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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경영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9-17 21:29

대한석탄공사 조관일 사장, 경제학 박사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으려 했는데, 금융신문에서 글을 쓰는 것이 여러모로 의미 있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부임했습니다. 이제 한 달이 채 안됩니다.

중학교 교편으로 시작된 직장생활은 농협중앙회에서의 30년을 거치고 강원도 정무부지사와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그리고 전국을 돌며 강의를 하던 프리랜서를 거쳐 ‘석탄’에 착륙하였습니다. 참 희한한 여정입니다.

독한 경영은 휴먼 경영

인터넷에서 ‘석탄공사’를 검색해보면 아시겠지만 매우 어려운 공기업입니다. ‘방만한 경영’은 공기업들의 공통된 상징어처럼 됐으니 그렇다 치고, 석탄이라는 산업자체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형편을 생각하면 그 여건이 어떨지 충분히 짐작이 될 것입니다.

며칠 전, 아까운 연예인 한 사람이 자살을 해서 우리를 가슴 아프게 했는데 그 ‘방법’에 연탄이 동원된 것을 보고 “아니? 아직도 연탄을 땝니까?”라고 물어온 지인도 있었습니다. 그 만큼 잊히고 소외된 산업이 바로 석탄 산업입니다. 수만 명에 달하던 임직원수가 2천명으로 줄었고 생산량을 더욱 감축하라는 게 정부의 방침입니다.

경영을 개선하고 수지를 맞추려 할 때, 대개의 경우 필사적으로 생산을 증대시키고 판매량을 늘입니다. 그런데 석탄분야는 생산량을 줄이면서 경영을 개선하라는 모순적 상황에 빠져있습니다. 그만큼 여건이 힘겹다는 말입니다.

업무를 파악하면서, 사장으로서 어떻게 이 기업을 끌어갈 것인지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습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강의했고 20여권의 책을 썼으며, 대기업 등에 나가 ‘옳은 소리’를 잘난 척 강의하던 사람인데, 만약 경영에 실패하면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함도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 끝에 내세운 것이 바로 ‘독한 경영’입니다.

사실 독한 경영은 갑자기 생각해낸 용어가 아닙니다. 제가 강의를 할 때 수도 없이 많이 강조했던 게 독한 경영입니다. 독한 경영은 “경영의 실패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것을 독하게 실천하지 않은 데 있다”는 철학에 근거합니다. GE의 잭 웰치 회장님을 비롯하여 MK택시의 유봉식 회장님, SAS의 얀 칼슨 사장님, 그리고 히딩크 감독님에 이르기까지 경영혁신의 신화를 창조한 리더들의 한 가지 공통점을 찾으라면 다름 아닌 ‘독함’입니다.

경영을 어떻게 하면 되는 지 그 방법은 책들에 다 나와 있고 상식적으로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정쩡하게 시행하기에 성공사례가 별로 없다는 것이 나의 믿음입니다.

취임사에서부터 ‘독한 경영’을 선언했더니 우리 임직원들이 ‘움찔’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빨을 뿌드득 갈며 저승사자 같은 독종이 나타났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독한 경영은 ‘악랄한 경영’이 아닙니다. 그것은 올바른 기준과 원칙이 지독하다고 할 정도로 철저히 지켜지고 실천되는 Precise Management이지, 임직원을 달달 볶아대고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하드 워크(Hard Work)나 극단경영(Extreme Management)이 아닙니다. 독한 경영은 원칙과 정도를 지향하는 창의경영이고 능률경영이며 궁극적으로 인간중심의 휴먼경영입니다.

실험의 성공을 위하여

저의 실험은 시작됐습니다. “한 가지 일을 100% 고치려 하지 말고, 100가지 일을 1%씩 개선하라”는 고객만족경영의 창시자 얀 칼슨 사장님의 권고를 받아들여, 1단계로 향후 100일 동안에 100가지를 고치기로 했습니다. 그럼으로써 빠른 시일 내에 ‘작지만 강한’ 모범적 공기업상을 만들어내겠다는 게 저의 구상입니다.

이미 계획이 수립됐고 실행에 들어갔습니다. 그 중에는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사장이 전체 임직원들에게 ‘희망편지’라는 이름의 메일을 보내는 것도 있습니다.

지난주에 첫 편지를 발송했고 1주일에 1~2회 꼴로 보낼 것입니다. 경영혁신의 목표를 향해 함께 전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독하게 밀고 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독한 경영’이 위기에 처했거나 방만하게 운영되는 조직을 바로 잡는 우리나라 토종의 경영혁신 모델이 되게 실증적으로 이론화 하겠다는 게 또 하나의 목표입니다. 성원해 주시고 도와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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