석하는데, 이중, 정량적 지표인 운용성과를 제외하면 모두 정성적인 지표로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통일된 판단기준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량적 지표인 운용성과, 즉 수익률 또한 단기 데이타의 경우 위에서 말했듯 별 의미 없지만 역사적 수익률은 분석가치가 있다는 것이 많은 연구보고서의 결론이나 현재 우리나라 펀드의 85.6%가 설정된 지 5년 이하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또한 실효성이 없다.

◇ 투자자의 구원투수, 프로구매자

그렇다면 지금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바로 투자자 대신 상품의 가치를 판단해 줄 전문가이다. 선진국에서는 소위 프로구매자(Professional Buyers)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기관 차원의 수준 높은 정량·정성적 기법으로 펀드를 분석하고 조립·유통하는 전문가로서 변액연금, 기업연금, Fund Of Funds, 구조화 상품 등과 같이 좀 더 복잡한 소매 투자 상품의 구성에 펀드를 편입, 활용하는 활동을 주로 한다.

이들은 상품을 고를 때 1차적으로 과거성과를 살펴 상품을 선정하고 2차적으로 Philosophy, Process, Personnel 소위 4P 중 실적 이외의 요소를 살펴 최종 판단하는데, 선정 후 일정기간 운용성과가 저조한 것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지만 CIO(chief investment officer)나 Fund Manager가 변경되면 가차 없이 상품을 교체한다. 즉, 과거 실적보다 운용의 일관성 등을 중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연기금 운용pool에 편입될 펀드를 선정하거나 기업·기관의 자산운용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B2B시장에서 이런 프로구매자들의 역할이 활성화 되어 있다. 하지만 외국과 달리 Retail Brokerage Market에서는 이런 프로구매자의 역할이 아직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 22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서 총 9조 2,600억원 가량이 환매되었다. 판매회사는 이런 현상 앞에서 펀드 관련 서비스를 개선하기보다 또 다른 상품으로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는 투자자의 건망증을 이용한 단기처방일 뿐이다. 투자자들을 끌어 들이는 것은 호기심과 기대심리지만 투자자를 붙잡는 것은 실력과 신뢰, 그리고 서비스의 차별화에 있다. 판매회사가 장기적으로 투자자와 Win-Win하는 길은 금융시장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는데 있다. 그 역할이란 바로 리테일시장의 프로구매자이다.

간단히 말해 판매회사는 자신들만의 펀드평가시스템을 전문적으로 갖추고 펀드에 대한 정량·정성평가를 통해 펀드 Universe를 유형별로 구축하는 데에 좀 더 역점을 두어야 한다. 즉, 투자자 대신 상품을 1차적으로 선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아가 투자자의 개인특성에 맞게 추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현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개별상품판매시장(B2C)은 B2B의 형태로 이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투자자와 자산운용회사의 전문성 및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시켜 주는 동시에 일관성 있는 운용철학과 뛰어난 전략을 가졌지만 브랜드파워나 규모면에서 뒤떨어진 부띠크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에 좀 더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될 것이다. 개인투자자들과는 달리 판매회사는 좀 더 펀드 자체의 가치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시장 전반의 펀드자산운용방식이 장기적?안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판매회사는 펀드가 자산포트폴리오의 부품으로써 기능할 수 있도록 운용철학과 전략의 일관성을 무엇보다 강조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요즘과 같이 대량 환매가 일어날 때마다 소형주나 성장주의 투자 비중을 높여 고수익을 추구하는 경향1)이라든지 펀드매니저의 잦은 교체로 인해 펀드 자산의 매매회전율이 상승하는 것, 그리고 오래된 펀드보다 신규펀드 출시 및 운용에 더욱 치중하는 것 등의 행태를 수정하여 궁극적으로 투자자의 이익을 증가시킬 것이다.

◇ 수익추구와 탐욕의 차이

투자 손실이 투자자의 탐욕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투자자의 수익에 대한 동기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힘이자 금융회사가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터전이다. 단지, 그 동기가 투자 지식의 빈곤과 정보비대칭성에 노출되면 탐욕이라는 비이성적인 힘으로 확대되고 해석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투자자를 도와줄 전문가의 역할이 절실하다.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판매회사의 새로운 역할을 기대해 본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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