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은 출범 후 첫 분기인 올해 3분기에 5680억원의 그룹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지주사 전환 전 국민은행의 2분기 당기순익 6444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자부문 이익은 1조8225억원으로 소폭의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비이자부문 이익은 1,19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연환산 기준으로 각각 1.00%, 15.65%를 기록했으며,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2%로 전분기 대비 하락했지만 연체율 0.68%는 전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충당금전입액은 3,461억원으로 무수익 여신과 연체율의 상승에 따라 증가했다.
특히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BIS비율은 9.76%로 전분기보다 무려 2.69%포인트 악화됐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는 “지주사 전환시 일시적으로 보유하게 된 자사주의 영향 때문이며 이를 감안하면 BIS비율은 전분기의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의 실적 발표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성병수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상각을 감안한 실질 부실여신(NPL)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둔화 영향으로 내년까지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대손비용도 내년까지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 연구원은 이어 “비이자이익 저조와 함게 대손비용의 증가로 실적 둔화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핵심영업이익도 이자이익 성장둔화와 대손비용의 증가로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진표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낮은 BIS비율은 향후 성장성 및 자산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수료 수익의 감소로 인해 핵심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며, 대손충당금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은행권의 실적도 어둡다. 키코손실, 부동산 관련 대출 등의 악재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는 태산LCD관련 부실 여파로, 8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태산LCD와 관련한 대손충당금으로 인해 733억 적자를 낸 것이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18.7%가 감소한 수치다.
하나금융은 “이번에 태산LCD 관련한 대손 충당금을 3분기에 2,507억원 반영했다”며 “이는 워크아웃(기업개선) 프로그램을 적용 받고 있는 태산LCD에 대해 외부전문 회계법인의 검토를 받아 산출된 손실예상 금액에 대해 충당금을 전액 적립한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누적 순이자 및 수수료 이익은 전년 3분기 누적동기대비 5.1% 증가한 2조4570억을 달성했으며, 총연체율은 0.88%,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5%,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인 커버리지 Ratio는 143.3%였다.
신한지주 역시 당기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59.1%%줄어들었고, 자회사인 산한은행도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56.6% 감소했다. 신한지주는 32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신한은행은 2143억원의 이익을 냈다.
신한지주는 “펀드판매수수료 감소 등으로 비이자부문 이익이 감소했고, 또한 태산LCD에 대한 충당금과 일부 건전성 하락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증가해 전분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7일 실적을 발표하는 우리금융의 실적도 좋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부동산PF 익스포져는 자기자본대비 123%에 달한다”며 “또 외화CDO/CDS 투자실패는 단지 손실의 규모가 크다는 것뿐만아니라,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은행의 유동성 위협은 한 고비를 넘겼지만, 2000년 이후 과도하게 진행된 실물부문의 구조조정은 피하기 어렵다”며 “실물경기 위축과 금융경색의 강도, 그리고 집값 하락 정도에 따라 자본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