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경제연구원 진석용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대형은행 실적은 개선, 아직 잠재적 불안정성은 여전’이라는 보고서에서 자산규모 기준 상위 10개 은행 가운데 수익과 재무구조를 분석한 결과 아직까지 투자나 자금조달 측면에서 자산시장 변동을 크게 받고 있는만큼 금융시장 불안이 재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진 연구원은 이같은 진단 근거로 세가지 이유를 꼽았다.
먼저 이들 은행은 영업수익 측면에서 아직까지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형 은행들은 이자수익보다는 비이자수익이 실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업무를 통한 각종 수수료 수입과 자산시장에서 자금을 운용한 결과인 자기매매 수익의 비중이 상업은행의 전형적인 사업모델인 예금, 대출 활동의 결과인 이자수익보다 더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두번째로 자산구성 측면에서도 은행간 거래와 대출은 확대되고 있지만 자기매매용 자산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자산시장에 노출된 자기매매용 자산 규모는 지난해 6조6000억달러에서 올 상반기에는 5조700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총자산 대비 비중으로도 지난해 28.2%에서 25.7%로 약 2.5%포인트 감소했지만 아직까지 총자산의 4분의 1에 해당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진 연구원은 “자기매매용 자산 비중이 크다는 것은 은행들이 자산시장의 위험에 대한 노출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재무적 안정성을 저해하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세번째로는 자금조달의 경우 그동안 문제시되던 단기부채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상업은행의 자금 조달원인 예금의 비중이 늘어나지 못한 점이 지적됐다.
그는 “파생금융상품 투자 위험성이 회계장부에 별로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대형은행들의 자산시장 의존도는 생각보다 더 높을 수 있다”며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국내에서도 금융겸업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당국은 금융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적절한 안전장치와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경우에는 글로벌 대형은행보다 더 높은 위험에 처해있는 만큼 위기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이 시행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은행이 증권사를 자회사로 두는 형태로 금융겸업화가 진행되고 있는만큼 국내 자산시장 움직임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은 이제 막 글로벌 대형은행과 유사한 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했지만 규모, 경쟁력, 건전성 측면에서 글로벌 대형은행들에 뒤처져있다”며 “정부는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더불어 안전장치와 규제를 유지해 금융 시스템 보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상위 10위권 은행의 자산 규모 〉
(단위: 억원, %)
*2009년 2분기 기준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