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적 성장전략에 수익성 회복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던 은행들이 위기에서 탈출하는 모습이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예상치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에는 은행들이 외형적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 강화와 수익다변화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면서 수익 및 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 자산 건전성 초점 둔 전략
올해 은행들은 경기침체, 자산가치 하락, 신용위험 증가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성장성보다는 자산 건전성에 초점을 둔 경영전략을 추진해왔다.
올해에는 경기침체로 중소기업대출 부실이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은 악화되었으며, 은행들은 보수적인 대출태도를 취함에 따라 대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이에 3분기 현재 국내 일반은행 총 자산은 전년말 대비 0.08% 감소한 117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은행들은 지난해 4분기 금융위기로 인한 자산부실에 따른 막대한 충당금 적립, 영업환경 악화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실제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 감소했지다.
그러나 경기회복 기대감과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2분기부터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국내은행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2조1000억원) 보다 10.8%가 늘어난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순이자마진(NIM)도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소폭 상승하고 있다. 국내 일반은행의 지난 1분기 NIM은 2.19%에서 2분기 2.04%로 크게 하락한 뒤 3분기 2.05% 소폭 상승했지만 4분기에는 20bp 이상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NPL비율 낮추기 총력
경기침체로 은행 자산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했지만 경기회복,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리스크 관리강화, 정부정책 영향 등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들은 부실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10월 현재까지 287개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선정해 이들 일부에 대한 워크아웃이 진행하면서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은행들도 적극적인 부실채권 매각 및 상각을 통한 연체율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은 소폭 회복되고 있다. 일반은행 부실채권(NPL)비율은 지난 1분기 1.47%에서 2분기 1.77%로 크게 증가한 후 3분기에는 전분기대비 0.04%포인트 감소한 1.52%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NPL비율을 1% 이하로 낮춰야 하는 정부의 정책 등의 영향으로 적극적인 부실채권매각, 상각 등의 자산건전성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
◇ 올해 BIS비율 최고치 기록
수익성이 늘어나면서 국내 은행지주사들의 자기자본비율(BIS)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후 후순위채, 신종자본 증권 발행 등의 지속적인 자본확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BIS비율은 하락했지만 1분기 BIS 회복세로 전환된 이후 지난 9월말 은행지주사의 연결 BIS 비율은 전분기말에 비해 0.25%포인트 상승한 12.63%를 기록했다.
이같은 BIS비율 개선은 KB금융이 1조10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과 함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면서 자기자본이 2조원 증가한데다 외화대출금이 3조9000억원 감소하는 등 위험가중자산 증가폭이 제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주사별로는 신한지주가 13.31%로 연결 BIS비율이 가장 높았고 KB금융(12.79%), SC금융(12.66%), 우리금융(12.23%), 하나금융(12.03%)이 뒤를 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위기후 후순위채 신종자본 증권 발행 등 지속적인 자본확충으로 은행들의 자본여력을 양호한 수준에 올라있다”고 평가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