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이경희 전문연구위원은 6일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관련 새로운 연금보험 상품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차 베이비붐 세대는 6·25 한국전쟁이 끝난 1955년부터 1963년생으로 전 인구의 14.6%에 달하는 713만명으로 추정된다.
국내 근로자들의 정년이 보통 55세임을 감안하면 1차 베이비붐 세대는 내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 9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퇴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007년 기준 5인 이상 사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정년퇴직에 가까운 45세 이상 계층은 190만명에 달하며 이들의 퇴직금은 4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이들은 일시금으로 퇴직금을 수령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사에게는 일시납 거치연금의 잠재고객군이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연금보험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선진화된 가격산출체계 구축과 가격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실제로 미국·영국 등 선진국들도 위험요인별로 가격을 세분화하고 장기간 연금수급이 가능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경쟁력 있는 연금보험 신상품 개발에 매우 적극적인 상황이다.
영국 보험사들은 연금 가입자의 건강상태 및 거주지역에 따라 가격을 차등화했고, 미국 보험사들도 80세 이상부터 연금이 지급되는 고연령 거치연금(ALDA: Advanced Life Deferred Annuity)을 개발ㆍ판매중이다.
미국 ALDA상품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낮은 가격과 가입자의 유연성 증대다. 예를 들어 65세 퇴직자가 85세부터 연금을 받을 경우 일시납 연금보험료의 9~12%에 불과한 보험료만 내면 된다.
즉 퇴직자산의 일부만 거치연금에 넣고 나머지 자산은 생활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어 가입자의 선택권이 커지는 것이다.
반면 이 상품의 가장 큰 단점은 장기간 거치시킴으로써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계약자가 ALDA 가입과 함께 투자형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 상품은 보험사의 기존 연금상품이 주로 자산축적 단계에만 머물렀던 데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퇴직자의 장수리스크를 관리해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 1차 베이비 붐 세대의 퇴직금 추계(2007) >
주 : 전체 퇴직금=근속연수 X 1인당 월 임금 X 근로자 수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