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금융부실 여전해 출구전략 등 갑작스런 정책변화는 경기회복 저해
지난해 9월 미국 4대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라더스가 도산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 꼭 1년이 지났다.
금년 초까지 전 세계가 혼돈과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금융시장은 조그만 뉴스에 크게 요동을 쳤다. 메릴린치 등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이 몰락하고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 AIG와 상업은행 씨티은행 등에도 경영위기가 찾아 왔다.
부동산 및 증권 등의 자산의 디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다가 결국에는 실물경제 악화로 이어졌다. 이에 전 세계 주요국들은 과거 대공황 때와 같은 엄청난 고통을 겪지 않을 까 잔뜩 긴장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신속하면서도 강력한 글로벌 경제정책을 공조하고 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매우 호전되고 있다. 먼저 금융시장을 살펴보면 주요국 주가의 경우,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전에 비해 80% 수준 이상으로 회복하였다.
미국은 83%, 영국 90%, 일본은 85% 수준으로 회복하였다.
중국의 경우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900p 이상 높게 상승하였다.
한국의 KOSPI도 금융위기 이전보다 140p 상승하였다. 국가 부도 위험의 기준으로 외화유동성을 평가할 수 있는 CDS프리미엄의 경우도 리먼사태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였다. 한국 등 이머징마켓의 환율도 매우 안정되고 있다.
실물부문 역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제조업 생산이 각각 4월, 2월, 2월에 최악에서 벗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1월 제조업 생산이 20%대까지 하락한 이후 2009년 7월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소비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 소매판매 경우도 감소세가 축소되거나 증가세로 반전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감소세가 둔화되고, 영국의 경우 소매판매는 증가세로 전환되었다. 중국의 경우 증가세가 회복되었으며 한국도 증가세로 반전되고 있다. 그 결과 경제성장률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한국 모두 2009년 1/4분기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증가세로 전환되었다.
비록 각 경제연구기관들의 2010년 경제성장률이 비교적 낙관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2009년이 워낙 나빴기 때문으로 분석되며, 고용악화와 소비심리 위축 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제가 단기간 내에 큰 폭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세다. 대부분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국과 유럽지역 국가들은 금년에는 3/4분기까지는 확실하게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되었던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이 반등하려면 좀 더 시일이 필요하다.
한국은 2월을 최저점으로 회복세에 진입하였고 있지만 미국, 영국의 경우 아직도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업 부분의 침체가 심각하여 아직 경기의 바닥 시점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연초에 비해 모기지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금융 불안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급증하는 부실규모로 인하여 여전히 취약하다. 연준(FRB)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로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여전히 높다.
따라서 세계 경기 회복 속도는 상당히 느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가는 미국의 경기침체 국면은 전후 최장기인 24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2월 전미경제연구소(NBER)은 2007년 12월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다고 선언한 가운데 미 연준(FRB)은 미국 경제가 2010년이 되어야 간신히 잠재성장률 수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국내 경기 회복세가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적극적인 거시적 정책 노력뿐만 아니라 미시적인 경쟁력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거시적으로는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재정 정책 효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갑작스런 정책 변화로 인해 경기 회복 기조가 약해지지 않도록 출구전략(exit strategy)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도 경기 회복의 위험요인이 산재해 있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지속하여 경기 회복 속도가 약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물가 불안 요인 상존 등으로 금리를 포함한 금융정책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나 정책의 갑작스런 변화로 경기회복을 저해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미시적으로는 법인세 인하 등 감세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녹색성장 관련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하는 등 정부 투자의 순조로운 진행을 통해 민간투자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R&D 투자 활성화 및 생산성 제고 노력 등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여 유가 상승, 원/달러 환율 하락 등에 따르는 경쟁력 약화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기업의 중복 또는 과잉 투자 해소 등을 통해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