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BC 브랜드 파워 저하’ 불가피할 듯](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52721485494698fnimage_01.jpg&nmt=18)
은행카드 분사 맞물려 카드시장 재편
비씨카드의 경영권 매각작업은 과연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그리고 SK텔레콤의 하나카드 합작은 어제쯤 성사될 것인지 등이 요즘 카드업계의 최대 화두거리다.
여기에 은행들이 독자적인 카드사업에 뛰어들면서 촉발된 카드시장의 재편 움직임은 향후 지각 변동으로까지 이어질 지도 주목거리다.
◇ 독자 브랜드 구축 가속화 어려움 예상
사모펀드(PEF)인 보고펀드가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이 보유하고 있는 비씨카드의 지분 31%를 넘겨받을 수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의 지분율은 각각 16.8%, 14.9% 등이다.
보고펀드는 이후 우리은행이 보유한 지분 27%도 인수해 지분율을 58% 이상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비씨카드는 과거 5개 시중은행이 카드사업 진출을 위해 공동 출자해 만들어진 회사로 현재 11개 은행이 99%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만약 사모펀드인 보고펀드가 비씨카드를 인수할 경우 비씨카드 브랜드파워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은행들의 카드사업 부문이 분사를 가속화 하고 있으며 카드사들이 독자 브랜드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매각은 비씨카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것.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현재 비씨카드의 브랜드 가치가 강력해 당장 경영에 어려움을 겪지 않겠지만 카드사업 부문이 분사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시중은행들이 독자적인 카드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산망만을 위해 비씨카드와 계약을 유지할 필요성을 느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비씨카드는 2005년부터 전산업무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전환 방안을 검토해 최근 전산업무를 통합한 비씨퓨처센터를 오픈하기도 했다.
퓨처센터는 신용카드 발급 및 발송, 대금 정산 업무 등 카드 프로세싱 업무를 통합 처리할 수 있도록 지상 6층, 지하 2층, 연면적 1만2600㎡의 현대식 건물로 최신 카드 발급 장비와 종합 상황실, 종합 연수실 등을 갖춘 카드 프로세싱 업무를 통합했다.
또한 페이먼트 풀라인 서비스를 위한 신사업, 지불결제 컨버전스 선도를 위한 신기술 사업, 영속기업 기반 확보를 위한 신수종 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외로 영역을 넓혀 상반기중에 미국에서 비씨카드로 ATM을 통한 현금서비스와 현금인출거래를 이용할 수 있게하며 ATM 제휴처를 동남아 국가까지 확대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특히 자체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노력은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
최대주주가 될 보고펀드가 사모펀드라는 것도 브랜드 악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특성상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팔고 수익을 챙기고 떠나기 때문이라는 것.
A카드사 한 관계자는 “보고펀드가 비씨카드를 인수하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이 아니라 3~5년 후에 일정 수익을 챙기기 위해 비씨카드는 다시 M&A 물건으로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보고펀드는 2006년에도 BC카드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의 지분매입을 추진했지만 당시 변양호 대표가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돼 무산된 바 있다. 현재 변 대표는 올 연초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아 무혐의 처리됐다.
◇ 신용카드 시장 구도재편 예상
현재 업계에서는 독자브랜드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비씨카드의 지분을 굳이 보유하고 있을 요인이 떨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권이 보고펀드로 넘어갈 경우 신용카드시장의 구도가 변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신용카드 업계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분사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재편이 예견되고 있다. 우선 하나은행에서 하나카드가 오는 8월 분사될 예정이다. 현재 하나카드가 분사하면서 지분을 SK텔레콤이 취득하는 것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통신업체를 포함한 다양한 업종의 업체들과 제휴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도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내년 상반기 정도에 카드사업부문의 분사가 전망되고 있다. 또한 현재 독자 가맹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농협 등 일부은행에서 KB국민카드 가맹점 제휴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또한 카드사업부문 분사가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농협도 비씨카드와 별개로 독자적인 브랜드를 하반기에 내놓을 준비가 한창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비씨카드의 지분 인수 논의가 나오면서 시장은 새판이 짜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신용카드 사태를 맞아 카드업계가 구조조정을 벌였었다”며 “최근 이같은 시장 변화 움직임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2차 구조조정”이라고 설명했다.
◇ 지분 58% 넘어 의사결정 효율성 기업가치는 상승
주주인 은행들은 비씨카드의 주주로서의 혜택보다는 가맹 은행으로서 수수료를 내고 서비스를 받는 일반적인 회원관계에 머물고 있다는 것에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A카드사 관계자는 “투자한 자본만큼 주주로서 누릴만한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의사결정도 주주인 11개 은행의 합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B카드사 관계자는 “일부 대형 은행들 사이에서는 비씨카드가 제공하는 신상품 개발이나 마케팅 등에 대한 불만도 높다”며 “따라서 일부에서는 듀얼브랜드 출시로 독자노선을 가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끊임없이 제기되는 회원은행의 이탈 가능성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시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돼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보고펀드가 비씨카드를 인수할 경우 지분이 50%가 넘는 최대주주로서 의사결정 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 즉시 대처할 수 있게 바뀌게 된다. 또한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우선시 하는 등의 경영효율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상당부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C카드사 관계자는 “보고펀드가 비씨카드를 인수할 경우 비효율적이었던 의사결정 구조가 개선돼 수익을 창출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동안 주주로서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지분처분을 고민하던 은행들은 모두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 비씨카드 지불결제 솔루션 등 선도적 기술 상용화
한편, 비씨카드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선도적 기술을 적극적으로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비씨카드 장형덕 사장은 “국내 신용카드업계는 자금조달에 대한 코스트 및 가계금융의 부실에 따른 연체율 증가 등으로 수익과 성장 측면에서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비씨카드는 신용카드 시장의 저비용 고효율화를 위한 지불 프로세스 개선, 신용카드 인프라 기능의 효과적 운영을 강화하는 한편 새롭게 정립한 비전 및 경영목표 달성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페이먼트 마켓(Payment Market 지불결제시장)에 대한 시장조사 및 솔루션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R&D관점의 선도적인 기술을 획득하고 상용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추진한다.
또한 비씨카드 브랜드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망을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