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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힘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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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8-03 23:22

공병호 박사 공병호경영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상당기간 독도 표준을 결정할 힘은 미국에 남아

전략적 대응의 일본에 천수답식 대응으론 必敗

독도의 영유권 변경 문제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움직임은 이례적이었다. 미국 지명위원회(BGN)에 의해 독도의 ‘미지정 지역(Undesi gnated Sovereignty)’으로 변경됐던 독도의 영유권 표기가 일주일 만에 ‘한국(South Korea)’과 ‘공해(Oceans)’로 각각 원상 회복된 일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다시 독도 영유권 변경 문제가 반미 운동을 점화시키는 빌미를 제공할 뻔하였다.

늘 빼앗으려는 자는 집요할 수 밖에 없고 빼앗기지 않기를 소망하는 자는 이에 대응해서 적극적으로 대비를 해야 한다.

이런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독도 문제를 접근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대단히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점이라는 사실이다. 혹자는 이번 조치가 연방위원회에서 독자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하지만 분명히 오랜 시간에 걸친 일본 정부의 로비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본래 농경 문화를 근간으로 하는 한국과 전쟁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일본은 외교 문제를 비롯해서 각종 국가적 사안에 대해 접근하는 태도가 다르다. 전쟁과 섬나라라는 특색 때문인지 일본은 늘 전략이란 개념을 우선 앞세운다. 이런 점에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독도문제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일본의 야심이 노골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한국인들은 늘 ‘천수답식’ 대응이 주를 이룬다. 폭우가 쏟아질 때 비로소 물길을 대는 것처럼 늘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허겁지겁하는 상황을 보이게 된다.

이번 사건에서 우리는 미국의 힘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그것은 미국이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표준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미국의 몇몇 지리학자가 내린 판단이 선의이건 악의이건 간에 한국 전체가 몸살을 심하게 앓을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7.8월호 ‘포린 어페어즈’의 커버스토리 기고문에서 언급한 대목 즉, 일본과 호주를 민주적 동맹(democratic alliance)’으로 한국을 글로벌파트너(global partner)로 표현한 바가 있다. 라이스 장관은 ‘국가 이익을 다시 생각하며, 새로운 세계를 위한 미국의 현실주의’라는 제목의 글에서 9.11테러 이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 온 미국 외교를 회고한 글에서 밝힌 내용이다.

아마도 이 같은 시각은 미국 외교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정치인과 지식인들 대부분이 공유하고 있는 생각이라고 본다.

외교 문제라고 해도 평범한 생활인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이 한국 중심의 시각이 아니라 상대방 즉 미국과 미국인의 시각에서 한미 관계를 생각해 보면 된다. 일본은 충직하다.

다소 미일 관계가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익 차원에서 문제를 접근한다. 언론도 복잡 미묘한 사안이 발생하였을 때도 양국 관계를 고려해서 극단적인 시각을 제시하는데 조심스럽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한국인들은 성질이 급하고 집단의 힘을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데 익숙하다. 여기에다 한미관계와 미일관계에서 근본적인 차이점은 정치인들이 양국 관계를 접근하는 태도에서의 차이다. 한국의 경우는 정권의 성격에 따라 얼마든지 외교 관계를 이용해 왔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당연히 여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관계는 항상 위태위태하다. 80년대의 몇몇 사건들이 그랬고, 근래에는 여중생 사망 사건이 그랬고, 최근에는 쇠고기 문제가 그랬다. 마치 화약고를 안고 있는 것처럼 한미 관계를 이용하려는 세력들이 정치인들을 포함해서 우리 사회에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무리 두 나라의 관계가 안정궤도에 접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우연한 사건 하나에 따라서 얼마든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것이 현재의 한미 관계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국인들에겐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때문에 한국은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민주적 동맹’이 되기 힘들다. 사안에 대해서 협조할 수 있는 관계지만 서로를 굳게 신뢰할 만한 그런 관계가 될 수 없다. 동맹관계의 탄탄함은 누가 집권하던 어떤 사안이 발생하든 이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게다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이를 손상하지 않으려는 대중적인 지지를 필요로 한다. 두 가지 모두가 한국에서 가야 할 길이 멀다. 때문에 한미 관계는 긴장과 이완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면, 이런 점에서 한국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본다. 물론 독도 문제도 예외는 아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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