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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잡셰어링’〈 일자리 나누기 〉 본격화 되나

공인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02-01 18:18

공기업 중심 대대적 임금삭감

정부 “금융기관이 선도적 역할”

경직된 임금구조 개선도 필요

정부의 올해 경제정책의 초점이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으로 맞춰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외환위기 이후 10년만에 ‘실업자 100만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데다, 올해 신규 취업자수가 6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주요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창출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일자리 창출’ 한 목소리

지난 29일 이명박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노동부, 지식경제부 등과 함께 비상경제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노사합의로 임금을 삭감하는 기업에게는 삭감분의 일정비율을 세법상 손비로 처리해주는 한편, 일자리 창출에 나서는 기업에게는 연구개발(R&D), 컨설팅, 정책자금 대출 등에서 우대해 주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공기업과 금융기업이 일자리 나누기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정부의 정책적 기조에 따라 인천공항공사, 수출보험공사 등 상당수 공기업들이 신입사원 임금을 낮추는 대신 신규채용 인원을 늘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수출보험공사는 노사 합의로 대졸 초임의 25%를 삭감하는 대신 30%의 추가신규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기관장들의 고연봉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국책은행들의 잡셰어링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기업은행,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은 올해부터 기관장 연봉을 최대 50%까지 삭감키로 결의했으며, 감사 및 임원들의 급여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오는 2월 새롭게 출범하는 금융투자협회도 경영합리화 방안을 통해 10%내외의 연봉삭감으로 20여명의 인턴직원을 추가 채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새 경제팀의 사령관을 맡게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관심사도 ‘일자리 창출’로 압축되고 있다.

윤 내정자는 지난 20일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 직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자리’라며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 “고임금 구조개선 시급”

정부의 이같은 정책기조로 인해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회사들의 ‘잡셰어링’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권역별로는 주요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은행권이 2000여명이 넘는 인턴을 채용했으며, 증권 및 보험사들도 인턴채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무능력 상의 한계로 1개월 미만의 초단기 인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청년 실업난 해소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인턴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경우 전체 850명 가운데 650명 가량이 초단기 인턴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단기 인턴의 경우 일선 영업점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본점에 배치되는 중장기 인턴에 비해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금융회사의 고임금 구조가 일자리 창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한국씨티은행의 대졸 초임은 5000만원에 달했으며, 국민·신한·외환·하나은행 역시 40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만이 3700만원으로 여타 은행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임금 역시 큰폭으로 뛰었다”며 “특히 은행권의 경우 임금문제를 둘러싼 노사간의 갈등이 커 임금조정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임금동결을 외치면서 내부적으로는 수당을 챙겨주는 은행들의 이중적인 행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말 은행권은 국내 금융불안에 대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동결을 약속했지만, 국민·우리은행 등은 시간외 수당을 통해 약 1% 가량 임금인상 효과를 누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부 공기업들을 중심으로 임금삭감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 실업률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민간 금융회사들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임금개선안이 마련돼야 정부의 잡셰어링 노력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ihk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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