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은행산업 경쟁도 평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산업은 외환이기 이후 구조조정 등으로 효율성은 개선됐지만 은행 수의 감소로 시중집중도가 상승하면서 경쟁도가 저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구조조정이 은행 위주로 이뤄져 은행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확대되면서, 금융시장내에서 실질적인 경쟁상대가 줄어든 것도 경쟁도 저하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은행산업의 경쟁도가 저하되면 가계나 기업 등 금융소비자의 잉여가 감소하고, 금리경로를 통한 통화정책의 파급효과도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은은 “지난 수년간 은행권이 상당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은행 수 감소가 독점이익을 증대시켰다는 논란도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대출시장 경쟁도가 크게 낮아지고 있고, 2003년 이후 그 추세가 뚜렷해졌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외견상으로는 은행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쟁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은행산업의 경쟁이 저하되는 가운데, 국내은행들은 외형확대 경쟁에 치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산업 내부에 건전한 경쟁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은은 “최근 들어 은행산업의 수익창출능력이 저하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경쟁여건 개선이 외형확대 경쟁으로 이어져 은행의 건건성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여기에 향후 은행간 M&A가 활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M&A에 따른 경쟁도 저하가 독과점 폐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장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