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은 금융위기 여파로 BIS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올해 9월말 BIS 비율(바젤Ⅱ기준)은 10.79%로 6월 말에 비해 0.5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4일 금감원과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라 은행들은 BIS 비율을 11∼12%까지 맞춰야 한다. 하지만 9월말 현재 이 기준에 미달하는 시중은행은 한국씨티은행(9.50%), 국민은행(9.76%), 외환은행(10.40%), 우리은행(10.53%), 하나은행(10.63%) 등이다.
따라서 시중은행들은 우선 후순위채 발행으로 보완자본을 늘리고, 이를 통해 BIS비율 끌어올리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BIS비율이 10%미만으로 하락한 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5년6개월 만기 연 7.7%로 8000억원어치의 후순위채를 판매한 후, 다시 18일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그간 345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던 우리은행은 28일까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후순위채 5000억원어치를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8일까지 7000억원 한도로 후순위채권(만기 5년6개월, 금리 연 7.7%)을 판매하고 있다. 그간 78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하나은행도 최근 5000억원 규모를 추가 발행했다.
외환은행 역시 21일부터 후순위채 3000억원을 영업점에서 판매하며 농협도 27일까지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추가 발행한다.
지방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대구은행은 20일부터 1500억원 한도로 후순위채를 판매하고 있으며, 부산은행 역시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경남은행 등도 후순위채를 발행하거나 추가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이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연말까지 BIS비율을 11%대에 맞추기 위해서다. 그만큼은 후순위채 발행은 단기적으로 BIS비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후순위채 금리가 8%대에 육박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은행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후순위채를 통해 보완자본을 늘리는 방식으로 BIS비율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은행계 지주사들은 자회사인 은행의 유상증자 참여 등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관계사 지원’을 목적으로 1조원의 회사채 발행을 결의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구체적인 회사채 발행일정과 용도 등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며 “관계사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은행의 유상증자 등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도 5000억~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은행의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회사인 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도 지주회사가 회사채 발행 등의 차입을 통해 은행 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