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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제언] 우리나라 펀드시장의 문제점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07-01 20:41

한국투자자교육재단,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경쟁하는 시장을 기대하며(3)

한국투자자교육재단이 실시한 2008년 펀드 투자자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펀드 투자자 중에서 약 30%는 가입할 펀드를 먼저 정하고 판매회사를 방문한다. 주로 언론에 보도된 펀드나 지인의 추천을 받은 펀드에 가입하려는 경우일 것이다.

◇ 펀드투자는 투자자 책임?

투자는 자기책임이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펀드투자도 마찬가지다. 이 말은 투자할 펀드를 투자자가 결정한다는 뜻이다. 위에서 본 30%는 전형적으로 자기 책임 하에 펀드에 투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투자할 펀드를 투자자가 결정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원래 펀드와 같은 투자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에 비해서 훨씬 더 어렵다. 펀드는 모양도 없고 또 사전에 시험해 볼 수도 없으며 설명을 들어도 투자의 위험에 대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규제완화 추세로 펀드가 투자하는 지역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대륙의 한쪽 구석에 있는 나라까지 다양하며 또, 투자하는 대상도 전통적인 주식이나 채권부터 부동산이나 예술품까지 다양해진 지금은 투자할 펀드를 결정한다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 누군가가 추천한 펀드 중에서 투자자가 그냥 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위에서 본 30%는 주로 언론에 보도된 펀드나 지인의 추천을 받은 펀드로 결정한 경우일 것이고 그 외에는 판매직원이 추천한 펀드 중에서 결정할 것이다.

물론, 판매직원들은 다양한 설명으로 투자자의 선택을 돕는다. 그러나 물건을 파는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내가 가진 물건을 파는 것이 중요하다. 적합한 펀드가 없을 때 다른 판매회사로 가라고 투자자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판매직원이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다. 투자자와 판매회사 간 이해가 엇갈리는, 소위 말하는 이해상충 문제다. 그래서 펀드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는 펀드를 판매하는 기능과 펀드를 추천하는 기능이 구분되어 있다. 즉, 판매직원이 아닌 독립된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펀드를 추천받고 인터넷 등 저렴한 판매채널에서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도 많이 이용된다.

◇ 우리나라 펀드시장의 문제점

판매직원의 추천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펀드시장은 당연히 이해상충의 소지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판매직원이 판매하는 상품을 다양하게 비치하면 이해상충의 소지는 줄어들 수 있다. 판매회사가 자신과 관련이 있는 회사의 펀드 뿐 아니라 다른 많은 펀드도 판매하는 소위 개방화구조(open architecture)가 진전되었을 경우다. 그러나 최근 금융투자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중에서 판매되는 펀드 5,994개 중 62%인 3,728개의 펀드가 1개 판매사에서만 팔린다고 하고 펀드 1개당 판매사는 평균 2.66사라고 하니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고령화가 심화되면 죽기 전에 쓸 돈이 먼저 떨어지는 소위 장생위험(Longevity Risk)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개별 금융상품의 판매보다 전 생애에 걸쳐 돈의 흐름을 계획해 보는 생애재무설계를 작성한 후, 그에 따라 모든 금융거래를 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고령화의 대비는 건강만이 아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하지만 말년에 돈을 잃으면 화병으로 건강까지 잃기 십상이다. 그러나 판매직원을 통한 개별상품을 구입하는 거래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는 생애재무설계에 맞춘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여건은 아직 많이 미흡한 형편이다.

◇ 외국 펀드시장의 동향

우리나라 펀드시장과 달리 외국의 펀드시장은 객관적?독립적인 펀드 추천이나 더 나아가 생애재무설계를 감안한 펀드 추천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판매회사가 취급하는 상품을 계열 운용사 이외의 펀드까지 확대하는 개방화구조가 확산되고 시티은행이나 메릴린치와 같은 대형 판매회사들은 아예 계열 운용사를 매각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판매직원과 투자자의 이해상충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생애재무설계에 맞추어 객관적으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독립재무상담사(Independent Financial Adviser)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증권회사 중에서도 고객의 생애재무설계를 고려한 상품 권유로 유명한 Edward Jones사의 경우 최근의 금융위기 하에서도 영업직원을 약 5% 늘렸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투자자에게 상품을 추천하더라도 판매업자로부터 보상을 받는 경우와 투자자로부터 보상을 받는 경우를 보다 더 확실하게 구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판매업자로부터 보상을 받는 경우는 앞에서 본 바와 아무래도 자신에게 보상하는 판매업자가 파는 물건에 대해 좋게 설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치, 의약분업과 같은 맥락이다. 환자의 진료는 의사가 맡고 그 치료에 필요한 약의 판매는 약사가 맡아 판매자에게 유리한 약보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가 의약분업이다.

◇ 추천서비스의 활성화를 통한 생애재무설계의 확산

펀드는 본질적으로 선택이 어려운 상품이며 또 선택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 따라서 판매직원의 설명을 제외하고는 투자자가 펀드를 추천받을 수 있는 독립 서비스가 미흡한 우리나라의 현황은 개선할 부분이 많다. 물론, 지금과 같은 판매직원의 추천이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판매직원의 추천 외에도 보다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추천을 받을 수 있도록 투자자의 선택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추천 서비스의 수준이 높아지면 생애재무설계에 기반을 둔 펀드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도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이다.

  • [우리의 제언] 우리나라 펀드시장의 발자취

  • [우리의제언] 자본시장법이 몰고 올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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