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증시가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ELS 발행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주식에서 높은 기대수익을 노릴 수 없는 상황에서 ELS의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연간 ELS 발행규모를 보면 누적액이 10조7622억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달 ELS 발행 규모도 1조977억원으로 602건에 달해 8개월 연속 1조원대를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기별로는 지난해 하반기에 상반기 대비 82%의 증가율을 보여 하반기의 회복세가 뚜렷했다.
동양종금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ELS 발행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발행건수의 일정한 증가세, 사모 ELS 설정 증가 등을 감안할 경우 올해에도 ELS의 발행 규모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별로 지난해 9월 발행규모 1조399억원 이후 연속 3개월째 이를 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월별 1조원 이상의 수준은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총 602건이 발행돼 전월에 이은 600건 이상의 발행은 ELS 개당 발행금액의 감소추세가 나타났다. 공모 및 사모 비중은 각각 50%였으며 원금보장과 원금비보장 비중은 20%와 80%였다.
이 연구원은 “원금비보장형은 꾸준히 80%대 비중을 유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초 금융위기 상황에서 위험이 내포돼 있는 원금비보장형보다 원금보장형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었는데, 연말로 갈수록 다시 일정부분 위험을 감수하는 성향이 반영된 것이란 풀이다.
또한 올해 ELS 시장은 발행 규모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시장규모 증가는 2010년 상반기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며 “2008년 하반기와 2009년 상반기 증가했던 공모 ELS 비중이 2009년 하반기 다시 감소했다는 것은 사모 ELS를 통한 기관과 거대 개인 고객의 설정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이 안정되고 ELS 수익률이 확보된다면 사모 발행비중 및 원금비보장 비중도 점점 더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주가 수준별로 수익률을 차등화하거나 수익을 보장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조기상환 평가일을 1일에서 3일로 연장하는 방식으로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인 ‘트리플 찬스 부자아빠 ELS 944회’는 3일간의 상환 평가일 동안 순차적으로 관찰해 단 하루라도 기초 자산의 종가가 모두 조기상환 범위 이상인 경우 조기상환 된다.
삼성증권도 청약한도가 100억원인 ‘멀티 스트라이크 ELS’에 123억원이 모집됐다. 이는 올해 ELS 업계에서 처음으로 청약대금이 초과된 것이다. 이 ELS는 주가 수준별로 수익률을 차등화하면서 조기상환 가능성과 수익성을 개선한 점이 부각됐다. 수익 보장형 ELS는 원금보장은 물론이고 기준주가 이하로 하락해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 은행 정기예금의 매력을 갖춘 상품이다.
기초자산 유형별로 보면 지수형이 7개월만에 종목형을 추월했다. 지난달 발행된 ELS 기초자산의 유형을 보면 지수형이 34.5%, 종목형이 28.7%를 차지했다. 해외지수형은 23.5%, 혼합형 13.3%, 해외종목형 0%였다.
해외지수형이 전월대비 10.2% 증가하며 23.5%을 차지한 반면 혼합형은 1.4% 줄었다.
반기별로는 해외 지수형 및 혼합형의 비중이 증가추세다. 반면 종목형 및 지수형의 비중은 반기 기준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냈으며, 해외 종목형은 발행이 거의 없다.
이 연구원은 “국내 지수보다는 상대적으로 해외 지수를 활용한 ELS들이 지난해 하반기 많이 등장했기 때문에 지수형의 비중이 최초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ELS 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기초자산 활용 종목수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아직 그 수준은 미미하지만 09년 상반기 1개, 2개, 5개에서 하반기로 들어와서는 1개, 2개, 3개, 5개의 4가지 형태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다양한 상품에 경험적인 투자시도를 재개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초자산 종목이 다양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투자경험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수요가 증대된다는 것이다.
국내 종목형의 경우 초우량 블루칩 뿐만 아니라 금융주 등을 넣어 큰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