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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의 성공조건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10-28 22:10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미소금융의 성공조건
진정한 미소금융은 부실화 되지 않고 진정한 서민금융으로 발전해야

미소금융의 성공 조건은 선심쓰기가 아닌 금융사업으로 운영하는 것

MB정부가 친서민정책을 표방하면서 서민을 위하는 다양한 조치들이 도입되고 있다.

미소(美少)금융도 그중에 하나가 될 것 같다. 영어로 Microfinance를 번역한 말인데, 이름이 아주 그럴 듯하다. 매우 작다는 뜻의 미소(微少)와 웃음을 뜻하는 미소(微笑) 거기에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미소(美少)가 겹쳐서 들린다.

그러나 미소금융이 진정 아름다운 소액 금융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실화되지 않고 진정한 서민금융으로 발전해야 한다. 마이크로 파이낸스는 원래 은행 거래를 할 수 없는 신용상태가 낮은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소액 신용대출을 말한다.

정부는 이 사업을 위해서 재계 및 금융기관들로부터 앞으로 10년 동안 2조원의 기금을 출연토록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일부 민간단체가 정부재정 지원, 민간의 기부금 및 소액서민금융재단 등의 자금지원을 받아서 마이크로 파이낸스 사업을 해왔다.

특히 작년에는 금융회사 휴면예금을 출연해서 소액서민금융재단이 설립된 후 마이크로 파이낸스 사업은 확대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수요에 비해 지원규모가 미흡하다. 재원을 대폭 확충하고 서민들의 금융이용을 확대하기 위해서 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한다.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이용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자활을 지원한다는 취지이다. 재계와 금융권으로서는 저소득층의 자활지원을 위한 자금을 기부함으로써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다 하도록 한다. 또한 제도권 금융의 사각지대를 보완하여 서민?영세자영업자 등의 고금리 부담도 경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서 밀어붙이는 미소금융재단이 과연 금융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선 재계나 금융기관들이 미소금융사업에 협조해서 자발적으로 거액의 자금을 출연하는 것은 다행이다. 그렇더라도 미소금융재단이 효율적으로 운영되어 서민들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저신용 서민들에게 빌려준 돈이 제대로 회수되고 보다 많은 서민들에게 재투자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돈을 빌려주면 반드시 갚도록 해야 한다. 소액신용 대출이 공돈이나 사회복지비처럼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은행이 담보 없는 빈민들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은 돌려받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무담보 대출로 시장이자율보다도 싼 돈을 빌린 서민들이 돈을 갚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돈을 갚지 않은들 서민을 위하는 정부가 어쩌겠는가 실제로 몇 년 전 서민금융기관들이 빌려준 소액신용대출이 대부분 부실화되어서 금융대란을 겪었던 사례가 있다.

당시에도 정부가 서민을 지원하기 위해서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소액신용대출을 적극 장려했던 것이다. 이런 돈은 항상 먼저 본 사람이 임자다.

그라민은행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방글라데시의 유누스는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먼저 대출 희망자 5명을 1조로 구성한 후 그 중 2명에게 먼저 대출을 해줬다. 대출 기간은 대개 1년인데 그 두 사람이 잘 갚아야만 나머지 사람들에게 차례가 돌아간다. 말하자면 상호지급보증 또는 연좌제와 유사한 리스크 관리구조를 만든 것이다. 자기가 안 갚으면 동료가 피해를 보기 때문에 돈을 갚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위험관리 구조를 통해서 대출상환율 98%라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유누스는 서민들에게 소액 자금을 무작정 퍼준 것이 아니다.

그가 진정으로 위대한 것은 돈을 빌린 서민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갚도록 만들어서 보다 많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금을 재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미소금융의 성공 조건은 이 사업을 선심쓰기가 아닌 진정한 금융사업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돈을 빌린 사람이 원금과 이자를 제대로 갚도록 하는데 이 제도의 성패가 달렸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서민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해준다는 본래의 취지는 사라지고 또 하나의 “선심성 퍼주기”에 그칠 우려가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에는 수많은 서민금융 활성화 조치들이 있었다. 그들이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던 원인은 무엇인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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