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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미덕인 시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05-27 22:02

최용석 흥국생명 금융연구소장

소비가 미덕인 시대
지나친 소비위축으로 글로벌경제 회복시 동참할 수 있는 체력잃어선 곤란

과소비 근절보다 건전한 소비활동이 자유스러운 분위기 조성이 우선돼야

글로벌 경제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이러한 세계 경기불황이 언제 종지부를 찍을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올해 발표되고 있는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은 세계 유수의 전문기관에서 조차 기관별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다만 지속적인 하강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어 보이는 듯하다.

글로벌 경제의 장기불황으로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국민총생산(GDP)에서 수출비중이 약 60%에 달하는 우리경제는 중병을 앓을 수밖에 없다. 경기불황으로 수입국들의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게 됨에 따라 수입수요의 감소로 인해 자연스럽게 수출량이 감소하게 된다. 수출의 감소와 함께 내수도 완전히 얼어붙었다. 취업전선이 꽁꽁 얼어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지갑은 비어가고 이로 인해 중산층의 붕괴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세가 상당기간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수출증대를 통한 경기부양에는 한계가 있을 것은 자명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민간소비 등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통상 경기가 나빠지면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저축을 늘리려는 성향이 강하다. 저축은 경제성장의 필수 요소이며 원동력이지만 경기가 불안하고 소비 및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 하에서는 저축이 실제로 생산적인 투자로 연계되지 않는 등 일반 경제학에서 말하는 선순환적인 자금의 흐름이 차단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순환체계에서 투자가 위축되고 기업의 고용이 줄어 실업이 증가하면 소비자들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진다. 대표적인 예로 거품경제의 몰락으로 10년 동안 경기침체를 겪었던 일본을 들 수 있다. 거품경제 붕괴 후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은 내수 부양을 위해 각종 지원책 및 감세조치를 시행했지만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정부는 민간소비 촉진 차원에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수천억엔에 달하는 상품권을 나눠준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상품권은 일부만 실제 소비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현금화되어 금융기관에 저축되면서 경기부양책으로서의 효과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찍이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절약의 역설’을 주장했다. 가계는 한 푼이라도 아껴서 저축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저축만 하고 소비를 하지 않는다면 유효수요는 감소하고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어 투자가 줄면서 결국은 국민전체의 소득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저축은 분명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경기침체기의 과도한 저축은 소비의 위축을 초래하여 경제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경기가 불황일 때마다 정부를 포함한 우리들은 아껴 쓰고 저축하자는 절약정신을 최대 미덕으로 삼아왔다. 물론 이에 대해 정면에 맞서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회 전반적으로 절약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건전한 소비마저 위축되어 내수 활성화의 속도가 지나치게 더디게 진행되는 것을 우려할 뿐이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세탁소, 요식업, 택시업 등 우리 경제의 저변을 형성하는 경제주체들의 붕괴를 야기해 정작 글로벌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 즈음에 우리경제가 동참할 수 없을 만큼 체력이 소진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나 매스컴에서는 과소비를 근절하자고 강조한다. 과소비는 얼마나 많은 금액을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용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냐가 중요한 것이다. 과소비 근절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부유층도 주변의 눈치를 보느라 지갑을 닫을 것이며 이로 인해 결국은 국민경제의 핏줄과 같은 현금의 흐름이 막혀 경기는 끝없는 나락으로 빠질 것이 분명하다.

불황으로 인해 중산층 이하의 가계는 소득감소 등으로 소비를 늘리기는 어렵겠지만 고소득층 등 소비확대가 가능한 계층은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활동을 영위할 필요가 있다. 소비를 억제하는 절약정신만 강조하기 보다는 자신의 분수에 맞는 건전한 소비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당당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경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경제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섣부른 경제정책은 혼란만 가중시켜 경제회복의 자생력마저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 따라서 경기회복을 위한 잇단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부유층을 위시한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이 적극적으로 소비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려야 하겠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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