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중 예금은행의 산업별 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현재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잔액이 516조9000억원을 기록, 전분기에 비해 23조5000억원(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지난 2분기 증가액 27조6000억원(5.9% 증가)을 밑도는 수치다.
산업대출금 증가액은 지난해 4/4분기 19조8000억원(4.7%)에서 올해 1/4분기 25조8000억원(5.9%), 2/4분기 27조6000억원(5.9%)으로 증가세가 이어지다가 3/4분기 들어 축소되고 있다. 이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12.1조원, +7.2%)에 대한 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반면, 건설업(+2.4조원, +4.6%) 및 서비스업(+8.2조원, +3.3%)에 대한 대출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대출금 잔액은 180조6000억원으로, 3분기중 12조1000억원(+7.2%) 늘었다.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2.8조원, 10.4%), 자동차 및 트레일러(+1.3조원, +9.4%), 전자부품 및 컴퓨터·영상통신(+0.8조원, +5.7%), 음식료품(+0.6조원, +6.2%) 등에 대한 대출 증가폭이 크게 늘었다.
이에 반해 금속가공제품과 기계장비(+2.1조원, +5.6%) 및 기타운송장비(+0.6조원, +10.3%) 등에 대한 증가폭은 축소됐다.
특히 3분기 건설업에 대한 예금은행 대출금은 크게 줄었다. 건설에 대한 대출금 잔액은 53.9조원으로, 3분기중 2.조4000억원(+4.6%) 증가하는 데 그쳐 전분기보다(+3.8조원, +7.9%)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한은은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종합건설업에 대한 대출 증가폭이 전분기보다 둔화된 것이 주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비스업에 대한 대출도 전분기에 비해 축소됐다. 3분기 서비스업에 대한 예금은행 대출금 잔액은 257조1000억원으로 3분기 중 8조2000억원 증가(+3.3%)했다. 이는 전분기(+13.5조원, +5.7%) 증가폭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중 부동산업(+1.3조원, +1.7%)과 도소매업(+2.3조원, +3.5%), 숙박 및 음식점업(+0.1조원, +0.8%) 등에 대한 대출 증가폭이 전분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편, 경기침체로 지난달 부도업체수가 3년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중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부도업체수는 321개로 9월보다 118개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5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1개(80→111) 증가했으며, 지방이 87개(123→210) 늘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0월 109개로 9월보다 43개 늘었고 건설업은 65개로 16개 증가했다. 서비스업도 133개로 9월 74개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10월중 전국 어음부도율은 0.03%로 9월 0.02%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0.01%→0.02%)과 지방(0.09%→0.13%) 모두 지난달보다 늘었다.
10월중 전국의 신설법인 수는 3975개로 9월보다 304개 증가했다. 하지만 신설법인 수를 부도법인 수로 나눈 배율은 18.8배로 지난달(26.2배)보다 크게 하락했다.
한은은 “9월 금융위기 이후 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부도업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산업대출금 증감액 추이 >
(단위 : 10억원)
주 : 1) 농업·임업·어업, 광업,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 하수·폐기물처리·원료재생 및 환경복원업
2) ( )내는 전분기말잔액대비 증감률(%)
(자료: 한국은행)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