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인도에 연락사무소 개설 작업 완료 예정
올해 중국 합작 법인설립 계획아래 막바지 한창
국내 할부금융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캐피탈이 업계 최초로 유럽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중국, 인도시장 진출도 추진하는 등 해외시장 공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현대캐피탈의 해외시장 진출은 모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자동차 및 연관 산업 영업력 확대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 할부금융사 최초로 유럽시장 진출
현대캐피탈은 ‘산탄데르 소비자금융(Santander Consumer Finance)’과 전략적 제휴(Joint Venture)를 통해 독일에 합작사를 설립했다고 24일 밝혔다.
국내 소비자금융회사 중 최초로 유럽에 진출하는 현대캐피탈은 차별화된 자동차금융 서비스를 통해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유럽 내 영업과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캐피탈은 기아자동차의 유럽 내 전략지역인 독일에 산탄데르 소비자금융과 함께 ‘현대캐피탈 독일(Hyundai Capital Germany GmbH)’을 설립했다.
합작법인 회사인 ‘현대캐피탈 독일’은 현대캐피탈이 지분 30.01%, 현대차 10%, 기아차 10% 등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지분의 50.01%를 보유해 경영권을 행사하게 됐다.
제휴 파트너인 산탄데르 소비자금융은 전체 지분의 49.99%이다.
‘현대캐피탈 독일’의 납입자본금은 33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 독일’은 독일 내 기아자동차의 할부금융을 지원하며, 기아자동차, 산탄데르 소비자금융과 보다 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하고 매력적인 금융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현대캐피탈 독일’은 서유럽 내 현대자동차의 자동차금융 영업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산탄데르 소비자금융은 세계 최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산탄데르(Santander)’의 자회사로, 전 세계 17개국에서 1200만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소비자 금융회사다.
‘기아자동차 독일’의 토마스 바데(Thomas Bade) Managing Director는 “이번 합작을 통해 유럽 내 자동차 할부금융을 선도하고 있는 산탄데르 소비자금융과 기아자동차의 협력이 더욱 강화됐다”며 “기아차 고객과 딜러들에게 더 좋은 금융상품들을 제공함으로써 유럽 내 성장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산탄데르 소비자금융의 산 펠릭스(San Felix) 부사장은 “기아차의 독일 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산탄데르 소비자금융의 검증 받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다른 서유럽 지역에서도 현대기아자동차 그룹과의 파트너십을 확대·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캐피탈과 기아자동차는 유럽시장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동유럽 핵심 국가들에서 기아자동차 고객과 딜러들의 자동차금융 서비스를 지원할 또 다른 글로벌 금융사와의 제휴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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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은 “현대캐피탈은 아시아에서 GE와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훌륭한 파트너와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성과를 거두길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유럽에서의 파트너십은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올해 인도 사무소와 중국 합작법인 개설 작업도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독일의 현지 합작 법인화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현대캐피탈은 인도 사무소 개설과 중국 현지 합작법인 설립 작업도 가능한 올해 안으로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지난 2005년 6월 베이징에 설치한 중국연락사무소를 토대로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중국 베이징에 위지한 사무소는 그 동안 △중국 금융시장의 부실위험도 △현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조사 △중국에 진출하거나 예정인 글로벌 메이커사들의 정착 추이를 집중적으로 조사해 왔었다.
현대캐피탈은 중국에서 ‘현지 유력 금융사와의 합작법인 설립→독자적인 현지 경영기반 구축’의 2단계 로드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선(先) 캐피털 사업 진출-후(後) 카드 사업’의 시간차 전략을 세워 현지 여신금융시장에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캐피탈은 중국 진출 초창기에는 주로 자동차 관련 할부구매금융에 초점을 맞추다가 점진적으로 소비자금융 전반까지 사업의 지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측은 이에 대해 “중국 진출은 현대차 그룹이 중국에서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자동차 판매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할부금융 지원이 필수적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현지 사무소는 이를 전폭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은 최근 한중 양국간 자동차 연관산업 및 베이징 현대차의 집중 육성방침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이와함께 현대캐피탈은 이르면 4월 인도 뉴델리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우고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에 사전 신청을 완료했다. 이는 향후 인도 현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현지사무소는 앞으로 인도 시장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비롯해 자동차 정책 조사, 할부금융의 사업구조 분석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무소 설치 후 인도 및 글로벌 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파트너를 물색,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의 인도 진출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인도시장에서 현대 및 기아자동차의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국내시장에서 처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주요 수출지역에서 캡티브(Captive·전속) 시장을 제공받음으로써 연계 영업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인도는 중국, 미국, 유럽 등과 함께 현대차 주요 해외시장 중 하나로 인도 내에서는 마루티-스즈키(일본 스즈키 합작법인)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인도 할부금융 시장에서 현대캐피탈의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흥국가일수록 제도적 장벽이 높은데다 인도 금융시장에 진출한 세계적 금융회사들조차 현지 금융기관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할 정도로 현지 기업들의 텃세가 상당한 때문이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가 최대주주로서 56.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4년 4월 전략적 제휴를 통해 GE캐피탈이 주요주주(43.3%)로 참여한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 판매에 힘입어 41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3770억원에 비해 342억원 늘어난 것이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