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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모형실패를 논하기는 일러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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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10-05 21:18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윤창현 교수, (사)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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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모형실패를 논하기는 일러
금융위기는 금융모형의 문제라기보다 리스크 관리의 실패

시장실패를 보정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는 것도 의미 있어

미국발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짙게 깔리고 있다. 백여년 이상을 이어온 유수한 금융기관들이 넘어지면서 파산하거나 타금융기관에 인수되고 있고 다음은 누구 차례인가 불안한 기색을 떨칠 수가 없는 상황이다.

7000억불의 구제금융계획을 발표한 미국행정부가 이 제안이 국회에서 제동이 걸리자 담당자인 폴슨 장관이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실제로 한쪽 무릎을 꿇고 애원을 하였고 놀란 펠로시 의장이 당신이 가톨릭 신자인줄은 몰랐다고 받아쳤다는 뉴스는 지금 미국의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향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이 가운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서브프라임 사태를 가지고 금융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시스템을 공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가장 많이 거론되는 신자유주의(neo liberalism)의 흐름은 워싱턴 컨센서스(Washin gton Consensus)의 등장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는 체제이다. 대공황이후 케인즈의 경제학을 근간으로 한 수정자본주의가 등장한 이후 한 때 미국에서는 “우리는 모두 케인즈 주의자들이다”라는 닉슨대통령의 언급이 의미하듯 케인즈주의적 수정자본주의 체제가 일반화 되었다.

그러나 수정자본주의로 인한 지나친 정부개입과 재량적 경제운용이 오일쇼크와 함께 문제가 되었고 레이건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작은 정부로의 회귀가 일어나면서 신자유주의의 움직임이 일반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세계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였던 존 윌리엄슨은 1989년에 남미경제관련 보고서에서 워싱톤 컨센서스를 언급하였는바 그 내용을 보면 정부예산 삭감 작은 정부추구, 자본시장 자유화, 외환시장 개방, 관세 인하, 국가 기간산업 민영화, 외국 자본의 국내 기업 M&A 허용, 규제 완화, 재산권 보호의 강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정책들이 세계화와 정보화의 흐름과 연결되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이러한 정책 전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며 자유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이러한 모형을 잘 사용하면 국민경제의 지속적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면에서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 일각에서 미국금융위기의 예를 가지고 금융자본주의의 실패를 거론하고 있으나 이는 대단히 성급한 결론이다. 미국이 공적자금을 조성하여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과거 모습과 비교하면 사돈 남말 하는 상황이 된다.

우리는 과거 외환위기 때 무려 167조의 공적자금(당시 GDP 대비 35%에 해당하는 금액)을 조성하여 금융기관에 투입함으로써 위기를 조기에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금 미국이 조성할 예정인 7000억 달러는 14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GDP의 크기에 비하면 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서 우리나라의 예와 비교하면 그 규모가 그다지 크다고 보기 힘든 수준이다.

최근 미국은 과거 한국의 경험도 의식을 하여 공적자금의 조기투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스스로 GDP의 35% 수준에 해당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부실을 털어낸 경험이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GDP의 5% 정도에 해당하는 공적자금을 조성하여 부실을 정리한다는 계획자체를 비판하고 시스템 실패를 언급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

1998년 우리나라의 공적자금 조성과 투입은 몇 가지 문제가 있기는 했어도 힘들어진 금융시스템을 조기에 정상화시킴으로써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공적자금조성정책 자체를 근거로 시스템의 위기를 논하는 것은 자제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각에서 금융자본주의 중에서 투자은행 모형의 종언을 의미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최근 미국의 위기는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의 실패로 보아야지 직접금융 모형 자체의 위기와 종언으로 보기는 힘들다. 주지하다시피 금융에는 은행이 중심이 되어 예금을 받아 대출로 운용하는 간접금융 내지는 기관중심금융과 금융상품 즉 주식이나 채권을 기업이 발행하여 자본시장에 이를 내다팔고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가가 이러한 증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지불하여 기업이 이 돈을 조달하는 직접금융이 존재한다.

은행의 경우 국가가 나서서 예금보험 시스템을 운용하는 등 비용이 크게 들지만 금융상품 중심의 직접금융의 경우 투자자가 그 위험을 부담하기 때문에 시장이자율로 모든 위험이 소화되는 장점이 존재하며 주식이나 채권의 자유로운 거래를 통해 은행중심금융에서는 달성하기 힘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등 상당한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하므로 이 제도를 잘 제어해가면서 사용하는 것은 국가 경제적으로 매우 의미가 있다.

다만 금번 사태처럼 전체시장으로 위기가 확산될 경우 시장실패를 보정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는 것은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금융시장의 일시적인 실패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정기능의 작동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인다. 1.4조 달러 즉 원화로 1400조원을 운용하고 있는 블랙록의 핑크 회장은 최근 한국투자공사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제는 슬슬 부실자산을 매수할 때가 오는 것 같다는 언급을 한바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기관이 무너지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좋은 투자기회로 보고 좋은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투자은행모형의 실패를 거론하는 것은 너무 이른 것으로 보인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위기가 조기에 수습되어 리스크관리와 금융감독이 효율화면서 시스템이 보완되어 더욱 효율적인 시스템이 작동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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