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금융감독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는 지난 22일 비씨카드 대주주인 하나은행, SC제일은행과 각각 지분매매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보고펀드가 최근 하나은행 및 SC제일은행과 비씨카드 지분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의 지분율은 각각 16.8%, 14.9% 등으로 이 두 은행의 지분을 합치면 31%의 비씨카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보고펀드는 향후 우리은행이 보유한 지분 27%도 인수해 지분율을 58%이상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보고펀드가 비씨카드를 인수할 경우 비씨카드 브랜드 가치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보고펀드가 사모펀드이며 은행계 카드사들이 분사를 하면서 독자브랜드 전략을 추구하고 있어 전산업무 전문회사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사모펀드는 특성상 인수한 기업의 가치가 높아질 경우 수익을 내기 위해 그 기업을 다시 M&A 시장에 내놓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경영 안전성을 찾기 어렵게 된다는 분석이다.
당분간은 비씨카드 브랜드 가치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비씨카드가 재매각되는 시점에서는 회원은행들의 이탈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시중은행들이 독자적인 카드 영업망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전산망만을 위해 비씨카드와 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카드사 관계자는 “보고펀드가 비씨카드를 인수할 경우 당분간은 괜찮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비씨카드는 전산센터 기능만을 하는 역할로 전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은행에서 카드사업분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카드사업부문을 SK텔레콤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내년 상반기 정도에 분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의 경우 하반기에 독자적인 브랜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등 신용카드 시장의 재편이 예상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03년에 신용카드 사태를 맞아 카드업계가 구조조정을 벌였었다”며 “최근 이같은 시장 변화 움직임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2차 구조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