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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컬럼] 금융시장 분석 복잡계가 유용해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10-07 21:26

F1컨설팅 이승국 경제학 박사

[F1컬럼] 금융시장 분석 복잡계가 유용해
다양한 요인을 단순한 통계모형에 의한 예측으론 불가능하며

경제주체의 행태에 기반한 모형으로 패턴 분석을 활용해야…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만은 오늘날 그리스문자(수식)로 주로 표현되는 주류 경제학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주류 경제학은 현실세계에 대한 설명보다 수학적 화려함에 더 충실해 왔다. 합리적 기대가설과 효율적 시장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과 같은 핵심적인 경제이론들은 수학적으로는 아주 우아하지만 현실적인 설명력은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이다. 또 다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는 수학으로 표현된 경제모형은 현실세계에 대해 훌륭한 설명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주류 경제학에 대해 일반인들의 인식은 대체로 배우기에 어렵고 딱딱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데에는 그다지 신통치 못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인상을 가지게 된 원인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도 경제학이 다루고 있는 대상인 경제현상 자체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보이므로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복잡한 경제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 경제학은 단순한 가정하에서 대상을 개별 구성요소로 구분하여 분석을 수행한 후 이를 전체로 환원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예를 들어, 미시경제학 교과서는 예외없이 가계의 최적화(효용극대화) 행위로부터 재화의 수요를 결정하고, 기업의 최적화(이윤극대화)로부터 재화의 공급을 결정하여 이 둘이 만나는 균형에서 재화가격이 결정된다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러한 기존 경제학은 수확체감의 법칙이 성립되었던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는 나름대로 설명력을 보였지만 경제구조의 복잡성이 높아진 현실의 경제 및 금융시스템에서는 제한된 이해를 제공할 수 있을 뿐이다. 또한 기존 경제학에서는 개별주체의 최적화행위로부터 도출되는 안정적인 균형을 사고의 중심에 두고 있어 IMF 외환위기나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와 같은 급격한 변동 등 현실 경제로부터 자주 발생하는 불균형 현상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주류경제학의 분석방법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복잡계(complex system) 접근법이 최근 부상하고 있다. 근래에 유행한 다수의 서적-탈레브의 블랙스완이나 행태경제학(behavior economics & finance)-은 근본적으로 복잡계과학의 접근법에 기반하고 있다. 복잡계 경제학은 현실의 경제현상을 개별요소로 단순화하여 분석하지 않고 복잡계를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분석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새로운 과학적 관점이다.

따라서 복잡계 이론에서는 주체의 완전합리성 가정하에 최적화행위로부터 연역적인 방식으로 균형을 도출하는 기존 관점은 경제현상의 복잡성을 이해하는데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본다. 대신에 복잡계 경제학은 외부환경에 대한 주체의 학습과정(learning process)을 명시적으로 고려함으로써 경제시스템의 동태적인 진화과정을 시뮬레이션 과정을 통하여 모형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현실에서는 과거 데이터에 기반한 단순한 통계모형-연역적 방식-에 기반하여 경제성장률이나 자산가격에 대한 예측치(point estimate)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 비록 그러한 예측치의 엄청난 예측오차와 사후적 수정작업이 비일비재하기는 하지만…

경제시스템 및 금융시장의 동학이 수많은 주체들의 상호작용과 시스템 자체의 진화(evolution)로 인해 매우 복잡한 형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뉴턴식의 연역적 관점과 선형패러다임에 기반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동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많은 연구자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에 따라 시장참여자들의 상호작용이 자산가격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력을 가지는 금융시장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 주체들의 학습과정을 고려하는 귀납적 추론방식의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서 복잡계연구의 산실인 산타페 연구소 등에서는 주체의 제한합리성(bounded rationality)에 기반하는 계산모형(computable Agent-Based Model)을 금융시장분석에 이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모형은 시장참여자들의 학습과정을 시뮬레이션 과정을 통해 모형내에 명백하게 고려하므로 귀납적 추론방식의 대표적인 모형으로 간주될 수 있다. 산타페 연구소의 실증분석 결과, 이러한 모형이 기존 통계모형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예측치를 만들어내기는 어렵지만 자산가격의 패턴분석(상승 또는 하락 등)에는 보다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지하다시피, 현실의 경제현상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 불확실성과 복잡성의 정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적 시장가설과 같은 완전합리적인 주체를 가정하고 있는 기존 금융이론은 시장실무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국제금융계의 거물인 조지 소로스는 그의 책에서 학계의 금융이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침을 가하고 있다.

“주가의 행태에 대한 현존하는 이론들은 상당히 부적절하다. 그것들은 금융실무자들에게는 대체로 가치없는 것이고 나 또한 그러한 이론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Soros, “Alchemy of Finance”, 1994).

이제 내년 초에는 국내 유수한 경제연구소들에서 더 이상 부질없는 경제성장률이나 자산가격 예측치를 내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을 해본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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