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이후 환율연계 DLS가 점차적으로 발행 규모가 늘기는 했지만 복잡한 상품구조와 헤지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지 못해 때때로 발행이 취소되곤 했다.
당시 증권사 고객들이 대부분 전통적인 주식과 관련된 상품에 익숙해 있던 터라 원/달러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의 발행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펀드열풍과 자본시장법 시행 등 금융시장의 여건히 보다 다양하고 성숙해지면서 점차 그 필요성이 커져가고 있다.
◇ 올 상반기 큰폭 성장 = DLS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기초자산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한동안 주식겷ㅁ?등 전통적인 자산가격이 횡보세를 보이면서 추가수익를 내기 위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주목을 받았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반영해 원금보장형으로 설계되는 상품들도 최근 많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DLS 발행은 이같은 수요와 여건에 맞춰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동양종금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올 상반기 DLS 발행 회원사는 12개사로 조사됐다”며 “이는 지난해 15개 회원사에 비해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대신증권과 메리츠증권, 한화증권이 DLS 발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가장 많은 DLS를 발행한 곳은 하나대투증권으로 4352억원을 50건의 발행으로 모았다. 이는 상반기 발행 규모의 42%를 차지하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각각 19%와 16%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반기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상반기, 하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에는 발행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이 연구원은 “올 상반기 발행규모는 지난해 상·하반기에 비해 각각 19%와 122%의 성장세를 보였다”며 “발행 건수 측면에서도 각각 36%, 104%가 증대됐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건당 평균 발행 금액은 지난 2007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는 공모형 발행이 늘어나고, 환헤지와 특별지수추종 등의 목적을 가진 DLS의 발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연구원은 “해외ETF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상품선물 등 직접적인 접근이 제한적이었던 투자대상에 대해 접근도가 높아진 점도 DLS를 통한 선택이 분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기별로 DLS는 대부분 사모형의 비중이 70% 웃돌고 있는 모습이고, 올 상반기에는 87%가 사모로 발행됐다.
또한 DLS는 다른 파생결합증권과 달리 발행화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런 가운데 올 상반기 달러자금 비중은 6%로 모두 613억원의 규모였다.
기초자산은 아직까지 신용위험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의 발행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신용을 기초로 하는 DLS가 확대되면서 총 발행금액의 79%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발행된 DLS는 모두 만기 2년 이하 상품으로 올 상반기와 달리 단기상품 위주였다.
상반기 전체로 봤을 때 장기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발행의 40%선을 차지하고 있다.
◇ 추가 성장 열쇠는 대중성 = 최근 신영증권은 금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최고 21~24%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만기 1년의 원금보장형 DLS를 2종 출시했다.
한 상품은 금 현물가격이 최초 기준가보다 30% 이상 오르지 않을 경우 해당 가격에 따라 최대 24%의 수익을 지급하고 초과 상승한 적이 있을 때는 3%의 수익으로 만기상환된다. 다른 상품은 같은 조건에서 21%의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만일 초과 상승했을 경우 4%의 수익으로 만기상환되는 구조다.
유진투자증권도 런던 금시장협회 고시 금가격을 기초로 100억원 규모의 DLS를 공모하고 있다.
이같은 상품들은 무엇보다 금값이 하락해도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고, 베리어 내에서 움직였을 경우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런 상품은 최근 달러약세와 경기회복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금, 원유 등 상품시장이 재차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을 착안한 상품들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이달 중순 발행한 ‘커머더티 DLS’의 경우에는 대두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최대 24.3%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지난달 발행된 DLS를 보면 모두 만기 1~2년 이하 단기상품으로,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40% 가량을 차지했던 장기상품이 최근 한 달간 사라졌다.
동양종금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올 상반기에는 1년 이하이거나 2년 이상인 DLS의 비율이 증가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1년 이하 상품은 1개월 만기의 리보 혹은 CD금리를 통한 DLS의 발행이 많았고, 신용리스크를 기초로 한 DLS는 보통 2년 혹은 3년의 만기를 선호하는 경향을 띄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신용리스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거래 등을 통해 상품을 설계한다.
우량 기업의 신용을 대상으로 하면서 해당 기업 채권보다 높은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금과 곡물, 원유를 비롯해 탄소배출권, 미 소비자물가지수, 천연가스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의 출시도 보다 탄력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DLS 시장이 더욱 확대되기 위해서는 일반 투자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쉬운 상품과 시장 리스크 부담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